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명’ 3명 ‘친청’ 2명 최종 후보에 이름 올려…‘친명 단일대오’ 목소리에도 계파 분화 가속화 전망

이번에 선출되는 3명의 최고위원 임기는 오는 8월까지로, 7개월여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그 어느 때보다 열기가 뜨겁다. 12월 15일부터 17일까지 사흘간 진행된 후보자 등록엔 강득구 문정복 의원, 유동철 부산 수영구 지역위원장, 이건태 이성윤 의원 등 총 5명이 최종 이름을 올렸다.
후보 면면을 살펴본 정치권에선 이번 보궐선거가 친명계와 친청계 대결 구도로 전개될 것이란 시선이 주를 이룬다. 강득구 이건태 유동철 후보는 ‘친명’, 이성윤 문정복 후보는 ‘친청’ 후보로 분류되기 때문이다(관련기사 친명-친청 격돌? 전운 감도는 민주당 최고위원 보궐선거).
강득구 후보는 이재명 당대표 1기 때 당 수석사무부총장을 지냈다. 이건태 후보는 ‘이 대통령 대장동 사건’ 변호인 출신이다. 유동철 후보는 친명계 원외 조직 더민주혁신회의 공동위원장으로, 지난 부산시당위원장 선거에서 “억울한 컷오프를 당했다”고 정 대표를 공개 비판했다. 이성윤 문정복 후보는 정청래 대표 체제에서 각각 당 법률위원장과 조직사무부총장을 맡았다.
문정복 후보와 유동철 후보는 설전을 벌이며 계파 간 힘겨루기를 예고했다. 문 후보는 12월 12일 정 대표를 공개 비판한 유 후보를 겨냥해 “공직·당직도 못 맡는 ‘천둥벌거숭이’한테 언제까지 당이 끌려 다닐 수는 없다”며 “내가 나가서 버르장머리를 고쳐줘야겠다”고 말했다.
이에 유 후보는 “같은 당 동지를 향한 정치적 예의를 저버린 발언이자, 공당의 국회의원으로서 당의 품격을 훼손하는 발언”이라며 사과를 요구했다. 그러자 문 후보는 “정식 입장이 아니라 웃으면서 농담처럼 한 얘기였는데 기사가 돼서 마음이 너무 아팠다”며 “전혀 그런 의도가 아니었다”고 해명했으나, 유 후보는 다시 한 번 “백주대낮 공개된 자리에서 한 폭언이 농담이었다고 하면 없는 일이 되냐”며 ‘2차 가해’라고 비판했다.
당내에서는 ‘명청 대리전’ 확대 해석에 선을 긋으며 친명 단일대오를 강조하는 모습이다. 강득구 후보는 15일 출마 기자회견 이후 “우리 당은 친명”이라고 일축하며 “친명-친청 구도는 언론이 만든 프레임이고, 우린 이재명 정부 성공을 위해 하나가 될 것”이라고 했다.
문정복 후보 역시 출마 선언을 하며 “내가 친청이라고 분류되지만, 사실 (정청래) 당대표와 큰 인연이 없다. 오히려 이 대통령과 인연이 더 깊고 이 대통령이 당대표일 때 가장 앞장서서 돕고 투쟁한 일원”이라며 “친청 친명을 가릴 때가 아니라 이재명 정부 성공을 위해 원팀 민주당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지금은 내란청산과 민생회복의 막대한 임무를 부여받은 이 대통령의 역사적 책무에 당이 동의하고 뒷받침하는 의지만 있다”며 “반청(반정청래)이나 비청(비정청래)이 바로 친명과 등치가 되는 일이 없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친명에 비하면 수적으로 절대적으로 열세인 건 분명하지만 1월 최고위원 보궐선거를 기점으로 6월 지방선거, 8월 전당대회를 거치며 집권당 지형이 요동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지방선거 공천, 차기 당권 등을 둘러싼 헤게모니 싸움이 벌어질 것이고 이 과정에서 당 주류인 친명 분화가 가속화될 수 있다는 의미다.
앞서 정 대표가 ‘당원 1인 1표제’를 골자로 한 당헌·당규 개정을 추진할 때 발생한 강성 지지층 간 충돌은 이를 짐작케 한다. 당시 정 대표를 지원사격하는 이른바 ‘청래당’은 1인 1표제에 반대했던 친명계를 향해 “시대정신에 역행한다”며 비판했다. 그러자 친명계 강경 지지층인 ‘개딸’은 정 대표에게 “자기 정치 하려면 나가서 하라”고 맞섰다.

현재 민주당 최고위는 정청래 대표와 김병기 원내대표, 이언주 황명선 서삼석 박지원 최고위원으로 구성돼 있다. 최고위원 4인 가운데 서삼석 박지원 최고위원이 정 대표의 지명직 최고위원이다.
이번 보궐선거에서 친명계 후보 3명 중 2명 이상이 선출되면 정 대표 입장에서는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 6월 지방선거 공천에도 영향을 받게 된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친명계에서 ‘친명계 후보를 뽑아 이재명 정부 초반에 힘을 실어야 한다’는 프레임을 공고히 짰다. 이런 상황에서 친청계 후보들에 힘이 실릴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정 대표 상황이 녹록하지 않다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그는 이어 “정 대표는 지난 9일 이 대통령과 만찬 회동 이후, 내란전담재판부 관련해 대통령실 입장과 법사위 강경파 입장 사이에서 조율을 이끌어 냈다. 정 대표가 당내 소통이 부족했던 점은 비판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대통령과 적극적 소통을 통해 민주당과의 가교 역할을 하고 있는 점도 부정할 수 없다”며 “친명의 이름으로 정 대표를 몰아붙이는 것이야말로 친명계의 자기정치”라고 꼬집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