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수사관 근무 희망자 0.8% 불과…“수사 책임자 다수를 변호사로 채용하면 전문성 떨어져” 우려
2026년부터 검찰청이 폐지되고 신설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주요 범죄 수사를 전담하게 되는데, 예상했던 조사 결과가 나왔다. 현직 검사 중 중수청에서 근무하겠다는 비율이 0.8%에 불과했다. 1%도 되지 않는 결과를 놓고, 검찰 안팎에서는 “당연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검사 900여 명 중 7명만 중수청 근무 희망
대검찰청 ‘검찰 제도 개편 태스크포스(TF)’가 11월 5일부터 13일까지 진행한 내부 설문에서 응답한 검사 910명 가운데 중수청 근무를 희망한 건 7명(0.8%)뿐이었다.
검사 910명 가운데 701명(77.0%)은 기소와 공판 업무를 맡는 공소청 근무를 희망했고, 나머지는 결정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검찰수사관 등 검찰의 모든 구성원을 상대로 이뤄진 조사에서도 5737명 가운데서도 중수청 근무 희망자는 352명(6.1%)에 불과했다. 공소청 희망자가 3036명(59.2%)으로 가장 많았고, 미정은 1678명(29.2%)이었다. 검사 외 직렬(4827명)에서는 공소청 희망자가 55.8%(2695명), 중수청 희망자는 7.1%(345명)였다.
검찰 안팎에서는 ‘당연한 결과’라는 반응이 적지 않다. 일단 검사 입장에서 법률가가 아닌, ‘수사관 자격’으로 가야 하는 중수청 근무를 희망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한 수도권 지역의 검사는 “검사이기 전에 법률가로서 공판과 국가 소송, 법무부 등에서 사법 시스템 구축에 기여하는 역할 때문에 검찰에 들어온 것인데, 중수청 소속이 되면 수사관 신분으로 구속영장 및 압수수색 영장 단계부터 공소청 검사의 지휘를 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공소청 근무를 희망 이유로 67.4%는 ‘공소제기 등 권한 및 역할 유지’를, 63.5%는 ‘검사 직위 및 직급 유지’를 꼽았다. ‘근무 연속성이 유지된다’(49.6%), ‘중수청 이동 시 수사 업무가 부담된다’(4.4%) 등의 응답도 있었다.
#수사관들도 “새로 일 시작 부담”
수사관들 역시 ‘지금 검찰이 편하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라고 한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지금 검찰이 직접 수사를 거의 하지 않으면 업무량이 상대적으로 줄다 보니 수사관들 입장에선 굳이 조직을 옮기기를 원하지 않는 상황”이라며 “공소청에 따라가 공소 유지 및 보완수사 참여를 검사와 함께하는 것을 더 희망하는 것 같더라”고 얘기했다.
자연스레 법조계에서는 중요 범죄 수사를 맡게 될 중수청 인력을 어떻게 채울 것인지를 놓고 우려가 커진다. 금융, 기업 등 검찰이 수십 년 동안 쌓아온 수사 노하우가 제대로 전수되지 않으면 중수청이 자리를 잡는 데 상당한 기간이 걸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수 수사 경험이 많은 한 변호사는 “공안, 마약, 조직범죄, 회계비리, 주가조작 등 분야마다 접근 방식이 다 달라 전문성이 있어야 한다. 새롭게 시작하는 수사 기관이면 데이터를 쌓고 처리하는 시스템부터 만들어야 하는데, 중수청이 지금 검찰 수준의 수사력을 보여주려면 최소 10년은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그렇다 보니 역설적으로 최대한 많은 검사·수사관을 중수청에서 근무하게 하려면 보완수사권이 없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보완수사권이 공소청에 부여되면, 검사와 수사관이 더더욱 중수청으로 넘어갈 명분이 더 줄어든다는 이유다.
검찰 내부 조직원 조사에서 응답자 대다수는 경찰에 대한 보완수사 권한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전체 응답자 가운데 89.2%가 “보완수사 요구권이 필요하다”고 답했고,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권이 필요하다”는 비율도 85.6%에 달했다. 보완수사 요구권이나 보완수사권이 공소청에 부여될 경우, 공소청에도 수사관 인력이 다수 필요한 상황이다.
중수청 희망자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보완수사 요구권이나 보완수사권 존치 여부가 ‘중수청 수사력’에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경험 많은 수사관들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상황에서, ‘에이스’들이 중수청으로 가는 구조를 만들려면 공소청에 수사관 규모가 최소화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검사장 출신의 변호사는 “중수청이 전문성 있게 자리를 잡으려면, 미국의 FBI처럼 전문적인 영역에서 경찰의 수사력을 월등하게 앞서는 노하우를 만들어야 할 텐데 실력 있는 검사와 수사관이 얼마나 초반에 많이 넘어가 자리를 잡게 만드느냐가 관건”이라며 “보완수사권이 공소청에 생기면 실력 있는 검사와 수사관은 무조건 공소청으로 가기를 희망할 것이기에, 중수청은 FBI가 아니라 제2의 경찰 국수본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환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