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군 실제 요격 작전 투입, 첫 대규모 ‘실전 검증’…패트리어트 보완 전력으로 떠오를 가능성

그러나 이 같은 급락장 속에서도 방위산업 종목은 정반대 흐름을 보였다. 미사일·방공체계 수요 급증 기대감이 반영되며 ‘K-미사일’ 관련 종목이 일제히 급등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IG넥스원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각각 전 거래일 대비 29.86%, 19.83% 급등하며 나란히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날 코스피지수가 7.24% 급락했음에도 한화시스템(29.14%), 풍산(12.78%), 현대로템(8.03%), 한국항공우주산업(3.19%) 등 유가증권시장 방산섹터는 동반 강세를 보였다. ETF(상장지수펀드) 시장에서도 TIGER K방산&우주 ETF(16.60%), PLUS K방산 ETF(13.54%), KODEX 방산TOP10 ETF(13.31%) 등이 수익률 상위권을 휩쓸었다. 방산 비중이 높은 한화그룹은 시가총액 순위에서도 HD현대를 제치고 5위로 올라섰다.
#LIG넥스원·한화에어로가 양대 축
이번 급등을 이끈 핵심은 미사일 즉 유도무기 전문 기업들이다. LIG넥스원은 중거리 지대공미사일 천궁-Ⅱ(M-SAM Block II)의 체계종합업체이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유도탄 추진기관과 각종 정밀유도무기 생산을 담당하는 핵심 기업이다.
증권가에서는 미국과 이란 간 충돌 격화로 방공 요격미사일 재고 부족 현상이 심화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산 패트리어트(Patriot) 체계의 보완 전력으로 천궁-Ⅱ가 부상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천궁-Ⅱ는 2022년 1월 아랍에미리트(UAE) 국방부와 약 35억 달러(약 4조 1000억 원) 규모 계약을 체결하며 K-방산 역사상 최대 단일 무기 수출 기록을 세웠다. 총 10개 포대 가운데 2개 포대가 현지에 배치된 상태다. 천궁-Ⅱ 포대는 발사대 4기와 다기능 레이더, 교전통제소 등으로 구성된다. 탄도미사일 요격 시 고도는 15km 이상, 유효 사거리는 약 20km로 전해진다.
UAE가 도입한 천궁-Ⅱ는 크게 두 가지 형식으로 운용되고 있다. 첫째는 한국군 사양을 기반으로 조기 납품된 체계로, 해당 포대는 2023년 하반기부터 아부다비 인근 알 다프라 공군기지(Al Dhafra Air Base)에 배치돼 현재 운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UAE "이란 미사일 90% 이상 요격"
이와 별도로 개발된 UAE형 개량 모델은 능동위상배열(AESA) 방식의 다기능 레이더를 적용해 다수 표적에 대한 동시 탐지·추적 및 교전 능력을 한층 강화했다. 또한 고온·건조한 현지 운용 환경을 고려해 냉각 성능 등 주요 장비의 내구성도 개선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 개량형은 지난해 11월 국내 시험사격에 성공하며 성능을 입증했다.
2월 28일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개시 이후, 이란은 미군 및 동맹 기지가 위치한 11개국을 향해 대규모 미사일·드론 보복을 감행했다. UAE 국방부 발표에 따르면, 2월 28일부터 3월 1일까지 UAE를 향해 발사된 탄도미사일 165발 중 152발을 격추했다. 순항미사일 2발도 모두 요격했다. 탐지된 자폭 드론 541대 가운데 506대를 격추·파괴해 전체 요격률은 90%를 상회했다.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UAE군이 운용 중인 천궁-Ⅱ 체계가 실제 요격 작전에 투입된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상 첫 대규모 실전 검증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천궁-Ⅱ는 UAE에 이어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와도 수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중동 각국은 고도화되는 탄도·순항미사일과 드론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다층 방공체계 구축을 서두르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사태를 통해 실전 성능이 입증되면서 천궁-Ⅱ의 중동 내 추가 수주 가능성은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이번에 요격 성공률이 90% 이상이라는 점이 확인됐다. 패트리어트와 병행 운용이 가능한 대안 체계로서 천궁-Ⅱ의 전략적 가치가 더욱 부각될 것”이라며 “중동뿐 아니라 동유럽과 아시아 지역에서도 관련 문의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급락장 속에서 방산주가 ‘피난처’ 역할을 한 이번 장세는 단순한 테마성 상승을 넘어, K-미사일의 실전 성능 검증과 글로벌 방공 시장 재편이라는 구조적 변화를 반영하고 있다는 평가다. 미·이란 충돌이 장기화될 경우 K-방산의 글로벌 위상 역시 한 단계 더 도약할 가능성이 크다.
김대영 군사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