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랄하고 무자비한 ‘박희순표 악역’ 경신…“정의 뒤에 욕망 숨긴 인물 표현하려 노력”
특히 다양한 인물들과 팽팽한 대립 속에서도 압도적인 눈빛과 흔들림 없는 태도로 위압감을 표현하며 차원이 다른 긴장감을 자아냈다. 이처럼 탄탄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역대급 악역을 탄생시킨 박희순은 "나조차도 쉽게 용서할 수 없는 인물이었다"라며 캐릭터와 작품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이하는 박희순의 '판사 이한영' 종영 소감 일문일답 전문.

"시리즈의 마지막까지 잘 마무리할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합니다. 함께 한 배우들과 스태프들께도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 강신진은 사법부 권력의 정점에 선 인물로 정의를 가장한 욕망과 왜곡된 신념을 보여준 캐릭터였다. 배우로서 바라본 강신진은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지.
"강신진은 스스로 내세우는 정의 뒤에 욕망을 숨긴 인물이라고 생각합니다. 겉으로는 질서를 지키는 사람처럼 보이지만 내면에는 통제 욕구와 왜곡된 신념이 쌓여 있는 굉장히 위험한 인물이었죠."
― 강신진은 스스로를 옳은 사람이라 확신하며 움직이는 인물인데 이러한 확신이 결국 그를 어디까지 밀어올렸다고 보는지.
"그 확신이 결국은 스스로를 파괴한 것 같아요. 한 번도 자신을 의심하지 않았기 때문에 주변의 말이나 경고도 들리지 않았고 결국 파멸로 갈 수밖에 없었던 인물이라고 생각합니다."
― '판사 이한영'에는 다양한 빌런 캐릭터들이 등장하지만 강신진은 보이지 않는 공포를 만들어내는 인물이었다. 다른 악역들과 비교했을 때 강신진만의 차별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왜곡된 신념이 점점 굳어지면서 선과 악의 경계가 무너지는 인물이라는 점이 가장 큰 차별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더 불안하고 위협적으로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수오재에서 우교훈(전진기 분)을 우발적으로 살해하는 장면입니다. 계획된 행동이 아니라 순간의 선택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로 이어지는 장면이었기 때문에 어떻게 표현할지 많은 고민을 했었습니다."
― 극 중 음식, 식사 장면 등 일상적인 요소들이 강신진의 내면을 드러내는 장치로 활용됐다. 이러한 설정을 연기하며 주안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강신진에게 '먹는 행위' 자체가 욕망의 표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음식을 대하는 태도나 식사 장면을 통해 인물의 감정 상태와 권력 의식을 자연스럽게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 이번 작품을 통해 다시 한번 '박희순표 악역'에 대한 호평이 이어졌다. 강신진은 배우 박희순에게 어떤 캐릭터로 남을 것 같은지.
"역대급 빌런이죠. 연기하면서도 '나조차 쉽게 용서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 만큼요(웃음)."
― '판사 이한영'을 사랑해주신 시청자 분들께 한 마디.
"마지막까지 함께해 주신 시청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작품과 캐릭터를 끝까지 지켜봐 주신 덕분에 강신진이라는 인물을 완성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다음에는 또 다른 모습, 다른 캐릭터로 인사드릴 수 있기를 기대해 보겠습니다(웃음)."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