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감소에도 늘어나는 ‘공항 이용객’ 기준 수수료 산정…“매출 연동으로 안 바꾸면 다 떠날 것”

두 업체는 운영 기간 영업 적자가 누적되자 인천공항공사에 수수료 감면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지난해 인천지방법원에 관련 민사조정을 신청한 결과 지난해 9월 법원은 신라면세점(DF1) 운영 수수료의 25%, 신세계면세점(DF2) 사업권 수수료의 27.2%를 인하 조치할 것을 인천공항공사에 통보했다. 하지만 공사가 이의신청을 제기해 조정안은 무효화됐다. 결국 두 회사는 사업권 반납을 선언, 신규 입점 입찰이 진행 중이다.
면세점사들은 최근 수년간 인천공항공사에 납부한 수수료액 자체가 급증한 데다 수익 대비 수수료 비율 부담도 커져 철수 결정이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 구체적으로는 ‘객당 수수료’ 기반의 수수료 산정 체계가 2023년 도입된 이후 그 부담이 가중됐다고 호소한다.
업체들이 매월 인천공항공사에 납부하는 면세점 사업권 수수료는 입찰 계약 당시 정해진 객당(여객 1인당) 수수료에 매월 인천공항 출국장 전체 이용객(출국자) 수를 곱해 산정된다. 면세점 상품 매출액이나 고객 수가 아닌, 공항 출국장 이용객 수가 기준인 것이 특징이다. 출국자 수가 늘면 그에 비례해 해당 월 수수료액이 증가하는 구조다. 2022년 공개 입찰 공고에 제시된 DF1 사업권 객당 수수료(최저수용금액)는 5346원, DF2 사업권 객당 수수료는 5616원으로, 최근까지 이 기준이 적용됐다.
2022년 코로나19가 종식된 이후 세계적인 여행 수요 급증으로 출국장 이용객 수가 뛰자 면세점 업체들에 부과된 수수료도 2022년 831억 원에서 2024년 6445억 원으로 5배 뛰었다. 이 기간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2022년 320만 명 △2023년 1103만 명 △2024년 1637만 명으로 증가했다. 해외여행을 위해 국내에서 출국한 우리 국민 수도 함께 급등했다.
그런데 해당 기간 출국장 면세점에서 발생한 전체 매출액은 2022년 7조 7000억 원에서 6조 4629억 원으로 16% 감소했다. 주 고객층인 외국인 관광객의 면세점 이용 수요가 감소한 것이 주 요인으로 풀이된다. 공항 면세점보다 주로 도심이나 관광지의 쇼핑 상점, 특히 올리브영·다이소·아트박스 등 뷰티·생활용품점에서 물품을 구입하는 추세다.

면세업계 한 관계자는 “인천공항공사가 코로나19 당시 면세사업자 부담 완화를 위해 싱가포르 창이공항을 벤치마킹해 여객 수 연동 수수료 체제를 도입한 것으로 아는데, 환율이나 여행객들의 소비 패턴 변화로 인해 결과적으로 면세사업자에게는 부담스러운 제도가 됐다”며 “매출연동 방식 수수료 체제가 가장 합리적이라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외국의 경우 영국 런던 히드로공항은 면세점 사업권 수수료를 매출액과 연동해 산정하고 있다. 프랑스 파리 샤를드골공항, 독일 암스테르담 스키폴공항, 독일 프랑크푸르트공항, 이탈리아 로마 피우미치노공항 등은 면세점 사업자가 계약상 정해진 기본 수수료(최소 매출 보장액 기준)를 내면서 이 기준을 초과한 매출의 일정 비율을 추가로 납부하도록 하는 방식을 운용하고 있다.
인천공항의 불안정한 면세점 운영은 국내외 이용객 편의나 국가 이미지 관리 측면에서도 문제 소지가 있어 공공 서비스 관점의 안정된 운영 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면세점 입점사를 수수료 수익 대상으로만 규정, 공항공사 입맛에만 맞는 수수료 부과 체계를 두는 것은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이휘영 인하공업전문대 항공경영학과 교수는 “공항 면세점은 공항공사가 단기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수단이 아닌 공항 이용 수요와 체류 소비를 함께 키우는 기능적 인프라로 봐야 한다”며 “수수료 체계에 대한 선택의 문제를 넘어, 변화한 공항 이용·소비 패턴을 반영해 공항 운영 전략 전반을 재설계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김정아 기자 ja.ki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