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디트로이트 타이거즈 산하 마이너리그에서 활약 중인 고우석이 최근 트리플A에서 더블A로 내려갔다. 더블A 강등 후에는 두 차례 등판에서 모두 2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지난 3월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WBC에 나섰던 고우석은 소속팀에 복귀, 마이너리그 더블A에서 활약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올 시즌 고우석의 트리플A 성적은 좋지 않았다. 2경기 등판해 1⅓이닝 2탈삼진 1피안타 5볼넷 4실점(3자책)으로 평균자책점 20.25를 기록했다. 디트로이트 구단은 고우석을 트리플A 털리도 머드헨즈에서 더블A로 이관하는 결정을 내렸고, 더블A에서는 무실점 경기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4월 9일(한국시간) 고우석이 더블A로 강등됐을 때 야구 커뮤니티에서는 고우석의 LG 복귀설이 나돌았다. 그런데 고우석의 복귀설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에도 고우석이 미국 생활을 정리하고 돌아올 거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지만 고우석은 계속해서 미국 야구 도전을 선언했고, 디트로이트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다.
2024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2+1년 계약을 맺고 미국으로 향했던 고우석의 야구 여정은 파란만장하다. 2024시즌 메이저리그 개막 로스터에 오르지 못하고 더블A에서 첫 시즌을 시작했는데 더블A 10경기에서 평균자책점 4.38에 그쳤다. 이후 마이애미 말린스 산하 마이너리그로 트레이드됐고, 더블A 18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0.42로 좋지 않은 성적을 거뒀다.
2025시즌 마이애미 말린스 스프링캠프 초청 선수로 이름을 올린 고우석은 호텔 헬스장에서 수건으로 섀도우 피칭을 하다 오른 검지 골절 부상을 당해 부상자 명단에 오르는 불운을 겪었다. 당시 굉장히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인고의 재활 훈련 끝에 마운드에 복귀했고, 트리플A 5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1.59(5⅔이닝 1실점)로 반등을 예고했다.
불운이 끝난 줄 알았는데 다시 이어졌다. 같은 해 6월 마이애미로부터 방출 통보를 받은 것이다. 다행히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고, 트리플A에서 뛰며 빅리그 도전을 이어갔다. 2025년 고우석의 디트로이트 산하 마이너리그 트리플A 성적은 14경기 21이닝 1승 3세이브 평균자책점 4.29였다.
고우석은 2026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 참가해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위기 상황에서 LG 시절의 세이브왕의 품격을 뽐냈고, 3경기 3⅔이닝 1탈삼진 1실점(비자책)의 호투를 선보였다.
2025시즌 종료 후 FA로 풀린 고우석은 한국으로의 복귀 대신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와 다시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는 걸로 미국 도전을 이어갔다. WBC를 마치고 소속팀에 복귀해서는 시범경기에 등판했는데 2월 21일 뉴욕 양키스전 팀이 3대13으로 크게 지고 있던 8회말 1사 만루에 등판해서 ⅔이닝 4피안타(2피홈런) 1탈삼진 4실점을 기록했다. 결국 트리플A 팀인 톨레도 머드헨즈에서 시즌을 시작했다가 2경기 승리 없이 1패 평균자책점 20.25의 부진 끝에 4월 9일 더블A로 강등된 것이다.
고우석은 미국 무대로 향한 후 두 차례 LG로 복귀할 기회가 있었다. 2025년 6월, 마이애미에서 방출됐을 때, 그리고 2025시즌을 마치고 디트로이트와의 계약이 끝날 때였다. 고우석은 그때마다 빅리그 도전을 선택했다.
고우석은 지난 겨울 비시즌에 출연한 LG 구단 유튜브에서 올해가 빅리그 도전의 마지막 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금과 비슷한 상황이 지속된다면 도전을 이어가는 게 쉽지 않다는 걸 미리 밝힌 셈이다.
고우석이 더블A에서의 생활을 이어간다면 6월 말이 되기 전 중요한 선택을 할 수도 있다. 취재한 바에 의하면 고우석에게 옵트아웃(계약 기간 도중 FA 권리 행사 등으로 인한 계약 파기) 조항이 존재하는 걸로 알려졌다. 즉 고우석이 옵트아웃 선언후 LG로 복귀할 수 있다는 의미다. 트리플A가 아닌 더블A에서 엄청난 호투를 보이지 않고선 빅리그로의 콜업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고우석을 잘 아는 한 야구인은 오는 6월까지 고우석이 계속 더블A에 머문다면 한국으로 돌아오는 게 더 낫다고 말한다.
