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 업체, 법정 상한 꽉 채워 대금 지급…내년 초 대규모유통업법 개정안 발의 추진

개정안에 따르면 대규모 유통업체가 납품·입점업체에 대금을 지급해야 하는 법정 기한이 직매입 거래의 경우 상품 수령일로부터 현행 60일에서 30일로 줄어든다. 다만 직매입 방식으로 거래하더라도 한 달 매입분을 한꺼번에 모아서 정산하는 월 1회 정산 방식의 경우 매입마감일(월 말일)로부터 20일 이내에 지급하는 예외를 두기로 했다.
백화점이나 면세점 등에서 주로 활용하는 특약매입 거래(미판매 시 반품 조건으로 상품을 외상 매입하는 거래)나 위수탁·임대을 거래의 경우 판매마감일로부터 현행 40일에서 20일로 단축된다. 위수탁 거래는 판매대행 후 수수료를 공제한 대금을 지급하는 거래이며, 임대을 거래는 매장 임대 대가로 매출액의 일정 비율을 임대료로 수취하는 방식의 거래다. 개정안 적용을 받는 대규모 유통업체는 직전년도 소매업종 매출액이 1000억 원 이상이거나 매장면적 합계가 3000㎡ 이상인 곳이다.
이번 개정안은 일부 대형 유통업체들이 법정기한에 맞춰 업계 평균에 비해 현저히 늦게 대금을 지급하고 있는 행위를 막으려는 취지다. 공정위 측은 “티몬·위메프 사태 및 홈플러스 회생절차 등 대규모 유통업체의 미정산 사태가 발생하면서, 현행법상 대금 지급기한이 납품업체를 보호하는 데 불충분하다는 지적이 지속 제기됨에 따라 제도 개선이 추진됐다”고 설명했다.
공정위가 132개 유통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규모 유통업체들의 평균 대금 지급기간은 직매일 27.8일, 특약매입 23.2일, 위수탁 21.3일, 임대을 20.4일로, 현행 대규모유통업법상 대금 지급기한보다 크게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일부 업체들이었다. 쿠팡(52.3일), 다이소(59.1일), 컬리(54.6일), M춘천점·메가마트(54.5일), 전자랜드(52.0일), 홈플러스(46.2일), 홈플러스익스프레스(40.9일) 등 9개 업체는 법상 상한에 거의 꽉 채워 직매입 거래 대금을 지급하고 있었다. 9개 업체의 평균 대금 지급 소요기간은 53.2일이었다. 영풍문고의 대금 지급 소요기간은 65.1일로 법정 기한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업체는 대금 지급을 지연하기 위한 수단으로 대금을 여러 번 나눠 정산하는 방식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위는 내년 초 개정안 발의를 추진할 예정이다. 공정위는 유통업체들이 정산시스템 개편 등 대금 지급기한 단축에 대비할 수 있는 기간을 충분히 보장하기 위해, 법 공포 이후 1년의 유예기간을 두고 개정 내용을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명선 기자 se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