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윤석열 탄핵 문재인-이재명 탄생에 역할…현 정부와 균열 의혹에 ‘친문계’ 부활 노린다는 해석

오세훈 서울시장이 2011년 추진한 ‘무상급식 주민투표’ 과정에도 영향력을 보였다. 오 시장이 시장직을 걸도록 분위기를 조성했고, 주민투표 보이콧 운동을 진행해 최종 투표율 25.7% ‘정족수 미달 미개표’ 부결을 이끌어냈다. 이로써 오 시장이 서울시장에서 사퇴하고 보궐선거가 실시됐다.
보궐선거에서도 나경원 당시 한나라당 후보에 대한 홍신학원 사학비리, 1억 원 피부관리, 일본 자위대 행사 참석 의혹 등을 집중 공략해 박원순 후보 승리에 공을 세웠다.
대통령 비서실장 이후 정치권에서 떨어져 있던 문재인 당시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다시 정치권 중심으로 불러들인 것도 김 씨였다. 김 씨는 본인이 문재인 전 대통령을 대통령감으로 알아본 사람이라고 말했다.
김 씨는 “노무현 전 대통령 영결식에서 백원우 당시 의원이 이명박 당시 대통령을 향해 말폭탄을 던졌다. 범인은 아는데 지목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여기는 사람들에겐 통쾌한 일이었다. 그렇게 피아가 확실히 구분되고 감정적으로 격해진 상황에서 문재인 당시 장례집행위원장이 이명박 대통령에게 가서 머리를 조아리고 사과를 했다”며 “보통 그런 상황에선 범인에게 피해자가 사과하는 건 있을 수 없고, 분노하게 된다. 그런데 문 대통령이 사과를 하니까 경우가 바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타고난 애티튜드의 힘이다. 그때부터 문재인이 뜰 거라고 주장하기 시작했다”고 회상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김어준 씨는 ‘친문계’의 대표적 스피커로 기성 언론에 맞서 정권을 적극 비호했다. 공수처 설치, 검경 수사권 조정 등 검찰개혁 과정에서 제기된 보수진영 비판에 맞서 정부여당 입장을 대변했다. 2019년 조국 사태와 2018년 드루킹 여론조사 사건 등에서 불거진 조국 당시 법무부 장관과 김경수 경남지사에 대한 각종 의혹을 반박했다.
2022년 21대 대선 과정에서는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후보와 배우자 김건희 씨를 둘러싼 각종 의혹을 제기했고, 이재명 당시 민주당 후보의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등에 대해 엄호했다.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됐고, 이어진 6월 지방선거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선출됐다. 오 시장은 서울시 출연기관인 TBS에 ‘출연금 삭감’을 결정하며 압박을 가했다. 당시 ‘뉴스공장’은 20분기 연속 라디오 청취율 1위를 기록하고 있던 때였다. 결국 김어준 씨가 ‘뉴스공장’ 하차를 선언하며 2023년 1월 프로그램이 폐지됐다. 정치권에서는 과거 무상급식 주민투표 보이콧, 보궐선거에 ‘생태탕 논쟁’으로 김 씨와 악연이 있던 오 시장이 보복을 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김어준 씨는 플랫폼을 유튜브로 옮겨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을 시작했다. 순식간에 채널 구독자가 200만 명을 넘어섰다. 김 씨는 방송을 통해 용산 대통령실 이전, 이태원 참사, 양평고속도로 노선변경, 채 해병 수사 외압, 명태균 불법 여론조사, 건진·천공 무속 논란 등 의혹을 집중 조명했다.
김 씨는 2022년 대선 이후 여론조사업체 ‘여론조사 꽃’을 설립했다. 대선 전 실시된 기존의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 간 격차가 많게는 10여%포인트(p)까지 났었는데, 실제 개표함을 열어보니 격차가 0.73%p 초박빙이었다. 민주당 지지층과 중도층에서 지는 여론조사에 실망해 나오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며, 정확한 여론조사가 있었다면 결과가 바뀌었을 것이라는 필요성을 느꼈다는 것이다. 여론조사 꽃은 다른 기관이나 언론사의 의뢰 없이, 구독자들의 구독료로 운영된다.

홍장원 국정원 1차장이 공개한 ‘수거 명단’ 1순위에 이재명 대표, 우원식 국회의장, 김민석 최고위원 등과 함께 김 씨의 이름이 올라가 있었다. 김 씨는 국회 과방위에 출석해 “한동훈 대표를 사살하고 이를 북한군 소행으로 위장하려 했다는 제보를 우방국 대사관으로부터 받았다”는 취지의 증언을 하기도 했다.
김 씨는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언론개혁, 검찰개혁 등에 대해서도 적극 지원사격을 했다. 하지만 검찰개혁안을 두고 정부안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다. 이 과정에서 이재명 정부와 김어준 씨 사이가 틀어진 것 아니냐는 말이 퍼졌다.
지난 1월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띄운 ‘민주당-조국혁신당 합당 제안’을 김어준 씨가 호응하며 찬성 여론을 만들었다. 하지만 민주당 ‘친명계’를 중심으로 “당원 뜻을 묻지 않은 일방적 결정”이라고 반대 목소리가 높아지며 결국 합당이 무산됐다.
이후 김 씨는 ‘KTV의 이 대통령과 정 대표 악수 패싱 영상’ 의혹을 제기했다. MBC 출신 장인수 기자의 ‘공소취소 거래설’도 김 씨의 방송에서 처음 공개됐다.
김어준 씨가 최근 김민석 국무총리를 흔드는 듯한 모양새도 감지됐다. 김 씨가 방송에서 “김 총리가 이 대통령 해외순방 기간 국무회의를 열지 않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자, 국무총리실이 “대통령 순방 중에도 중동 상황과 관련해 관계 장관회의를 매일 개최했다”고 반박했다.
이어 김 씨는 김 총리가 1월에 이어 3월에도 미국을 방문한 것을 두고 “왜 총리가 50일밖에 안 됐는데 (미국에) 또 왔느냐, 다들 궁금해한다. 김 총리가 ‘미국을 아는 편이니 적극적으로 외교 경험을 쌓아 국정에 활용하라는 대통령의 주문이었다’라고 말했다”며 “대통령 방식의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의 일환이구나라고 나는 해석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총리는 자신의 SNS(소셜미디어)에 “모든 것을 차기 주자 육성 일환 운운하는 것은 어처구니없는 공상”이라며 “언론은 무협지공장이 아니다”라고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

‘친명’ 여권 한 관계자는 “검찰개혁 2차로 내놓은 정부안도 사실 당정협의를 통해 내놓은 법안이다. 이 정도 수정안을 만들어내려고 나라를 이렇게 시끄럽게 만들었느냐”며 “이 대통령이 SNS와 국무회의를 통해 ‘충분히 숙의하고 수정하라’고 말했다. 만약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나 정부 관계자들에게만 문제가 있었다고 판단했다면 따로 비공개로 질책을 해도 된다. 공개적으로 얘기한 것은 당이나 외부의 관계자들에게도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씨가 검찰개혁 법안에 반대 입장을 낸 것도 결국 검찰개혁TF가 국무총리실 내에 있었던 만큼 김 총리 흠집내기가 목적이었다는 해석이 고개를 들었다.
김어준 씨는 스스로도 ‘음모론자’라고 정의한다. 18대 대선 부정선거 음모론과 세월호 침몰 음모론은 김 씨가 다큐멘터리까지 제작했지만 결국 논란만 키웠을 뿐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