“고우석은 계속 경기에 나가면서 구속과 제구를 잡아가는 스타일이다. 지금처럼 경기 등판 일정이 들쑥날쑥하고 팀의 관리를 제대로 받지 못한다면 마운드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이기 어려울 수도 있다. 지난 겨울 한국에 왔을 때 6월 말까지 (미국에서) 해보고 잘 안되면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는데 지금도 그 말이 유효한지는 모르겠다. 그동안 고우석이 눈물겨운 노력을 기울였다. 그런데 미국 갈 때부터 발목이 안 좋았고, 이후 섀도우 피칭하다 손가락이 골절되는 등 어려움이 많았다. 혼자 재활하면서 얼마나 힘들고 외로웠겠나. 미국에서 보낸 시간과 경험들이 좋은 야구 자산이 됐을 것이다. 그걸 LG로 복귀해 마운드에서, 또 팀 후배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쳤으면 좋겠다.”
고우석의 6월 움직임과 관련해 LG 구단은 고우석으로부터 아직까지는 아무 연락도 받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후 선수한테 연락이 오고, 복귀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이라면 구단도 적극적으로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고우석 복귀설 관련 LG 차명석 단장의 설명이다.
“고우석으로부턴 아직 아무 연락을 받지 못했다. 고우석이 LG로 복귀한다면 당연히 팀에 도움이 될 것이고, 무조건 좋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2027 신인드래프트 상위 지명 후보 엄준상,이마트배 결승서 만루홈런·3이닝 무실점 맹활약
2026 신세계 이마트배 전국고교야구대회 우승은 ‘전통의 강호’ 덕수고(정윤진 감독)의 차지였다. 4월 12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덕수고는 야탑고를 12-6으로 꺾고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엄준상은 이마트배 결승전에서 만루홈런을 기록하는 등 투타에서 맹활약하며 덕수고의 우승을 이끌었다. 사진=이영미 기자이 대회의 최우수선수상과 수훈상은 덕수고 3학년 엄준상에게 돌아갔다. 엄준상은 이날 첫 타석부터 만루 홈런을 터트리며 팀의 리드를 이끌었고, 결승전에서 홈런 포함 3타수 1안타 4타점 2득점의 활약과 마운드에선 3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현재 유격수와 투수로 활약 중인 엄준상에게 관심이 쏠리는 건 부산고 하현승, 서울고 김지우와 함께 올해 열리는 2027 KBO 신인 드래프트 ‘빅3’로 꼽히기 때문이다. 엄준상은 1학년부터 선수층이 두터운 덕수고에서 주전으로 활약했고, 2024년 신세계 이마트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전주고 에이스 정우주(한화)를 상대로 안타를 뽑아내는 등 멀티히트로 팀의 우승에 기여했다. 2학년 때는 청룡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팀의 우승을 이끌었고, 그 해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으로 선발됐다.
4월 16일 덕수고 훈련장에서 만난 엄준상은 이번 이마트배 전국고교야구대회를 앞두고 매 경기 안타 하나씩만 치자는 마음으로 부담을 덜고 대회에 임했다고 말한다.
“시즌 초부터 타격감이 좋지 않았다. 그래도 큰 부담을 갖지 않았는데 전국 대회인 이마트배를 앞두고선 조금씩 신경이 쓰였다. 이럴 때일수록 잘하려고 애쓰기보단 하루에 한 개씩만 치자는 생각으로 4번 타자 역할을 감당하려 했다. 그런데 진짜 7경기에서 안타 1개씩을 치며 대회를 마쳤다. 개인 기록보다 팀을 위해 노력했던 게 좋은 결과로 나타난 것 같다.”
엄준상은 1회 무사 만루에서 야탑고 조연후의 높은 공을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기는 홈런으로 모든 주자들을 불러들였고, 경기 시작부터 4득점을 올리는 바람에 기세를 이어갈 수 있었다.
“내가 원래 홈런 타자가 아닌 중장거리형 타자인데 첫 타석부터 만루 찬스가 만들어졌다. 상대 투수의 제구가 흔들렸고 공이 좀 느린 투수라 공이 오는 걸 보고 돌렸다가 맞는 순간 홈런이란 걸 직감할 수 있었다.”
