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SNS 지적, 규제 확대 가능성…매물 잠김·전월세 불안정 우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4월 18일 X(옛 트위터)를 통해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는 ‘거주 여부와 무관하게’ 오로지 장기보유했다는 사유만으로 양도세를 대폭 깎아 주는 제도”라며 “거주할 것도 아니면서 돈 벌기 위해 사둔 주택값이 올라 번 돈에 당연히 낼 세금인데 오래 소유했다는 이유로 왜 대폭 깎아줘야 하나”라고 밝혔다. 앞서 1월 23일에도 “다주택은 물론, 비거주 1주택도 주거용 아닌 투자·투기용이라면 장기보유했다고 세금 감면은 이상해 보인다”고 언급한 바 있다.
장특공제는 주택을 오래 보유한 집주인에게 양도소득세 부담을 덜어주는 제도다. 1세대 1주택자의 경우 보유요건(최대 40%)과 거주요건(최대 40%)을 합산해 최대 80%까지 공제받을 수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실거주 1주택과 직장 등 사유로 일시적으로 비거주 상태가 된 실주거용 1주택은 정당한 보유주택으로 보되, 그 외 투자·투기용 부동산에 대해서는 보유 부담을 선진국 수준으로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현행법상 1세대 1주택자는 보유기간 중 2년 이상 거주해야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적용받을 수 있는 만큼, 일정 기간 실거주한 뒤 다른 지역이나 다른 주택으로 옮겨 사는 1세대 1주택자까지 이번 규제 논의의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결국 ‘정당한 비거주’와 ‘투자 목적 비거주’를 어떤 기준으로 가를지가 향후 제도 설계의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정확한 적용 범위를 두고도 시장 해석은 엇갈리고 있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거주요건은 유지한 채 보유요건만 손보겠다는 뜻인지, 아니면 실거주 1주택자의 최대 공제율 자체를 80%에서 40%로 줄이겠다는 뜻인지 명확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발언만 놓고 보면 10년 동안 보유하면서 거주한 사람은 기존처럼 80%를 유지하겠다는 뜻으로도 읽힌다”며 “의도를 보다 분명히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남혁우 부동산연구원은 “거주하지 않았을 때 쌓이는 보유 공제 부분을 없애는 식이면 비거주 1주택자만 상대적으로 걸러낼 수 있는 구조가 된다”며 “거주 1주택자에게만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열어주는 방향으로 설계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장특공제 손질의 역풍…전세 물량 감소 우려도
장특공제 축소 혹은 폐지가 현실화하더라도 매물 증가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주택자와 달리 1주택자는 집을 팔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시 다른 집을 구해야 하는 만큼 현상 유지를 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1주택자가 집을 팔고 양도세를 내고 나면 세후 손실이 커 유사한 지역으로 갈아타기가 어려워진다”며 “급지를 낮추거나 평형을 줄이는 선택을 하기보다는 현상 유지가 더 낫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높다. 매물이 많이 나오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오히려 매물 잠김 가능성이 거론되자 이재명 대통령은 “갑자기 전면 폐지하면 그럴 수도 있겠지만 점진적으로 단계적으로 폐지해 팔 기회를 주면 다 해결될 것”이라며 “빨리 파는 사람이 이익이 되게 하면 매물 잠김이 아니라 매물 유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대차 시장이 먼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비거주 1주택자의 경우 매도 대신 향후 직접 전입하는 방식으로 장특공제 요건을 맞추려 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서울 주택 273만 6773가구 중 30.4%에 달하는 83만 927가구가 비거주 주택인 것으로 파악된다.
우병탁 신한은행 프리미어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1주택자의 경우 세입자를 내보내고 집주인이 직접 전입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여지가 있다. 강남 같은 지역에서는 전월세 불안이 더 심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세입자가 있는 상태에서 집주인이 장특공제 축소·폐지를 피하려고 서울 주택을 매도할 경우 전월세 시장의 어려움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지역에서는 매수자가 실거주 요건을 충족해야 하는 만큼 기존 세입자가 밀려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권대중 한성대 경제·부동산학과 석좌교수는 “단기적으로는 매매시장에 매물이 늘면서 가격이 다소 조정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전세 물량이 줄고 전세가격이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 전월세 시장은 이미 불안한 상태다. 4월 중순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2년 전보다 49.9% 줄었고, 월세 매물도 1년 전보다 24.9% 감소했다. 4월 둘째 주 서울 전세수급지수는 105.2로 2021년 9월 둘째 주 이후 약 4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준선 100을 웃돌수록 수요가 공급보다 많다는 뜻인 만큼 전세 매물 부족과 가격 상승 압력이 이미 누적된 상태로 해석된다. 올해 서울 아파트 임대차 계약 가운데 월세 비중은 48.3%로 늘었고 3월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도 152만 8000원으로 월별 기준 역대 최고치를 다시 썼다.
서진형 광운대 일반대학원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직장 이동과 교육, 일시 전출 등 생활상 사유와 투자 목적 보유를 행정적으로 어떻게 구분할 수 있느냐도 논란의 여지가 남는다. 섬세한 설계가 있어야 국민 반발을 줄일 수 있다”며 “돈 있는 사람은 버티고 그렇지 못한 사람은 먼저 파는 식의 양극화가 심화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장특공제 폐지할 거면 양도소득세 자체를 지금의 수준보다 대폭 낮춰서 거래를 원활하게 터 줘야 한다. 그런 선제 조치 없이 장특공제만 손볼 경우 매물 출회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며 “불안한 전월세 시장 역시 상가를 개조해 임대하겠다는 정도를 제외하면 현재 뚜렷한 대안이 없다. 공공임대주택 등 물량 확보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매매 시장을 압박하면 오히려 서민 주거 안정만 해치게 된다”고 제언했다.
김정민 기자 hurrymi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