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선발 제외 등 승부수 던졌지만 0-1 패배…1승 2패로 32강 진출 ‘경우의 수’

홍명보 감독은 손흥민이 빠진 최전방에 오현규를 투입했다. 체코와 경기에서 골맛을 본 오현규였다. 이외에도 이재성이 뛰던 공격 2선 왼쪽 지역에는 황희찬을 투입했다. 왼쪽 윙백으로는 이태석이 복귀했다. 체코전에 출전했지만 멕시코전에서는 휴식을 취했던 자원이었다. 이태석 대신 멕시코를 상대로 왼쪽에 출전했던 설영우는 오른쪽으로 돌아갔다.
이들 외에 다른 포지션은 이전과 같았다. 공격 2선에 이강인, 미드필드에는 황인범과 백승호가 배치됐다. 백3는 이기혁, 김민재, 이한범, 골키퍼는 김승규가 맡았다. 앞선 두 경기와 같은 배치였다.
멕시코전은 답답한 공격력을 보인 경기였다. 손흥민보다 좀 더 정통 중앙 공격수에 가까운 오현규와 이재성에 비해 포워드 역할에 가까운 황희찬을 출격시키며 밸런스보다 공격력 상승을 기대케 했다.
실제 전반 초반, 변화의 효과를 보는 듯했다. 황인범의 뒷공간을 향한 패스가 나왔고 설영우가 측면에서 컷백을 시도했다. 먼 지역으로 흐른 공을 반대편 윙백 이태석이 중앙으로 연결했다. 공을 받은 이강인은 강한 왼발 슈팅을 연결했으나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이후 대표팀은 이렇다 할 공격 장면을 보여주지 못했다. 멕시코전에서 발목을 잡았던 무딘 공격력이 개선되지 못했다. 반면 남아공은 주도권을 내주는 듯했으나 위협적인 역습을 간간이 시도했다.
장지현 쿠팡플레이 해설위원은 "전반전이 특히 더 좋지 않았다. 팀 밸런스가 무너지고 공수 간격도 벌어져 있었다. 빌드업을 위한 공 없는 움직임도 적고 몸이 무거워 보였다"며 "상대가 중앙을 틀어막으면서 측면 위주 플레이를 할 수밖에 없었는데 측면에서 예리함이 떨어졌다. 상대는 초반에 롱볼로 공격을 시도하더니 나중에는 짧은 빌드업으로 전환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고 평가했다.

손흥민과 카스트로프가 배치된 왼쪽에서 공이 도는 빈도가 늘었다. 전반전 대비 비교적 활발한 모습을 보였음에도 이렇다 할 소득은 없었다. 장 해설위원은 "교체 효과는 있었다. 공세를 가져가면서 경기를 주도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말했다.
대표팀이 무딘 공격력을 보이자 남아공이 선제골을 넣었다. 후반 18분 남아공이 왼쪽 돌파에 성공, 문전으로 크로스를 시도했다. 측면 공격수 타펠로 마세코가 공을 잡은 이후 시도한 왼발 슈팅이 한국의 골망을 흔들었다.
패배 위기에 몰린 대표팀은 정규시간 약 15분을 남기고 최전방에 오현규 대신 조규성을 투입했다. 경기가 막판으로 흐를수록 롱볼을 통한 공격을 시도했으나 결과를 얻어내지는 못했다. 경기는 그대로 0-1로 끝났다.
장 해설위원은 이날 경기에 대해 "한국 대표팀이 역대 월드컵에서 3차전은 좋은 내용을 보여주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이 가장 좋지 않은 경기였다. 총체적으로 문제를 보인 경기였다"고 평했다.
대표팀은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1승 2패라는 결과를 받았다. 1승 1무 1패로 16강에 올랐던 직전 대회보다 저조한 기록이다. 8년 전 러시아에서와 같은 성적이다.

