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남 전병우 전무, 승계 기반 갖췄지만 경영력 입증 과제…콘텐츠·헬스케어 부진 속 ‘불닭 쏠림’ 돌파가 관건

고 전중윤 명예회장의 며느리인 김정수 부회장은 우지파동 여파 등으로 경영난을 겪던 1998년 삼양식품에 입사했다. 김 부회장은 2012년 ‘불닭볶음면’ 출시를 주도하며 해당 제품을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시키고 해외 시장 확대를 이끌었다. 그 성과에 힘입어 2021년 6420억 원이었던 매출 규모는 지난해(2025년) 2조 3517억 원으로 늘어났다. 전체 매출에서 해외 매출 비중은 같은 기간 26%에서 80%로 확대됐다.
김정수 부회장의 승진에 대해서는 대체로 긍정적 평가가 나온다. 그의 아들 전병우 삼양식품 전무의 상황은 대조적이다. 1994년생인 전 전무는 2019년 삼양식품 해외사업본부 부장으로 시작해 1년 만에 이사로 승진했고, 2023년 10월 상무를 거쳐 지난해 11월 전무로 승진했다. 뚜렷한 성과를 보이지 못한 경영 능력에 비해 승진이 너무 빠른 것 아니냐는 평가가 있다.
현재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 단일 브랜드로만 지난해 전체 매출의 상당 부분(1조 6000억 원) 실적을 올리고, 이 가운데 해외 매출이 1조 4000억 원에 달할 만큼 특정 품목 의존도가 높다. 전 전무는 이 같은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콘텐츠 IP 사업과 헬스케어 등 신사업을 추진해 왔지만 뚜렷한 결과를 내놓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병우 전무가 삼양식품 내에서 주력하고 있는 헬스케어 분야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는 2023년 기존 신사업본부를 개편해 신설한 헬스케어BU 수장을 맡아 관련 사업을 이끌고 있지만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삼양식품 헬스케어BU 내 뉴트리션사업부 매출은 29억 1900만 원으로, 삼양식품 전체 매출(연결기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1%에 불과했다.
한편 후계구도의 기반이 되는 지주사 지분 구조는 견고한 것으로 진단된다. 삼양식품 최대주주인 지주회사 삼양라운드스퀘어(지분 35.48%)는 오너 일가 등이 지분 100%를 소유하며 그룹 전체를 지배하고 있다. 주주 현황을 보면 김정수 회장(지분 32.0%)이 삼양라운드스퀘어 최대주주이며, 전병우 전무가 24.2%, 전인장 전 회장(고 전중윤 명예회장의 장남)이 15.9%의 지분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27.9%는 자기주식이다.
업계에선 전병우 전무로 경영권 승계를 위한 핵심 축은 사실상 완성된 것으로 평가된다. 지분 구조와 별개로 전 전무가 경영 능력을 충분히 증명해야 승계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평가가 따른다.
삼양라운드스퀘어 관계자는 ‘일요신문i’에 “김정수 회장 승진 초기 단계에서 전 전무 승계 문제를 논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지분 증여와 관련해서도 진행되고 있는 바는 없다”고 밝혔다.
정동민 기자 workhar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