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밤 11시 27분 서울 도착… 롯데타워·남산 등 상공 비행

미국과 캐나다가 공동 운영하는 북미항공우주사령부(NORAD)는 한국 시간으로 24일 밤, 산타클로스의 썰매가 한반도 상공을 성공적으로 비행했다고 밝혔다. NORAD의 ‘산타 추적(NORAD Tracks Santa)’ 데이터에 따르면 산타는 전날 오후 11시 27분경 서울에 도착했다.
NORAD가 공개한 경로 영상에 따르면 산타의 썰매는 일본 오키나와 나하를 출발해 단 3분 30초 만에 제주도 제주시 상공에 진입했다. ‘별빛보다 빠르다’는 썰매의 속도를 실감케 하는 대목이다.
제주를 거친 산타는 부산과 대전을 차례로 지나 서울 상공에 진입했다. 공개된 영상에는 루돌프가 이끄는 썰매가 여의도 63빌딩, 남산 서울타워, 잠실 롯데월드타워 등 서울의 주요 랜드마크 사이를 유려하게 비행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썰매 뒤편에는 선물이 가득 담긴 자루가 실려 있었고, 루돌프의 코는 붉은 빛을 내뿜으며 어두운 도심의 하늘을 밝혔다.
서울 방문을 마친 산타는 휴전선을 넘어 북한 평양으로 향했다. 평양의 잠든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전한 산타는 곧바로 국경을 넘어 중국 선양으로 이동하며 동아시아 배달 일정을 소화했다.
앞서 산타는 한국 시간 기준 24일 오후 6시 북극에서 이륙했다. 러시아 극동 우엘렌을 시작으로 캄차카반도와 남태평양 섬들, 쿠릴 열도, 오세아니아 지역을 거쳐 아시아권에 진입했다. 한반도를 떠난 이후에는 러시아 모스크바, 우크라이나 키이우, 이스라엘 텔아비브 등 지구촌 곳곳을 누볐다.
#냉전 시대 ‘오인 전화’가 만든 70년 전통
북미 영공을 감시하는 군사 조직 NORAD가 산타 추적에 나서게 된 배경에는 1955년의 엉뚱한 해프닝이 있었다. 당시 미국 콜로라도 스프링스의 한 백화점이 신문에 ‘산타에게 전화하세요’라는 광고를 실었는데, 인쇄 실수로 NORAD의 전신인 대륙방공사령부(CONAD)의 직통 번호가 잘못 기재된 것이 발단이었다.
당시 긴급사태 전용 ‘레드폰’으로 걸려 온 전화를 받은 해리 W. 슈프 공군 대령은 “산타 할아버지 맞나요?”라고 묻는 아이들의 질문에 기지를 발휘해 “호, 호, 호! 맞단다. 내가 산타클로스지. 넌 착한 아이니?”라고 응대하며 아이들의 동심을 지켜줬다.
이를 계기로 1956~1957년에는 CONAD가, 1958년부터는 새로 창설된 NORAD가 매년 크리스마스마다 산타의 이동 경로를 가상으로 추적해 공개하고 있다. 사령부에 따르면 산타의 썰매는 별도의 연료 주입 없이 장거리 비행이 가능한 ‘수직 이착륙기’다. 주 연료는 순록들에게 먹이는 건초와 귀리, 당근이다.
썰매는 최대 6만 톤(t)의 선물을 싣고 이륙할 수 있으며, 이는 젤리 사탕 7만 5000개에 해당하는 무게다. 조종사인 산타클로스의 신체 정보도 구체적이다. 키는 약 170cm(5피트 7인치), 몸무게는 쿠키를 먹기 전 기준으로 약 118kg(260파운드)이라고 NORAD 측은 설명했다.
NORAD는 산타의 위치를 추적하는 원리에 대해 “루돌프의 빨간 코가 방출하는 강력한 적외선을 추적해 위치를 감지한다”고 설명하며, 우우에 설치된 NORAD 카메라로 산타가 세계를 일주하며 날아가는 동영상을 찍는다고 밝히고 있다. 또 전 세계 전투기 조종사들이 비행 중 산타와 마주치면 사진을 찍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NORAD는 “산타는 아이들이 잠들었을 때만 방문한다는 것이 역사가 증명한 사실”이라며 “산타가 도착했을 때 어린이가 계속 깨어 있다면 산타께서는 다른 집으로 가신다. 나중에 다시 오시지만, 어린이는 잠들어 있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민 기자 hurrymi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