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발 범행 주장했으나 “시체 손괴와 은닉, 계획적 후속 범행”

대법원은 “피고인의 연령·성행·환경, 피해자와 관계, 범행의 동기·수단과 결과 등을 살펴보면 원심이 무기징역을 선고한 것이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며 양광준의 상고를 기각했다.
양광준의 지난 2024년 10월 25일 오후 3시 부대 주차장에 주차된 자신의 차량에서 A(33) 씨와 말다툼을 벌이다 격분해 A 씨의 목을 졸라 살해했다. 이후 그는 시신을 훼손한 뒤 이튿날 밤 화천 북한강에 유기했다.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한 양광준은 경기 과천에 있는 국군사이버작전사령부 소속 중령(진)으로 10월 28일 서울 송파구에 있는 산하 부대로 전근 발령을 받았다. 피해자인 A 씨는 같은 부대에 근무했던 임기제 군무원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양광준은 범행 당일 아침 출근길 내연 관계인 A 씨와 카풀을 하며 이동하다 말다툼을 벌였다. 그는 A 씨와의 관계가 밝혀지는 것을 막고자 범행을 저질렀다. A 씨는 미혼이었으나 양광준은 결혼해서 가정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양광준은 ‘불륜 사실을 폭로하겠다’는 A 씨의 협박으로 스트레스를 느껴 우발적으로 범행했다고 주장했으나 1·2심 모두 받아들이지 않고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여러 차례 ‘불륜 사실을 알리겠다’는 위협을 받고 절망에 빠진 나머지 ‘피해자를 살해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한 뒤 살해할 경우를 대비한 것으로 보인다”며 “범행 당시 상황을 봐도 순간적으로 당황하거나 격분해서 우발적으로 살해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시체 손괴와 은닉 범행은 그 자체로 절대 우발적일 수 없는 계획적인 후속 범행”이라며 “재판범행 내용과 수법이 매우 잔혹하고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도 찾아볼 수 없으며, 생명 존중과 망자에 대한 존중이라는 기본적인 가치를 훼손했다는 점에서도 선처를 바랄 수 없을 만큼 죄책이 무겁다”고 했다.
김정아 기자 ja.ki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