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형 키웠지만 적자 누적에 자본잠식 심화…안성진 대표 체제서 실적 반전 이뤄낼지 주목

하지만 TM만으로는 성장 한계가 뚜렷했다는 평가다. 금융권 전반에 디지털 전환이 확산됐지만 보험업계는 상대적으로 전환 속도가 더딘 편이다. 특히 손해보험사가 자동차보험, 여행자보험, 골프보험 등 구조가 단순한 미니보험을 앞세워 디지털 판매를 확대해온 것과 달리, 생명보험사는 비대면 채널에서 뚜렷한 돌파구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로는 생명보험 상품의 복잡한 구조와 가입 절차가 꼽힌다. 생보 상품은 보장 범위와 면책 조건, 보험료 산정 방식이 복잡해 소비자가 온라인으로 상품 내용을 충분히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가입 과정에서 대면채널의 설계사나 상담원을 통한 설명 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보험은 소비자들이 자발적으로 가입하는 경우가 적기 때문에 설계사들의 적극적 권유와 영업이 이뤄져야 한다. 대면채널의 영업 실적이 훨씬 좋다”고 설명했다.
마이엔젤금융서비스는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한 2022년 매출 264억 원, 2023년 567억 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각각 235억 원, 246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를 이어갔다. 회사는 2023년 사명을 현재의 동양생명금융서비스로 바꾸고 하이브리드 조직으로 전환해 대면영업까지 확대했다. TM 중심 조직만으로는 수익성 개선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대면영업 확대에도 수익성 개선은 쉽지 않았다. 동양생명금융서비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매출은 700억 원으로 늘었지만 영업손실 194억 원, 당기순손실 188억 원을 기록했다. 외형은 커졌지만 적자 구조는 이어진 셈이다.
2025년 상반기 공시자료를 분석한 보험저널에 따르면 동양생명금융서비스는 생명보험 중심 영업 생산성과 인당 수수료는 업계 상위권이었지만 설계사 정착률과 재무 안정성, 불완전판매비율 측면에서는 취약한 것으로 평가됐다. 상반기 기준 재적 설계사 수는 568명 수준으로 공시대상 72개 GA 가운데 70위였다. 조직 안정성을 보여주는 13회차 설계사 정착률은 39.7%로 GA 평균 59.1%를 크게 밑돌며 최하위 수준으로 집계됐다.
GA의 설계사 수는 곧 영업망의 크기이자 매출 기반이다. GA업계에서 규모의 경제가 중요한 이유는 모집수수료 자체보다 설계사 조직을 유지·관리하는 데 들어가는 교육비, 정착지원금, 영업지원비, 전산·내부통제 비용 등이 선행적으로 투입되기 때문이다. 일정 규모 이상의 설계사 조직을 확보할 경우 고정비를 효율적으로 낮출 수 있지만 반대로 설계사 이탈이 잦으면 초기 비용만 투입한 채 수익 회수는 늦어질 수 있다. 보험업계에서 설계사 수와 유지율 혹은 정착률을 핵심 지표로 보는 이유다.
동양생명금융서비스는 수차례 모회사 증자를 통해 지금까지 총 700억 원을 수혈받았지만 결손은 오히려 확대됐다. 이익잉여금은 2022년 마이너스(-) 234억 원에서 2023년 -478억 원, 2024년 -667억 원으로 불어났다.
재무 구조도 취약하다. 2025년 상반기 기준 총자산은 258억 원, 총부채는 257억 원으로 자산 대부분이 부채로 채워져 있다. 자기자본은 2억 원에 그쳐 자기자본비율은 0.7%에 불과했다. 부채비율은 1만 2850%로 업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외형 확대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재무 완충력이 사실상 바닥 수준까지 낮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안성진 대표 영입 이후 회사가 다시 외형 확대에 드라이브를 거는 점도 눈에 띈다. 동양생명금융서비스는 2월 말부터 경력 설계사 우대 채용에 나서며 최대 1억 원 수준의 정착지원금과 설계사 1인당 850건 이상의 고객 데이터베이스(DB) 제공을 전면에 내세웠다. 3월 18일까지도 알바몬에 ‘DB 850개 안정적 지원’과 ‘정착지원금 지원’을 내건 상시 채용 공고를 올렸다.
앞서의 보험업계 관계자는 “입사 직후부터 접촉할 수 있는 고객군이 확보된 설계사들은 ‘맨땅 영업’ 부담이 줄고 초기 실적도 빠르게 올릴 수 있다. 설계사들 입장에서는 마케팅 동의를 한 고객 DB를 제공해주는 업체들을 좋아할 수밖에 없다”며 “다만 이미 자본금 소진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단순히 설계사 모집 수를 늘리는 방식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결국 관건은 설계사 이탈률을 얼마나 낮추고 생산성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느냐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리금융이 동양생명 완전 자회사화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경영진이 동양생명금융서비스를 계속 안고 갈지 추후 구조조정에 나설지도 관심사다. 실질적인 수익성 개선 가능성을 입증하지 못할 경우 모회사 입장에서는 계속 안고 갈 명분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안성진 대표 체제가 사실상 마지막 시험대가 될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이와 관련, 동양생명 관계자는 “자회사 실적 흐름을 반영해 투자자산의 회수 가능성을 재평가하는 과정에서 손상차손을 인식했다”고 밝혔다.
김정민 기자 hurrymi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