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형철·홍원표·박윤영 후보 3인으로 압축…낙하산·해킹 책임·쪼개기 후원 연루 등 잡음

위원회는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최종 3명 후보를 결정했다는 입장이지만 3명 모두 논란에 휩싸인 인물이어서 외부의 시선이 곱지 않다. 주형철 후보는 이재명 정부 출범 후 국정기획위원회 경제2분과 기획위원으로 활동한 이력 등이 있어 낙하산 인사 의혹이 제기됐다. 주 후보는 2022년 대선에서 이재명 대선 캠프 ‘K먹사니즘 본부장’을 맡으며 현 여권과 접점을 형성한 바 있다. 문재인 정부 시절에는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 청와대 경제보좌관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주형철 후보는 전 KT 이사회 의장인 김성철 현 KT 사외이사와 연결고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 후보는 김 사외이사와 서울대 동문으로, SK그룹 계열사에서 근무한 기간이 겹친다. 두 사람은 공동저서 ‘창업기획-창업, 어떻게 실행할 것인가?’를 출간한 사이기도 하다. 주 후보는 과거 SK커뮤니케이션즈 대표 시절 네이트·싸이월드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한 이력이 있다. 해킹 사태를 겪는 KT가 과거 대규모 정보 유출 사태 책임자를 영입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홍원표 전 SK쉴더스 대표는 지난 4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일신상 이유로 사임 의사를 밝혔는데 이보다 앞서 터진 SK텔레콤 유심 해킹 사태와 연관성이 주목을 받았다. SK쉴더스는 SK텔레콤을 비롯한 그룹 전반에 보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박윤영 전 KT 기업부문장은 2016년 KT에서 불거진 이른바 불법 정치자금 쪼개기 후원 사건에서 자금을 송금할 계좌를 빌려준 것이 논란이 되고 있다. 당시 송금액이 처벌 대상이 되는 법적 기준(500만 원 이상)에 들지 않아 처벌은 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3일에는 KT가 3인의 후보를 결정하기 위한 온라인 면접 대상자 7인을 추리는 과정에서 해당 명단에 KT 해킹 사태 책임자인 이현석 KT 커스터머부문장(부사장)의 이름을 올려 비난을 산 바 있다. 이 부문장은 지난 10월 14일 김영섭 전 KT 사장을 대신해 증인으로 참석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제대로 답변하지 못하는 등 미숙한 모습을 보여 질타를 받았다. 이 부문장은 CEO 최종 후보에 오르지 못했다.

KT 이사회를 둘러싼 투명성·공정성 논란은 반복되고 있다. 2023년 6월에는 대표이사 자격요건 등 정관을 개정해 김영섭 전 KT 대표이사 선임을 도운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산 바 있다. 이명박 정부 시절에는 이석채 전 정보통신부 장관을 KT 회장으로 임명하기 위해 정관을 바꿨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KT 전·현직 임직원으로 구성된 ‘K-Business 연구포럼’ 한영도 의장(전 상명대 교수)은 “현 KT 이사회는 견제기구가 아니라 폐쇄적 권력 집단으로 전락했고, 이사후보추천위원회 역시 ‘공정 절차’로 포장된 채 사실상 이사회 권력의 연장선으로 기능하고 있다”며 “사실 지금 필요한 것은 CEO 교체에 앞서, CEO를 선임할 권한을 쥔 이사회의 교체와 재구성”이라고 강조했다.
이사회의 이해관계에 치우친 CEO 선임을 견제하기 위해 주주 권한 강화, KT 내부 직원 의견 반영 등 여러 보완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영도 의장은 “이사회가 자정 능력을 상실한 상황에서 그 권한을 견제할 합법적 수단은 주주권”이라며 “기관 투자자들의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가가 기업의 의사결정에 참여하도록 한 준칙) 발동은 이사회 정통성 회복을 위한 현실적 해법”이라고 주장했다.
KT노동조합은 “CEO 선임 절차는 누가 봐도 투명해야 하며 낙하산 인사는 결단코 용납할 수 없다.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정치권과 외부 세력의 입김에서 완전히 벗어나야 한다”며 “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공정한 심사를 수행하려면 노동조합이 구성원을 대표해 CEO 선임 절차에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찬웅 기자 roone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