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민주당 당시 트집 잡으며 소송 반대, 숟가락 얹지 마라”…여권 “공적 스스로 알려, 정치인으로 미숙”

이에 따라 지난 2022년 8월 31일 중재 판결에서 인정됐던 정부의 론스타에 대한 배상금 원금 2억 1650만 달러 및 이에 대한 이자, 현재 환율 기준 약 4000억 원 규모의 배상 책임은 모두 소급해 소멸됐다. 이와 함께 한국 정부가 그동안 취소 절차에서 지불한 소송비용 약 73억 원도 론스타가 지불해야 한다는 결정도 받아냈다.
김민석 총리는 “국가 재정과 국민 세금을 지켜낸 중대한 성과이며 대한민국의 금융감독 주권을 인정받은 것”이라며 “특히 새 정부 출범 이후 APEC 성공적 개최, 한·미·중·일 정상외교, 관세협상 타결에 이어 대외 부문에서 거둔 쾌거”라고 평가했다.

한동훈 전 대표는 11월 18일 자신의 SNS에 “내가 법무부 장관 당시 취소 신청을 추진하자 민주당은 승소 가능성 등을 트집 잡으며 강력 반대했다”며 “민주당 정권은 뒤늦게 숟가락 얹으려 하지 말고 당시 이 소송을 트집 잡으며 반대한 것에 대해 국민께 사과하라”고 비판했다.
당시 야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은 “승소 가능성이 낮아 소송비용 이자비용만 늘어날 것”이라고 주장하며 공세를 펼쳤다. 국제통상전문 변호사 송기호 현 대통령실 경제안보비서관은 “국제투자분쟁 판정 무효 승소율은 1.7%밖에 안 된다”며 “ISDS 취소 절차상 한국 정부에 배상 책임 없다는 법적 결론이 판정으로 나올 가능성은 제로”라고 단언했다.
한 전 대표는 “일부서 제기하는 프레임처럼 ‘업적공방’을 하자는 게 아니라 민주당 정권의 잘못된 ‘가로채기’를 국민 알권리 차원에서 바로잡는 것”이라며 “김 총리는 론스타 승소가 ‘새 정부 쾌거’라고 말했지만, 이 소송 최종변론은 민주당 정권 출범 전인 2025년 1월이었으므로 새 정부가 한 것은 없다. 게다가 민주당은 그냥 구경만 한 게 아니라 이 항소 제기 자체를 강력 반대했다”고 반박했다. 한 전 대표는 11월 18일 이후 3일 동안 본인의 SNS에 론스타 관련 게시물을 23개나 올렸다.
정부여당은 ‘업적공방’을 굳이 확전시키지 않으려는 모양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11월 20일 자신의 SNS를 통해 “한동훈 당시 장관은 가능성을 믿고 취소 신청하기로 결정했다. 잘하신 일이다. 소신 있는 결정으로 평가받을 결단”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취소 소송은 한 장관이 법무부를 떠난 이후 본격 진행돼 내란 시기 구술 심리가 있었고, 이재명 정부가 들어선 후 마무리됐다. 모든 관계자의 헌신이 모아져 승소를 만들어냈다”고 덧붙였다.
김민석 총리 역시 “이런 일이야말로 정치적으로 시비할 일이 아니다”라며 “언제 한동훈 전 장관을 만나면 취소 신청 잘하셨다고 말씀드릴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어 “처음부터 이번 일은 대통령도 장관도 없던 정치적 혼란기에 흔들리지 않고 소임을 다 하신 분들의 공로라고 생각했고, 그것을 강조했다”며 정홍식 법무부 국장, 조아라 법무부 과장, 김준희·김갑유·김준우 변호사, 전요섭 금융위 국장 등 담당자들의 이름을 일일이 열거했다. 한 전 대표 결단을 존중하면서도, 혼자 이룬 업적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권 한 관계자는 “두 사안 모두 법무부 장관 재직 때 이뤄진 일이고, 장관 물러난 이후 결론이 나왔다. 왜 ISDS 판정 취소는 한 전 대표 공이고, 윤석열 징계소송 패소는 본인과 무관한 일이냐”고 반문했다.
이어 “정치인이라면 본인은 낮추고 공을 실무자들에게 돌리면 된다. 그럼 주변에서 리더로서 공적을 인정해주고 알리면서 평가받는 것”이라며 “본인이 공적을 스스로 알리니까 반감을 사는 거다. 한 전 대표는 아직 정치인으로 미숙하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한동훈 전 대표의 ‘셀프’ 업적 과시를 두고 비판이 있다.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은 자신의 SNS에 “론스타 ISDS는 ‘한’ 사람의 작품이 아닌 20년에 걸친 국가 전체의 작업”이라며 “론스타 사태를 자신의 영웅서사로 만들려는 ‘한’가로운 사람이 있다”고 직격했다.
이어 “특정인 ‘한’ 명이 치적을 본인에게 돌리며 영웅서사를 만들려는 것은 전우들의 시체를 밟고 마지막 깃발을 꽂으며 ‘이 성은 나 홀로 함락시켰다’고 외치는 것과 같다”며 “리더는 잘못은 자신에게 돌리고 공은 부하에게 돌리는 법이다. 항상 ‘공은 내 탓, 잘못은 네 탓’을 하니, 리더의 자격을 잃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