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렌식도 안 끝난 압수물 추미애 의원에 제공 정황…“법사위에 위증 고발의뢰 과정 접수일 오기일 뿐”
특검팀은 경찰 수사가 본격화하고, 고발인 측의 법적 문제제기까지 거세지자 수습에 나섰다. 자료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일부 실수가 있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현재 이명현 특검과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공무상비밀누설' '직권남용' 등 혐의를 수사하고 있다. 순직해병 특검팀이 수사 중 취득한 각종 자료를 추 의원실에 제공한 행위가 위법인지가 쟁점이다.
사건은 2025년 8월 불거졌다. 그 무렵 한 언론의 '추 의원실발' 단독기사를 시작으로, 여러 매체가 "멋쟁해병 멤버 송호종 씨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2023년 7월 통화를 나눈 사실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앞서 송호종 씨는 2023년 10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임 전 사단장과 2023년 7~8월 통화한 적 없다'고 진술한 바 있는데, 이게 위증이라는 보도였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송호종-임성근 통화' 사실은 순직해병 특검팀이 압수한 참고인 신분 이관형 씨 휴대전화에서 발견됐다. 송 씨가 "임 전 사단장과 2023년 8월쯤 통화했었다"고 이 씨에게 말한 통화녹음 파일이다. 이 씨는 2024년 6월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의 이른바 '임성근 구명로비 의혹'을 민주당에 처음 제보한 인물이다. 하지만 이후에는 여러 정황상 구명로비는 없었던 듯하다고 입장을 바꿨다.
이 씨는 2025년 8월 25일 이 특검과 추 의원을 고발했다. "특검팀이 자료를 유출하지 않는 한 추 의원이 내 휴대폰 내용물을 볼 수가 없다"며 "추 의원 측은 이를 언론에 배포까지 했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는 "내 휴대폰 포렌식이 끝나기도 전에 자료 유출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크다"고도 지적했다.
그러자 국회 법사위원장인 추 의원은 다음 날인 8월 26일 "순직해병 특검팀이 송호종·이관형의 국회 위증 혐의 고발을 의뢰했다"면서, 법사위에 두 사람 고발 안건을 상정·통과시켰다. 이에 법사위는 9월 3일 송 씨와 이 씨를 나란히 고발, 순직해병 특검팀은 이들을 전부 기소했다. 송 씨는 위증 혐의, 이 씨는 송 씨 위증을 관망한 '위증방조' 혐의를 적용했다.

국회 위증 혐의는 국회 고발이 있어야 하므로 순직해병 특검팀의 고발의뢰 자체는 가능하다. 단, 형사소송법 106조·215조(압수·수색·검증) 등에 따라 압수물의 수사 본래 목적 외 사용은 엄격히 금지됐다. 이번 사건은 순직해병 특검팀이 제공한 자료의 내용과 범위 등이 법 테두리 안에서 이뤄졌는지가 관건이다.
일요신문은 순직해병 특검팀이 법사위에 보낸 고발의뢰서를 입수했다. 이에 따르면 특검팀은 첨부자료를 통해 이 씨 휴대전화의 통화녹취와 메시지, 송 씨가 작성한 메모 및 저장 이미지 파일 외에도 멋쟁해병 기타 멤버의 '참고인 진술조서' 등까지 총 10건의 자료를 추 의원 측에 제공했다.
주목되는 지점은 고발의뢰 접수일 '2025년 8월 14일'이다. 이 씨와 송 씨의 압수물 포렌식이 진행 중인 때였다. 정식 압수 절차를 다 끝내기도 전에 참고인 개인 자료를 사실상 실시간으로 국회 쪽에 제공했다는 의혹이 사실이었던 셈이다.
순직해병 특검팀은 '오해'라는 입장이다. 고발인 이 씨가 본인 재판에서도 관련 문제를 거론하자, 특검팀은 2025년 12월 23일 법원에 의견서를 내고 '오기'(실수로 잘못 씀)를 주장했다.
순직해병 특검팀은 "고발의뢰서의 접수일은 공문 작성일을 오기한 것"이라며 "실제 법사위에 접수한 시점은 '8월 18일 오후 3시'"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법사위에 물어보니 8월 18일 오후 3시 접수가 맞는다는 답변이 나왔다"며 법사위 측 사실확인서도 추가로 제출했다.

법사위가 이 씨와 송 씨 고발 안건을 상정한 2025년 8월 26일 회의록도 한 예다. 이날 추 의원 역시 "지난 '8월 14일' 순직해병 특검으로부터 송호종과 이관형에 대한 고발의뢰가 있었다"며 특검이 첨부한 자료를 소개까지 했다.
순직해병 특검팀 주장이 사실이어도 논란은 불가피하다. 특검팀은 의견서에서 이 씨와 송 씨 자료 포렌식 등 압수절차를 8월 18일 오전에 끝냈다고 했다. 그렇다면, 오전에 포렌식을 마치자마자 오후 3시에 각종 압수물을 추 의원 쪽에 제공한 셈이 된다. 적절성을 둘러싼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
특히 고발의뢰서에는 이 씨와 송 씨 등의 총 90분 분량 통화음성 파일 6개 핵심 내용을 특검팀이 직접 활자로 전환 작업한 자료들도 담겼다. 또 두 사람이 과거 국감 등에서 국회의원과 질의를 주고받은 속기록 첨부는 물론, 이들 행위가 왜 위증인지까지 총 83페이지로 구성됐다.
이 모든 절차를 오전 포렌식 종료 후 결재와 승인 절차를 거쳐, 당일 오후 3시 이전에 마치는 게 물리적으로 가능했을지가 검증 대상이다.
순직해병 특검팀은 "설령 8월 14일 접수가 맞더라도 법사위가 수리한 날짜는 8월 18일이므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도 법원에 강조했다. 고발의뢰서 작성에 관여한 순직해병 특검팀 한 관계자는 일요신문에 "법적 하자는 전혀 없었다"며 "수사 관련 문서는 하루에 수천 페이지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추 의원실 측은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서초경찰서는 고발인 이 씨 조사까지 마친 상태다. 향후 추 의원 측과 이 특검 측 관계자를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고발인 이 씨 측 변호인은 "특검팀 주장대로 포렌식을 종료 후 당일 국회에 고발의뢰를 했더라도, 자료 분석 등을 건너 뛴 채 개인정보를 넘긴 것"이라며 "명백한 위법 증거 수집이므로 문제를 바로 잡겠다"고 말했다.
주현웅 기자 chescol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