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달 자금 절반 넘게 채무 상환 투입…주가 급락에 증권가 평가도 싸늘

한화솔루션은 2023년 초 미국 조지아주 ‘솔라 허브’ 구축에 약 3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실적이 악화하는 흐름을 보였다. 2023년 연결 기준 당기순손실 882억 원으로 적자 전환한 한화솔루션은 2024년 영업손실 3002억 원, 당기순손실 1조 3689억 원을 기록했다. 2025년 영업손실은 전년 대비 더 늘어난 3533억 원, 당기순손실 6088억 원을 기록했다.
한화솔루션은 유상증자 추진에 앞서 지난 2년간 여수산단 내 유휴부지, 울산 사택부지, 신재생에너지 개발 자산, 관계사 지분 등 1조 6000억 원 규모의 자산을 매각했고, 자본시장에서 신종자본증권(영구채) 발행을 통해 7000억 원을 조달한 바 있다. 그러나 한화솔루션의 부채비율은 2022년 138%에서 지난해 3분기 기준 189%까지 늘어났다.
한화솔루션은 “이 같은 재무 구조 개선 노력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태양광·화학 산업의 업황 둔화로 신용등급 하락 압박이 커지고 있다”며 “신용등급 하락에 따른 재무 부담 및 기업 가치에 대한 영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유상증자를 통한 자본 확충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한화솔루션은 이번 유상증자 조달 자금 가운데 62% 수준인 1조 4899억 원을 회사채·CP·대출 상환에 투입할 예정이다. 조달 자금의 과반이 신규 성장 재원이 아닌 기존 차입금 상환에 배정되면서, 주주 자금으로 재무 부담을 메우는 구조에 대한 시장의 비판적 평가가 나온다.
한화솔루션 최대주주인 (주)한화의 유상증자 참여 규모는 일반주주의 청약 부담을 가늠하는 변수로 거론된다. (주)한화는 2021년 한화솔루션 유상증자 당시 보유 지분보다 적은 수준으로만 청약에 참여한 바 있다.
또한 신주 발행에 따라 기존 주주의 지분 가치 희석도 불가피하다. 신주 발행 규모는 7200만 주로 기존 주식 수의 약 42% 수준이다. 유상증자는 기업이 신주를 발행해 현금을 조달하는 과정에서, 발행 주식 수가 늘어 기존 주주의 지분율이 낮아지는 희석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를 운영 중인 이상목 컨두잇 대표는 “소액주주들의 한화솔루션을 향한 반발이 상당하다. 기존 주주에게 증자로 발행된 주식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제3자 배정 방식으로 갔어야 했다”며 “금융감독원에 ‘중점 대상 선정 촉구’ 탄원서를 낼 계획이며 향후 청와대 탄원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유상증자 결정에 대해 증권가에서 냉랭한 평가가 나오고 있다. DS투자증권은 27일 한화솔루션에 대한 투자 의견을 기존 ‘매수’에서 ‘매도’로 낮추고, 목표 주가도 4만 7000원에서 2만 5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안주원 DS투자증권 연구원은 “2025년 말 기준 순차입금 규모가 약 13조 원에 달하는데 이번 유상증자로는 차입금을 의미 있게 축소할 수 없다”며 “남아 있는 차입금을 줄이려면 자산 매각 등 또 다른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진단했다.
삼성증권은 이번 유상증자에 대해 “시점이나 규모 측면에서 다소 아쉬운 부분”이라고 평가하며 투자 의견을 ‘홀드’로 하향했다. 특히 신재생 에너지 부문의 이익 반영 시점을 2026년에서 2027년으로 늦춘 상황에서, 대규모 유상증자와 신제품 투자 계획이 투자자로선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짚었다.
한편 한화솔루션은 향후 5년간(2026~2030) 연결 당기순이익의 10%를 주주환원 재원으로 활용해 배당 또는 자사주 매입·소각 등으로 환원한다. 다만 연결 당기순이익의 10%가 보통주 기준 주당 배당금 300원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주당 300원의 최소 배당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주주 가치 희석 등 우려가 있을 수 있으나 중장기적으로 수익성 개선과 성장을 통해 주주 가치를 다시 끌어올릴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대주주인 (주)한화에서 현재 보유 주식의 100% 이상에 달하는 물량을 청약하는 것을 검토 중이기에 일반 주주들에게 회사의 빚을 전가한다는 식의 해석은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박찬웅 기자 roone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