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과 위성 사이 연결 끊어져 ‘고의냐 실수냐’ 논란…본사 입장 내지 않아 차주들 혼란

가령 어떤 차주들은 전날 멀쩡히 집 앞에 세워둔 포르셰가 갑자기 다음 날 아침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며 황당해했는가 하면, 다른 차주들은 잠시 볼일을 보고 돌아와 보니 시동이 걸리지 않아 당황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야말로 하루아침에 작동이 멈추면서 값비싼 ‘장식품’ 신세가 됐다는 것이다.
이에 러시아 최대 딜러사인 ‘롤프’에도 고장 신고가 빗발치기 시작했다. 확실하지는 않지만 급한 대로 실시한 진단 결과, ‘롤프’ 측은 차량의 위치를 위성으로 추적하는 내장형 차량 추적 시스템(VTS)에 오류가 발생했다고 추측했다. 요컨대 누군가, 혹은 무엇인가가 차량의 VTS 유닛과 포르셰의 위성 사이의 연결을 차단했고, 이로 인해 전자보안장치인 이모빌라이저가 작동해 차량이 ‘거대한 고철 덩어리’로 변했다는 것이다.
실제 이번 집단 차량 멈춤 현상은 VTS 유닛이 장착된 모든 포르셰 모델과 엔진 타입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됐다. 다시 말해 기본적으로 2013년 이후에 생산된 거의 모든 포르셰 차량이 여기에 해당했다. ‘롤프’의 서비스 디렉터인 율리아 트루슈코바는 러시아 매체 RBC 인터뷰에서 “현재로서는 공장에서 출고된 상태의 알람 장치를 재설정하거나 이를 분해하는 방법밖에는 할 수 있는 게 없다. 문제의 원인과 차량 잠금을 해제할 수 있는 대안들을 계속 조사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다만 ‘롤프’ 측은 위성 연결이 고의적으로 끊어졌는지, 아니면 실수로 끊어졌는지는 알 수 없다고 밝혔다. 독일 포르셰 본사는 아직 이 문제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으며, 이번 사태의 배후를 자처하고 나선 해커 단체 역시 아직 없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의 포르셰 차주들은 스스로 자구책을 마련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어떤 사람은 VTS를 완전히 분해하자 시동이 다시 걸렸다고 말했는가 하면, 또 다른 사람은 배터리를 10시간 이상 분리해 장치를 재설정하는 방법이 효과가 있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도대체 왜 차량이 멈추었는지 알 수 없어 혼란스러운 가운데 당분간 포르셰를 둘러싼 이런 소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