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수테크놀로지·러쥐로봇 등 줄줄이 도전…AI 기술 접목 등 여전히 난관 “상장이 곧 상륙은 아냐”

그런데 1월 4일 오후 위수테크놀로지의 상장이 무산될 것이란 소식이 전해졌다. 상하이거래소에서 위수테크놀로지의 사업성에 이의를 달았다는 말도 돌았다. 선두권을 다투고 있는 업체의 상장 무산 가능성에 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하지만 위수테크놀로지 측은 “상장 작업이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일축했다.
한 증권사 임원은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이 기업공개를 하는 것은 대규모 상업화를 위한 전제조건”이라면서도 “상장이 곧 상륙은 아니다. 현재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은 핵심 기술 돌파 속도가 점차 느려지는 추세다. 중대한 도전에 직면했다. 이를 넘어 시장에 제대로 뿌리내릴 수 있을지는 두고봐야 할 일”이라고 진단했다.

업계에서 위수테크놀로지와 경쟁하고 있는 러쥐로봇의 모회사 러쥐지능도 빠르면 2026년 6월경 상장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러쥐는 점프 가능, 5G 응용 등 새로운 로봇을 잇달아 출시하며 업계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2026년 업계 최초로 1만 대 이상의 로봇을 양산하겠다고 밝혔다. 이 밖에 즈위안, 푸리에, 갤럭시제너럴모터스도 2026년 상장을 진행할 계획이다.
갤럭시제너럴모터스는 스마트 리테일, 산업 및 의료 건강 등의 분야를 주력으로 한다. 오프라인 매장인 ‘갤럭시 스페이스’에선 휴머노이드 로봇 직원이 주문, 결제, 상품 픽업 및 배송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회사 측에 따르면 하루 평균 1000명이 매장을 이용해 제품을 구매하고 있다.
홍콩 증시에 상장된 로봇 업체들도 A주 진출을 노리는 것으로 전해진다. 2025년 12월 유비선은 중국 본토 기업인 펑룽 주식의 지분 43%를 인수했다. 자본시장에선 유비선이 펑룽을 통해 우회 상장할 것으로 점친다. 홍콩의 월광과학기술도 2025년 12월 30일 상장 의사를 표명했다.
중국 주요 휴머노이드 로봇 회사들이 기업공개에 도전하는 것에 대해 대형 컨설팅 업체 이사 위이란은 “산업 단계의 전환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휴머노이드 로봇 응용이 전 산업과 서비스 분야로 확장되면서 주문이 크게 늘어났다. 또 초기 자본 투자에 대한 회수 단계에 돌입했다. 대규모 자본이 필요하다는 의미”이라고 부연했다.
대규모 양산에 따른 생산라인 확장, 판매서비스 구축 등을 위해선 막대한 자금이 투입돼야 한다. 기술 개발에도 여전히 돈을 쏟아 부어야 한다. 위수테크놀로지 한 관계자는 “기술, 공급망 등의 어려움 때문에 업체들의 자금 갈증은 더욱 커지고 있다.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선 상장 및 자금 조달을 선제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상장도 밀리면 끝장”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휴머노이드 로봇의 과제는 핵심 관절과 손의 능숙한 움직임이다. 이를 위해선 천문학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면서 “주문이 크게 늘어나 공급망을 확보하고, 애프터서비스 체계를 갖추는 것도 업계의 과제다. 결국은 하나부터 열까지 돈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홍콩에 상장돼 있는 유비선은 교육용 로봇을 주로 만드는 업체다. 유비선은 최근 몇 년간 적자 상태다. 2025년 손실은 4억 위안(830억 원)을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매년 조달해야 하는 연구개발비가 높기 때문이다. 기존의 투자처와 로봇 판매로는 이를 충당하기가 어렵게 되자, 중국 증시에 상장을 시도하는 것으로 보인다.
휴머노이드 로봇 업계는 기업공개를 통한 자금 수혈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대규모 양산과 자생이 힘들 것으로 관측한다. 중국 당국이 집계한 통계에 따르면 2025년 휴머노이드 로봇 업계는 최대 호황을 누렸다. 대부분 연간 매출 1억 위안(207억 원)을 돌파했고, 10억 위안을 넘는 곳도 두 자릿수다.
이런 화려한 데이터에도 불구하고 우려가 나오는 것은 여전히 핵심 기술 분야에서 어려움을 겪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위이란은 “휴머노이드 로봇은 기술 난이도가 매우 높다. AI 기술을 어떻게 접목하느냐도 새로운 시험대”라면서 “업체들이 상장에 성공한다고 해도, 최소 3년 이상은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점쳤다.
이를 위해 업계에선 정밀 촉각 센서 부품과 관절 모듈의 기술 개발, AI 응용 능력 최적화 등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동시에 하드웨어 재료의 국산화 대체 과정 추진, 공급망 최적화를 통한 비용 절감에도 나섰다. 위이란은 “휴머노이드 로봇 주문량 증가, 핵심 기술 개발, 비용 통제 등이 조화를 이뤄야만 시장이 발전할 것”이라고 했다.
중국 당국은 휴머노이드 로봇 업체들의 상장을 적극 지원하는 한편, 투자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감시를 게을리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몇몇 업체를 둘러싸고 과열 조짐이 벌어지고 있고, 이미 장외에선 비정상적으로 주가가 폭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관계자는 “상장을 준비하는 한 로봇 업체 주가가 장외에서 적정가보다 수십 배 오른 가격으로 거래되는 것을 포착하고, 이를 시정 조치했다. 앞으로 상장이 줄줄이 예정돼 있는데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중국=배경화 언론인 maste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