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 4명 ‘장부등열람허용가처분’ 신청…코스맥스그룹 “오랜 주주의 의사표현”

소액주주 권리 강화 운동에 참여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최근 상법 개정으로 소액주주들을 위한 장치가 마련됐다고 하지만) 현재까지 법원에서는 회계장부에 회사의 영업기밀이 포함돼 있다고 판단하는 경우가 많아 기각하는 경우가 많다”라면서 “경영인의 비리 혐의가 드러난 경우를 제외하면 회계 장부를 받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경영권을 두고 대립할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높지 않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코스맥스엔비티의 최대주주는 43.53%의 지분을 확보한 코스맥스비티아이다. 최대주주를 비롯한 우호지분까지 더하면 지분율은 43.82%다. 최대주주 측을 제외하면 5% 이상 확보한 주주는 없다.
코스맥스엔비티의 부진한 실적과 주가 하락이 장부등열람허용가처분 신청의 배경으로 꼽힌다. 코스맥스엔비티는 건강기능식품업을 영위할 목적으로 2002년 1월 설립됐다. 건강기능식품 ODM(연구개발생산) 분야를 주력으로 한다. 자산규모는 3172억 원 규모다. 이 가운데 자본은 620억 원 규모다. 부채 총계는 2552억 원 수준이다.
코스맥스엔비티는 지난해 2874억 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 대비 9.5%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1억 7827만 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57.8% 감소했다. 당기순손실은 125억 원으로 전년 54억 4837만 원보다 적자폭이 확대됐다.
코스맥스엔비티 측은 실적 악화 원인에 대해 “급격한 시장 변화로 해외 오프라인 채널 및 일부 고객사의 매출이 약세이면서 매출이 감소했다”면서 “매출이 감소하고 환이익이 감소하면서 손익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코스맥스엔비티의 경영난은 최근의 일이 아니다. 2019년 177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면서 적자 전환한 이후 6년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한국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건강기능식품 제조업체는 2020년 521개에서 2024년 607개로 늘었다. 연평균 성장률은 2.7% 수준이다. 경쟁 심화는 마진율 하락으로 이어졌다. 국내건강기능식품 시장 규모는 2022년 5조 3924억 원으로 전년대비 6.6% 성장하며 정점을 찍은 뒤 2023년 5조 1628억 원, 2024년 5조 746억 원으로 감소 추세다.
부진한 실적이 이어지자 코스맥스엔비티의 주가는 지속적인 하방 압력을 받았다. 2016년 6월 4만 1000원까지 치솟았던 주가는 지난 25일 종가 기준 3380원까지 하락했다. 약 12분의 1 수준으로 주가가 내려간 것. 코스맥스엔비티가 적자로 돌아선 이후에는 대체로 1만 원 이하의 가격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주요 경영인이 잇달아 지분 매입에 나서고 있다. 주가 부양에 대한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김남중 코스맥스엔비티 상무는 지난 2월 9일 주당 3400원에 코스맥스엔비티 주식 5000주를 매입했다. 김남중 상무는 지난해 11월 24일과 26일에도 각각 6478주와 522주를 매입했다. 주당 단가는 2891원과 3340원이다. 안재식 상무도 지난 1월 28일 주당 3142원에 8000주를 사들였다. 윤원일 상무도 지난해 11월 13일 5000주를 매입했다.
앞선 투자업계 관계자는 “주요 임원들이 자사주를 매입하는 것은 투자자로서는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면서 “특히 오너일가가 아닌 일반 임원의 경우 회사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보지 않으면 매수할 이유가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책임 경영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코스맥스그룹 관계자는 “주주들의 소송에 대해서 확인 작업 중에 있다”면서 “다만 오래된 주주로 보이는데 (주가 하락이나 실적 부진에 대해) 회사에 메시지를 표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호민 기자 donkyi@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