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딩과 연산 몰라도 분위기만 알려주면 앱 생성…“수익 경로 다양하지만 개인으론 한계” 반론도

얼마 전 중국의 한 언론은 대학가에서 거세게 불고 있는 분위기 프로그래밍 열풍을 두고 이렇게 지칭했다. 그동안 이과 전공 학생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AI 관련 지식과 관심이 적었던 문과생조차 분위기 프로그래밍을 통해 쉽게 AI를 활용하고 있다는 내용을 보도하면서였다.
분위기 프로그래밍은 AI 기술 중 하나다. 2025년 2월 미국의 ‘오픈AI’ 소속 엔지니어가 제안한 개념이다. AI 사용자는 복잡한 코딩이나 연산을 몰라도 분위기만 언급하면 자동으로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다. 본인이 원하는 결과를 언어로 표현하면 그대로 실현된다. 심지어 앱도 생성할 수 있다.
상하이 한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하는 이젠펑은 평소 AI를 즐겨 사용하다가 심리 테스트 앱을 만들었다. 이 작업은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 머릿속으로 구상한 앱의 전반적인 내용, 분위기 등을 AI에 기록했을 뿐이다. 그 후 AI는 이젠펑이 기대했던 심리 테스트 앱을 짧은 시간에 생성해냈다.
이젠펑은 이를 공개 플랫폼에 올렸고, 조회수가 100만 명을 돌파할 정도로 인기를 모았다. 공개 2주 만에 1만 2000위안(247만 원)의 수익을 올렸다. 이젠펑은 “재미로 올렸는데 직장인 한 달 치 월급보다 더 많은 돈을 벌었다. 깜짝 놀랐다”고 했다. 그는 AI로 비슷한 앱을 추가로 더 만들 계획이다.
대기업에서도 비슷한 사례를 찾을 수 있다. 굴지의 석유업체에 다니는 왕즈레이는 회사가 구매하는 소프트웨어 가격이 턱없이 비싸고 품질이 좋지 않다고 여겨왔다. 회사 측 역시 마찬가지였지만 대안은 없었다. 왕즈레이는 해결책을 찾다가 AI를 떠올렸다. 소프트웨어에 대해 잘 몰랐지만 AI에 관련 정보를 모두 투입했고, 그 결과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냈다.
회사는 왕즈레이가 만든 소프트웨어를 시험해본 결과 기존의 것보다 우수하다고 판단했다. 이를 회사 전 공정에 도입하기 위해 시스템을 구축했다. 회사 관계자는 “예전의 소프트웨어 업체가 가격을 낮추겠다고 제안해왔지만, 가격이 문제가 아니었다. 품질도 분위기 프로그래밍으로 만든 게 더 좋았다”고 했다. 새로운 소프트웨어는 다른 석유업체에서도 구매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 매출로까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분위기 프로그래밍은 아직 낯선 용어지만 이미 주요 AI 업체에선 사활을 걸고 투자를 하는 분야다. 2025년 3월 바이두는 세계 최초의 분위기 프로그래밍 생성형 AI인 ‘초다’를 출시했다. 초다는 지금까지 50만 개가량의 상업 응용 앱을 만들어냈다. 이 중 2만여 개가 흑자를 기록했다. 바이두 측은 “초다가 대규모 수익을 창출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앤트그룹이 최근 선보인 ‘링광’은 간단한 대화를 통해 불과 30초 만에 소형 앱을 제작할 수 있어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다. 한 초등학생이 링광으로 만든 게임 앱이 얼마 전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초다 개발 책임자 주광샹은 “AI 챗봇은 포화 상태에 달했다. 분위기 프로그래밍이 새로운 전쟁터로 떠올랐다”고 했다. 그는 “연구, 생산, 공급 등 산업 전반에 영향이 크고 새로운 수요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특히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 누구라도 할 수 있기 때문에 창업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많은 전문가들도 AI의 분위기 프로그래밍이 창업 시장의 지형을 바꿀 것으로 본다. 과거엔 아이디어를 사업으로 전환하려면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했다. 사업 계획을 세우고, 회사를 설립해야 한다. 허가를 받고, 투자금을 모으는 것도 힘든 일이다. 이를 혼자 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하지만 AI는 순서를 뒤집었다. 우선 앱이나 프로그램과 같은 제품부터 만들고 시작한다. 이게 통하면, 회사를 만드는 건 그 다음 프로세스다. 아직 특별한 규제가 없기 때문에 굳이 회사를 만들지 않아도 된다. 바이두 클라우드 사업부문 사장인 션더는 “분위기 프로그래밍 창업은 집단보다는 개인에 적합하다. 창업과 AI를 결합한 슈퍼 개인이 향후 큰 부를 갖게 될 것”이라고 했다.
1인 회사 외에도 분위기 프로그래밍은 다양한 수익 모델에 활용되고 있다. 앞서 석유업체처럼 기업을 위한 비즈니스 소프트웨어가 대표적이다. 현장 인력이 저비용으로 내부 관리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 기업들은 비용 절감 차원에서 이를 적극 장려하고 있다. 또한 학습, 사무, 생활, 건강 등의 분야에서도 각광받고 있다.
업계 일각에선 1인 회사의 전망을 어둡게 보기도 한다. 분위기 프로그래밍은 ‘말 한마디로 끝날 것’처럼 보이지만 창업의 영역은 다르다는 이유다. 한 전문가는 “앱을 만든다고 끝이 아니다. 앱을 만든 후엔 대량의 데이터가 축적될 것이다. 이를 위해선 데이터센터가 필요하다”면서 “지금 분위기 프로그래밍을 주도하는 업체 대부분이 대형 클라우드 회사인 것도 이 때문”이라고 했다.
앤트그룹 최고기술책임자 허정위도 “앞으로 대형 업체의 분위기 프로그래밍 능력이 점차 강화될 것이다. 이는 필연적 추세”라면서도 “분위기 프로그래밍이 최종적인 유일한 답은 아니라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AI 응용은 마치 2000년의 인터넷과 같다. 거대한 탐색의 여지가 있다는 의미다. 분위기 프로그래밍을 비롯해서 AI를 대화 도구가 아닌, 생산력 도구로 보는 눈을 길러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중국=배경화 언론인 maste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