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등록 미루며 혁신 선대위 조기 출범 요구에 장동혁 “공천은 공정이 생명”… 이정현 사퇴로 혼란 가중
오 시장은 ‘혁신 선대위’를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고,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공천은 공정이 생명”이라며 원칙론을 내세워 반발했다. 오 시장과 장 대표의 갈등은 결국 이정현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의 사퇴로까지 이어졌다.

오 시장은 혁신 선대위의 조기 출범을 요구했다. 그는 “상징적 인사 두세 명이라도 조처를 해야 비로소 수도권 선거를 치를 최소한의 분위기가 만들어진다”며 “장 대표에게 혁신 선대위를 조기에 출범시키는 것이 가장 좋은 해법이 될 수 있겠다는 취지로 말씀드렸다”고 강조했다.
장 대표가 선대위에서 물러나야 하느냐는 질문에 그는 “개념 자체가 그렇다. 절윤 결의문에 채택한 당 노선을 충실히 이행할 수 있는 경력의 선대위원장을 모시면 자연스레 그를 당의 얼굴로 삼아 수도권 선거를 치러볼 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오 시장의 발언에 당 지도부는 반발하며 즉각 비공개 회의를 갖고 대책을 논의했다. 회의에서는 “오 시장에게 목 맬 필요가 없다” “플랜 B가 있다. 오 시장을 대체할 인물이 있다” “선거에서 이길 자신이 없으니 불출마 명분을 쌓는 것이 아니냐” 등의 말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당 지도부 소속 한 의원은 “혁신 선대위 출범 요구는 장 대표를 허수아비로 세우고 모든 권한을 선대위원장에게 넘기라는 것”이라며 “사실상 당 대표를 탄핵하라는 것인데 이를 공천 접수로 협박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당내에서는 오 시장의 발언에 동조하는 기류도 감지된다. 김재섭 의원은 SBS 라디오에서 “만약 장 대표가 혁신 선대위를 안 받으실 것이라면 서울 선거는 그냥 내버려 두시는 게 나을 것”이라며 “지금 지방선거 후보자들이 호미·쟁기를 들고 열심히 밭을 갈고 있으면 장 대표가 반대편에서 트랙터로 밭을 거꾸로 갈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의원은 “(결의문 이후) 무늬만 절윤 선언을 하고 있다”며 “현재 TK(대구·경북)에서도 민주당에 밀리는 여론 조사가 나오는 상황에 국민들이 ‘국민의힘이 변하고 있구나’라고 체감할 수 있는 조치가 나와야 한다. 새롭고 혁신적인 선대위원장이 그 시작”이라고 말했다.
오 시장과 장 대표의 갈등이 당내 갈등으로 번지고 있는 상황에 이정현 공관위원장이 13일 사퇴하면서 당의 공천 작업에도 비상이 걸렸다. 이 위원장은 이날 “변화와 혁신을 추진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돌연 사퇴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는 이 위원장의 사퇴 배경에 오 시장의 경선 후보 등록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당 관계자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 상황이 최악”이라며 “당 지도부와 유력 후보의 갈등에 공천 컨트롤타워에도 공백이 생겼다. 첫 시작인 공천 작업부터 사실상 멈춰선 상태”라고 말했다.
김철준 기자 cj5121@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