대통령실·정부 보유세 인상 거론, 지방선거 앞둔 민주당 세제 개편 선긋기…당정 갈등설 일축 공급 확대 주력

규제 지역은 확대됐다. 서울 전역을 비롯해 과천, 광명, 성남 분당·수정·중원, 수원 영통·장안·팔달, 안양 동안, 용인 수지, 의왕, 하남 등 경기도 12개 지역도 조정대상지역 및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됐다. 이 지역들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도 지정됐다. 조정대상지역은 부동산 시장 과열을 억제하기 위해 지정된다.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면 투기가 우려되는 지역에 조정대상지역보다 더 강한 규제가 적용된다.
3차 대책의 실효성을 두고 많은 논란이 오가는 상황에서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보유세 인상·양도세 인하 발언을 내놨다. 구 부총리는 10월 16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 참석에 동행한 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우리나라는 부동산 보유세는 낮고, 양도세는 높다 보니 ‘락인 이펙트(매물 잠김 현상)’가 굉장히 크다”며 “팔 때 비용이 비싸다 보니 안 팔고 그냥 들고 있다”고 했다. 그는 “고가의 집을 보유하는 데 부담이 크면 집을 팔 것”이라고 했다.
앞서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도 9월 29일 보유세를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장관은 “국토부 장관이 세제 문제에 대해 거론하는 건 조금 맞지 않지만, 필요하면 해야 한다”면서 “장관 입장이 아닌, 개인 입장으로 보유세를 늘려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공급론을 띄우며 진화에 나섰다. 10월 19일 김병기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동산 문제에 대해)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공급 대책 중심으로 당정이 긴밀히 협조한 뒤 정부에서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폐교 유휴 부지, 도심 면허시험장, 우면산 그린벨트 등 서울·경기도 내 유휴 부지를 부동산 공급부지로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다만, 민주당은 보유세 인상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특히 서울시장 후보군 물망에 올라와 있는 의원들이 공급론을 꺼내 들었다. 전현희 민주당 수석 최고위원은 “부동산 세제를 가지고 부동산 정책을 조율하는 것은 하지 말아야 한다. 최후의 수단으로서 가장 조심스럽게 해야 할 부분”이라고 했다. 전 최고위원은 “부동산 폭등을 막을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은 양질의 주택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공급해서 주택 보유 수요를 충족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시장 후보 출마를 선언한 박주민 의원은 10월 22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주택 가격 상승의 주된 원인은 공급 부족”이라며 “공급 부분을 우선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보유세 인상이 직접적인 주택 안정 수단이 된다는 것에 의문점을 표시하는 전문가들이 많다”며 “검토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일단 당정은 부동산 공급 확대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6·27과 10·25 대책이 벌어준 시간 안에 시장 안정을 이끌 실질적 공급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민주당은 주택시장 안정화 TF를 발족하며 정부 지원에 나섰다. TF는 ‘2030년까지 수도권 135만 호 착공’ 등 공급 대책 구체화를 지원할 예정이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TF가 정부 정책에 대해 당이 (정부와) 빠르게 소통해서 입법화시키겠다는 의지”라며 ‘당정 부동산 갈등설’을 일축했다. 이 관계자는 “보유세가 납득할 만한 수준이 돼야 하지 않느냐는 원론적인 입장이 당내에 꽤 많이 존재한다. 다만 시장 상황을 보면서 내놓을 대책이 많다. 공급 대책도 곧 나온다. 굳이 시장 저항을 일으킬 필요가 있겠냐는 의견이 다수”라고 전했다.
이와는 별개로 여권에선 부동산 정책 불신 기류가 강해지는 분위기를 경계하는 이들도 많다. 부동산 관련 정책 고위 인사들의 실언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TF 위원인 복기왕 의원은 ‘15억 정도면 서민 아파트 인식’이라는 발언을 했다가 사과했다. 이상경 국토교통부 제1차관은 “돈 모아 집값 떨어지면 사라”는 취지의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다. 이 차관은 갭투자 논란에도 휩싸였다. 여권에서도 공개적으로 사퇴 요구가 나왔다.
그러자 여권 내부에서조차 ‘문재인 시즌2’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퇴임 후 부동산 정책들에 대해 “신뢰를 잃은 게 뼈아팠다”고 했다. 민주당 다른 관계자는 “좀 더 철저하게 메시지 단속을 해야 했다. 정무적으로 아쉽다. 이 문제가 지선까지 가지 않도록 잘 관리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강원 기자 2000w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