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이란 모두 원유 공급 핵심 거점…중국, 명분·실리 부족 군사 개입 못하고 속앓이

군사, 외교 전문가들은 미국이 중국 에너지 수급을 조이려 한다고 분석한다. 3월 1일 시장조사기관 케이플러에 따르면, 2025년 중국은 하루 평균 138만 배럴 규모 이란산 원유를 수입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란의 해상 원유 수출 물량 중 80% 규모다. 중국이 수입하는 해상 원유 물량 중 13.4%가 이란산인 것으로 전해진다.
2025년 중국이 수입한 해상 원유 물량 가운데 4.5%는 베네수엘라산이었다. 2025년 3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네수엘라산 원유를 수입하는 국가에 25% ‘세컨더리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당시 중국 업체들은 베네수엘라 원유에 대한 수입을 즉각 중단하기도 했다. 이런 변수가 없었다면, 중국이 베네수엘라로부터 수입한 원유 물량은 더 늘어났을 것으로 보인다.

소식통은 “이란의 경우엔 국제 제재로 공식적인 원유 수출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면서 “중국은 물밑에서 이란 원유를 사들이는 큰손이었다”고 했다. 이어 “베네수엘라 역시 마찬가지로 중남미 일대에서 가장 큰 중국 에너지 공급원이었다”면서 “베네수엘라와 이란을 연이어 공격하면서, 중국 에너지 수급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산술적으로만 살펴봐도, 중국은 베네수엘라와 이란을 통해 전체 해상 원유 물량 17.9%를 공급받았다. 이란이 미국과의 전쟁에 돌입하며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이후 중국의 에너지 수급은 더욱 악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앞서의 소식통은 “이란이 미국과 전쟁에 돌입한 뒤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했는데, 이 역시 중국 에너지 공급에 적지 않은 타격으로 작용할 것”이라면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운반되는 원유 대부분은 한국, 일본, 중국, 인도로 공급되는 물량”이라고 했다.
그럼에도 중국은 바라만 볼 수밖에 없는 처지다. 거리가 먼 이란과 베네수엘라에 군사적 개입을 하기도 어려울 뿐 아니라, 명분과 실리 모두 계산이 서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마두로 체포와 하메네이 폭사 등 굵직한 사건에서 중국은 다소 소극적인 외교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1월 4일 중국 외교부는 ‘마두로 체포’와 관련 “미국이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체포해 출국시킨 것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면서 “중국은 미국 측에 마두로 대통령 부부 신변 안전을 보장할 뿐 아니라, 그들을 즉시 석방하고 베네수엘라 정권 전복을 중단하며, 대화와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것을 촉구한다”며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마오닝 대변인은 “주권국가 지도자를 공격 및 살해한 것은 유엔 헌장의 목적과 원칙, 국제관계 기본 준칙을 짓밟은 행위”라면서 “중국은 이를 단호히 반대하고 강력히 규탄한다”고도 했다. 흥미로운 지점은 두 사태에 대해 중국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직접 거론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앞서의 소식통은 “우방국들이 미국으로부터 공격을 받고 있지만, 중국은 강경한 대립각을 세우기보다 소극적인 메시지만 내놓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중국 입장에선 ‘에너지 수급’에도 비상이 걸렸는데, 할 수 있는 것이 마땅치 않다보니 상당히 비참하다 느낄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광폭행보가 지속되는 가운데 중국은 최대 연례 정치행사인 ‘양회’에 돌입했다. 양회를 통해 중국 당국이 어떤 대미 메시지를 도출할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양회 이후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중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기로 예정돼 있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와 이란에서 펼친 군사작전이 미중정상회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전 포인트다.
이동섭 기자 hardout@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