남아공의 경우 아프리카 대륙에서 본선 진출에 성공한 국가 중 가장 승점이 낮았다. 같은 조에서 나이지리아가 예상 밖으로 크게 부진하며 예선을 통과할 수 있었다.
체코와 남아공 외에 만난 멕시코 또한 그렇게 어려운 상대는 아니었다. 개최국이라는 까다로운 조건은 있지만 스페인, 프랑스, 아르헨티나 등 다른 1포트 국가들과 전력 차가 있다. 이에 팬들은 더욱 기대감을 가졌다. 하지만 멕시코는 한국을 상대로 조심스러운 경기를 펼친 끝에 1-0 승리를 가져갔다.
비교적 쉬운 상대로 여겨지는 팀들을 만났음에도 대표팀의 월드컵 성적은 지난 대회보다 오히려 저조했다. 조별리그 3경기 결과는 1승 2패. 2골만 득점했고 매 경기 1골씩 내줬다.
대표팀은 지속적으로 수비적인 태도로 경기에 임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선발 라인업을 내는 데 공격적인 선수단 운용은 보기 어려웠다. 실점 이후에는 적극적인 교체 카드 활용으로 대응했다. 하지만 확실한 효과를 본 경기는 첫 경기뿐이었다. 최종전에서는 실점 이전 하프타임에 3명을 동시에 교체하기도 했으나 뚜렷한 변화는 없었다.
대표팀의 대회 내용에 대해 장지현 해설위원은 "현대축구에서 공격이면 공격, 수비면 수비 한쪽만 강하다는 판단을 내리기가 어렵다. 공격과 수비의 밸런스가 잡혀 유기적인 화합체처럼 움직여야 한다"면서 "우리는 일관성이 부족하고 체계화가 덜 돼 있다고 본다. 감독도 자주 바뀌고 전술적으로 확실한 색채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실망스러운 결과를 안았지만 대표팀의 월드컵은 이어질 수 있다. 12개 조의 3위팀 중 상위 8개 팀이 다음 라운드로 향할 수 있기에 대표팀의 32강 진출 가능성은 남아 있다. 장 해설위원은 "조직적으로 체계화돼 있지 않고 일관성이 부족한 팀이다. 결국 한 발 더 뛰는 게 중요하다. 현실적으로 지금 시점에 전술적으로 더 담금질을 한다든가 수정을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면서 "다치지 않고 피지컬적으로 좋은 상태를 만들어 놓는 것이 중요하다. 심리적으로도 무너져 있는 선수들이 있을 것이다. 자신감을 다시 올리는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논란 속 지휘봉 잡은 홍명보 감독, 두 번째 월드컵에서도 ‘쓴맛’
대한민국 역대 대표팀 사령탑 가운데 처음으로 두 번째 월드컵 도전이었다. 홍명보 감독은 감독으로서 임하는 여섯 번째 월드컵 경기에서 패배를 안았다.
25일(한국시간)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남아프리카공화국과 경기, 대한민국 대표팀은 0-1로 패배했다. 조별리그 최종 성적은 1승 2패에 그쳤다.
홍명복 감독 개인에게는 이번 월드컵이 감독으로서 두 번째 월드컵이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1무 2패에 그쳤다. 러시아를 상대로 무승부를 기록한 이후 알제리, 벨기에에 연패했다.
이번 대회에선 첫 경기를 산뜻하게 출발했다. 체코에 선제골을 내줬으나 2-1 역전승을 거뒀다. 이후 멕시코, 남아공을 상대로 각각 0-1 패배를 기록했다.
홍명보 감독은 선임 과정부터 잡음이 많았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경질 이후 대표팀은 혼란을 겪었다. 정식 감독 선임이 지연되면서 대표팀은 월드컵 예선전이라는 중요한 일정을 치러야 함에도 임시 감독 체제를 이어갔다. 대한축구협회의 최종 선택은 홍명보 감독이었다.
여러 논란이 뒤따랐다. 전력강화위원회는 한국 감독직에 지원한 외국인 감독과 당초 대표팀 지휘봉에 특별한 관심을 보이지 않고 한때 부정적 발언까지 했던 홍명보 감독을 후보에 나란히 올려뒀다. 일부 후보는 장시간 프레젠테이션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홍 감독은 이임생 기술이사와 '면담'만 거쳤다.
감독 선임 업무를 수행하던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장이 갑작스레 사퇴하는 등 혼란이 빚어졌다. 홍명보 감독 선임이 결정되는 시점, 감독 선임 작업에 참여했던 전력강화위원의 내부 고발이 터져 나오는 등 홍역을 치렀다.
전 소속팀 울산 HD 측에서도 아쉬울 수밖에 없는 결정이었다. 홍명보 감독이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시기는 7월. K리그 시즌이 한창인 시기였다. 당시 울산이 치열한 순위 경쟁을 하고 있어 팀을 떠난 홍 감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는 더욱 높았다.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은 문화체육관광부의 대한축구협회 감사까지 이어졌다. 문체부는 홍 감독 선임 과정 중 불투명성, 불공정성 등을 지적했다.
축구 내적으로도 불안한 행보가 이어졌다. 2025년 3월, 홈에서 열린 2연전에서 오만, 요르단을 상대로 연속으로 무승부를 기록, 월드컵 본선 진출을 조기에 확정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9월에는 미국 원정 평가전을 치러 미국, 멕시코를 상대로 1승 1무를 기록, 호평을 받았으나 한 달 뒤에는 브라질을 상대로 0-5로 완패했다. 상대가 강호였다고 해도 경기 내용적인 면에서 수확을 거두지 못한 점이 지적을 받았다. 월드컵을 약 2개월 앞둔 시점에는 코트디부아르(0-4), 오스트리아(0-1)를 상대로 연패를 기록하며 비판을 받기도 했다.
감독으로서 두 번째 도전한 월드컵에서도 홍명보 감독은 참담한 결과를 냈다. 과정은 불안했고 결과도 나빴다. 감독 선임 과정에서 불거진 논란을 경기력과 성적으로 넘어서야 했으나 모두 실패했다.
이제 시선은 대한축구협회로 향하고 있다. 앞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홍명보 감독 선임 건을 포함해 이어지는 논란에 월드컵 이후 회장직을 내려놓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변화를 맞이할 협회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지켜볼 일이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