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면식 없는 동갑내기 살해 뒤 시신 지문으로 대출…검찰 사형 구형했으나 1·2심 재판부 “사실상 영구 격리”

양정렬은 2024년 11월 경북 김천의 한 오피스텔에서 일면식 없는 피해자 A 씨(당시 31세)를 살해하고 시신의 지문을 이용해 휴대전화 잠금을 해제한 뒤 6000만 원을 대출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약 1년 5개월 동안 무직 상태로 대출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던 그는 불특정인을 대상으로 금품을 강취하기 위해 흉기를 미리 준비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양정렬은 귀가하던 A 씨를 따라 그의 집에 들어가 흉기로 10여 차례 찔러 A 씨를 숨지게 했으며, 이후 사체를 랩과 테이프로 감싸 유기하려다가 미수에 그친 혐의도 받았다.
앞서 검찰은 양정렬에게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했으나, 지난 4월 1심은 양정렬이 초범인 점 등을 감안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자신의 경제적 이익을 위해 인면수심의 잔혹한 범죄를 저질러 중벌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피고인을 사회로부터 영원히 격리하기 위해 사형 다음으로 무거운 형벌을 선고한다"고 밝혔다.
이후 검찰은 형이 가볍다는 이유로, 양정렬 측은 형이 무겁다는 취지로 각각 항소했으며 2심은 이를 모두 기각했다.
2심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이 극히 잔혹해 사형 선고를 검토할 여지가 있으나, 무기징역만으로 사회로부터 사실상 영구 격리가 가능하다"고 판시했다.
양정렬은 2심 판단에도 불복했으나 대법원은 "피고인이 초범이고 가정환경이 어려웠던 점을 참작하더라도, 원심이 무기징역을 유지한 것이 심히 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며 상고를 기각했다.
손우현 기자 woohyeon1996@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