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의료 의혹 해명 위해 사생활까지 꺼낸 초강수…조기 수습과 사생활 침해 사이 ‘우려스러운 선례’ 남겨

그런데 전현무 측에서 보도 자료를 통해 진료기록을 공개했다. 2016년 방송된 MBC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 등장한 차량 이동 과정에서 수액을 맞는 장면 때문에 불법 의료 행위 의혹이 불거지자 전현무의 소속사 SM C&C는 12월 23일 진료기록을 공개하며 적극 해명에 나섰다. “병원에서 정맥 주사를 맞다 의사의 허가를 받아 차량 안에서 이어 맞은 것”이라고 해명하며 이를 입증하기 위한 진료기록까지 공개했다. 이어 “사전에 의료진에게 안내받은 대로 1월 26일 병원 재방문 시 보관하고 있던 의료폐기물을 반납했다”며 추가적인 의혹 제기에 대해서도 선제적으로 대응했다.
이례적으로 보도자료를 통해 공개된 진료기록. 그나마 주민등록번호와 휴대전화 번호 등의 개인정보는 가렸지만 병명과 처방 등 민감한 진료기록 내용이 모두 공개됐다. 적극적인 해명으로 의혹 확산을 조기에 수습하는 데 성공했고, 향후 경찰 조사에 대한 선제적인 조치로도 효과적이었다. 전현무의 의료법 위반 혐의를 수사해 달라는 민원이 국민신문고를 통해 제기돼 서울 강남경찰서에 접수된 상황이다.
그럼에도 난처한 상황에 처한 건 분명했다. 애초 언론 보도는 SM C&C의 보도자료를 소개하는 방향이었고, 첨부된 진료기록부 사본 이미지도 함께 공개되는 수준이었다. 그런데 온라인에선 진료기록부에 나온 처방 내용 가운데 등장한 ‘엠빅스100㎎ 10정(10회용) 비급여 처방’이 화제가 됐다. 엠빅스100㎎은 발기부전 환자의 발기력을 높이기 위한 보조 목적으로 처방되는 약물이다. 저용량인 엠빅스50㎎이 아닌 고용량인 엠빅스100㎎이 처방됐다는 점까지 화제가 됐다.

12월 24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김성근 대한의사협회(의협) 대변인은 “주사 처방을 의사가 했고 진료 행위를 그 안(병원)에서 했다고 해도 그 이후 주사를 자기 차에서 맞는 것은 기본적으로 허용되지 않는 것”라고 지적했다. 최근 지속되고 있는 논란으로 인해 의협은 의료기관 외부에서의 의료행위가 불법이라는 점을 알리고 주의를 환기하기 위한 관련 홍보물 제작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전현무가 이번 논란으로 사법처벌을 받진 않을 전망이다. 위법성을 인지하고 금전을 지불하며 의료법 위반을 교사한 정황이 없다면 시술받은 사람은 처벌받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공소시효 7년도 이미 초과했다.
방송가에서는 전현무 측이 이례적으로 진료기록까지 공개한 것은 그만큼 상황을 엄중하게 바라보며 조기에 사태를 수습하기 위함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이미 주사이모 의혹이 불거진 뒤 박나래, 샤이니 키, 입짧은햇님 등이 방송 활동을 중단했다. 이미 방송가는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활동하던 이들의 하차로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전현무까지 방송 활동을 중단한다면 그 여파는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 될 수밖에 없다. 워낙 많은 프로그램에 고정 출연 중인 데다 대부분의 프로그램에서 메인 MC를 맡고 있는 전현무의 경우 단순 하차로 끝나지 않고 프로그램 존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 중견 연예계 관계자는 “전현무가 조기에 의혹을 해소시키지 못하면 그가 출연 중인 프로그램들이 모두 영향을 받게 된다”라며 “프로그램마다 고정 출연 연예인이 여러 명이고, 제작진은 최소 수십 명인데 그들 모두에게 여파가 미치게 된다. 전현무 측도 이런 부분에 대한 책임감 때문에 무리해서라도 조기에 수습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선 진료기록까지 공개한 적극적인 해명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연예인이라는 이유로 본인의 모든 사생활을 숨김없이 공개할 이유는 없는데, 전현무 사례 때문에 이를 강요하는 여론이 형성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 중견 연예기획사 임원은 “전현무가 책임감을 갖고 내린 결단이라는 부분은 높게 사지만 나라면 소속 연예인에게 비슷한 상황에서 진료기록까지 공개하자는 얘기를 못할 거 같다”라며 “앞으로 비슷한 의혹에 휘말리는 연예인이 생길 경우 ‘전현무처럼 깨끗하게 공개하라’는 여론이 형성돼선 절대 안 된다. 대중도 이번이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라는 점을 알아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김소리 대중문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