이마트배 결승전에서 엄준상은 7회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엄준상은 고2 때부터 공을 던지기 시작했는데 정윤진 감독에 의하면 투타 겸업이 본인의 의사에 따라 결정된 거라 투구는 일주일에 한 번, 투구수는 20~30개로 제한하고 있다고 한다.
뒤늦게 투수를 시작했음에도 엄준상의 구속은 150km/h를 넘는다. 투수를 처음 시작했던 지난해에는 11경기 등판해 40.2이닝 4승 2패 37탈삼진 평균자책점 0.66을 기록했다. 타석에서도 28경기에 출전해 타율 0.344 2홈런 33안타 22타점 3도루의 성적을 올렸다. 이번 이마트배에서 찍은 최고 구속은 153.1km/h였다.
“9회 마지막 타자를 직구로 삼진 잡고 싶었다. 그런데 포수가 변화구 사인을 내서 계속 싫다고 했고, 마지막 공을 직구로 전력 피칭했는데 153.1km/h가 나왔고, 삼진으로 경기를 끝낼 수 있었다. 야수하면서 투수하는 게 쉽지는 않지만 재미있다. 어렸을 때부터 캐치볼 할 때 전력으로 던지고, 정확하게 던지는 연습을 했던 게 구속과 제구 잡는데 도움이 됐다.”
엄준상에게 타자와 투수의 매력에 대해 물었다. 엄준상은 매일 경기에 나가는 걸 좋아하다 보니 야수에 더 큰 매력을 느낀다고 말한다. 엄준상의 등번호는 유격수를 상징하는 6번이다.
“타자를 하면 수비에 나서는데 프로에 가면 매일 경기에 나갈 수 있는 포지션이 야수 아닌가. 그리고 유격수는 센터라인의 꽃이라고 생각한다. 내야수 중 수비를 제일 잘하는 선수가 유격수를 보기 때문에 그 점이 마음에 든다.”
정윤진 감독은 엄준상이야말로 야구의 전 포지션을 다 소화할 수 있는 만능 유틸리티 플레이어라고 설명한다. 포수, 투수, 내외야 전 포지션이 모두 가능한 선수라는 것. 그렇다면 프로 데뷔 후 엄준상은 어떤 포지션을 선호할까. 관련 질문에 엄준상은 잠시 고민하다 다음과 같이 대답한다.
“팀이 원하는 방향에 맞춰야 한다고 생각한다. 팀에서 투수를 원하면 투수로, 야수를 원하면 야수로 가는 게 맞는데 만약 내게 선택할 기회가 생긴다면 매일 경기에 나갈 수 있는 야수가 조금 더 재미있을 것 같다.”
자양중학교 시절부터 ‘야구 천재’로 소문이 자자했던 터라 고교 진학 후에는 엄준상의 일거수 일투족이 KBO리그 스카우트들의 수첩을 가득 채우고 있다. 엄준상은 KBO리그뿐만 아니라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 한테도 큰 관심을 받고 있어 그가 올 시즌 어떤 선택을 할지 궁금해진다.
“야구하면서 늘 메이저리그 진출을 목표로 삼았다. 메이저리그로 향하기 위해선 KBO리그를 거쳐 갈 수도 있고, 고교 졸업후 곧장 미국 무대에 도전할 수도 있다. 아직은 결정하지 못했다. 지금은 시즌 초이기 내 실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게 더 중요하다. 조금 더 솔직하게 표현한다면 메이저리그 진출 가능성을 닫지 않은 상태에서 KBO리그 진출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엄준상은 야구 잘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인성이라고 말한다. 덕수고 야구부에서 가장 많이 강조하는 말이 인성이라는 것.
“정윤진 감독님이 내게 야구를 잘하는 사람만 되지 말고 멋있는 남자가 되라고 말씀해 주셨다. 야구할 때도 학생답게, 학생의 본분을 잊지 말고 야구하라고 강조하셨다. 그런 점들이 야구하는데 좋은 영향을 미친다. 감독님, 코치님들 덕분에 전국에서 제일 우승을 많이 한 덕수고에 다니고 있고, 덕수고 출신이 된다는 사실에 큰 자부심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