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호날두부터 음바페·케인·비니시우스, 신예 운다브까지 맹활약…발롱도르 경쟁도 새 국면
[일요신문] 열기를 더해가는 2026 북중미 월드컵, 이번 대회는 슈퍼스타들의 활약이 유독 두드러진다. 높은 이름값을 자랑하는 스타들은 기대에 걸맞은 활약으로 팬들을 만족시키고 있다. 일부 경기에서 이변이 일어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스타들을 보유한 팀들 역시 대부분 대회에서 순항하고 있다.
39세 생일을 맞은 리오넬 메시는 조별리그 첫 2경기에서 5골을 넣으며 자신의 커리어 첫 월드컵 득점왕에 도전하고 있다. 사진=FIFA 월드컵 페이스북#세월 잊은 메시
지난 20여 년간 리오넬 메시는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로 군림했다. 2005년 본격 성인 무대에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메시는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각종 기록을 갈아치우며 '역대 최고' 수식어가 달리기도 했다.
2022년은 국가대표로 메시 커리어의 하이라이트였다. 그간 염원하던 월드컵 우승에 성공한 것이다. 소속팀에서 수많은 우승 트로피를 들었기에 월드컵까지 석권한 그는 축구선수로서 더 이상 이룰 것이 없어 보였다.
공교롭게도 월드컵 우승 이후 유럽 무대에서 떠난 메시였다. 프로 커리어 두 번째 팀인 파리 생제르맹에서 이적을 결심,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의 인터 마이애미 유니폼을 입은 것이다. 마이애미에서도 리그 정상급 활약을 선보이고는 있지만 축구의 중심 지역에서 다소 벗어나며 팬들의 시야에서도 멀어지는 듯했다. 어느덧 메시도 40대를 바라보는 나이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39세의 메시는 이번 월드컵에서 여전한 예리함을 자랑하고 있다. 조별리그 첫 두 경기에서 팀이 넣은 5골을 홀로 책임졌다. 첫 경기에서는 3골을 몰아넣으며 월드컵 본선 역대 최고령 해트트릭 기록을 갈아치웠다. 부족할 수 있는 메시의 활동량과 수비력 등을 채워주는 아르헨티나 동료들의 팀워크 역시 4년 전에 비해 부족할 것이 없다. 아르헨티나는 일찌감치 2승을 쌓아 올리며 토너먼트 진출을 조기에 확정 지었다.
장기간 메시와 라이벌 구도를 만들어왔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역시 대회 멀티골을 기록했다. 첫 경기 콩고민주공화국을 상대로 무득점에 그쳐 실망감을 안기는 듯했으나 이어진 우즈베키스탄전에서 2골을 몰아쳤다. 때론 특유의 독단적인 플레이 스타일이 지적을 받기도 하지만 프리킥 찬스에서 동료에게 기회를 내주는 모습으로 눈길을 끌기도 했다.
호날두는 메시보다도 두 살이 많다. 이번 대회 참가 선수 중 스코틀랜드 골키퍼 크레이그 고든(43세 162일, 개막일 기준)에 이어 두 번째(41세 126일)로 나이가 많다. 경기장을 밟은 출전 선수 중에서는 최고령이다.
이외에도 프랑스의 킬리앙 음바페(2경기 4골), 브라질의 비니시우스 주니오르(3경기 4골 1도움), 잉글랜드 해리 케인(2경기 2골) 등 수년간 스타플레이어로 군림해온 이들이 득점에 성공하며 팀을 이끌고 있다. 많은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지는 스타들의 활약에 팬들도 환호하고 있다. 경험이 있는 이들과 달리 팀 전력이 다소 약해 25세가 돼서야 처음으로 월드컵 무대를 밟은 엘링 홀란드(노르웨이) 역시 2경기에서 각각 2골씩을 기록, 대회에서 순항 중이다.
'신성' 야말은 자신의 월드컵 선발 데뷔전에서 득점에 성공했다. 사진=FIFA 월드컵 페이스북#큰 무대에 첫선 보이는 신예 스타들
18세 라민 야말(스페인)은 이번 대회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고 있는 10대 스타다. 갓 대학에 입학할 나이이지만 축구계에서는 슈퍼스타로 등극한 지 오래다. 2023-2024시즌부터 명문 바르셀로나의 주전 자리를 꿰찼다. 유로 2024에서는 스페인 우승의 주역으로 활약했다. 18세 나이에 벌써 A매치 27경기(7골)에 출전했다.
대회 시작은 다소 불안했다. 시즌 말 소속팀에서 입은 부상으로 경기 출전 여부가 불투명했다. 대회 직전 평가전을 모두 결장했다. 첫 경기에서는 후반 교체 투입으로 19분 만을 소화했다. 스페인은 최약체로 꼽히던 카보베르데와 0-0 무승부를 기록, 대회 최대 이변의 희생양이 되기도 했다. 그간 승승장구하던 야말의 월드컵 데뷔 무대에 먹구름이 끼는 듯했다.
하지만 야말은 조별리그 2차전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선발로 출전했다. 경기 시작 10분 만에 선제 득점에 성공, 우려를 불식시켰다. 루이스 데 라 푸엔테 감독은 하프타임에 야말을 교체로 빼며 컨디션을 조절해줬다. 아직까지는 만족할 수 없는 활약이다. 향후 대회 일정이 진행될수록 야말의 날카로움은 더해질 것으로 보인다.
독일 스트라이커 데니스 운다브 역시 처음으로 나선 월드컵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월드컵 이전까지 A매치 출전 기록이 9경기에 불과하던 운다브는 이번 대회 첫 2경기에서 3골 2도움을 기록했다. 특히 코트디부아르와의 조별리그 두 번째 경기에서는 팀이 지고 있는 상황에서 2골을 홀로 책임지며 역전승을 이끌어냈다.
흥미로운 점은 운다브가 1996년생으로 30대를 바라보는 나이의 '늦깎이 스타'라는 것이다. 다수의 슈퍼스타들이 두각을 드러내는 10대 후반, 20대 초반 시기, 그는 독일 3~4부 리그를 오갔다. 프로 축구 선수로서 전망을 확신하지 못한 그는 학교 졸업 이후 기계조작 등 직업훈련을 받기도 한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24세 무렵, 벨기에 2부 리그 위니옹으로 이적을 결심, 이후부터 상승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팀을 1부 리그로 승격시켰고 꾸준한 호성적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로 이적했다. 잉글랜드에서 1시즌간 활약 이후 자국 명문 슈투트가르트 유니폼을 입었다. 결국 국가대표 발탁까지 이뤄내는 드라마를 만들었다.
#발롱도르 행방, 월드컵 결과에 달렸다
스타플레이어들의 월드컵 활약에 눈길이 쏠리는 이유 중 하나는 수상 결과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축구계 최고 영예로 불리는 '발롱도르'의 주인공이 월드컵 내용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이는 상황이다.
선수의 월드컵 활약 여부가 수상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지난 카타르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 우승을 이끈 리오넬 메시가 그다음 해 수상에 성공했다. 이전에는 사상 최초로 크로아티아의 월드컵 결승 진출을 이끌었던 루카 모드리치가 수상했다.
독보적인 후보가 없는 상황이기에 월드컵에서의 활약이 더 중요해졌다. 현재 발롱도르의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히는 인물은 잉글랜드의 해리 케인이다. 2025-2026시즌 유럽 전체에서 가장 많은 골을 넣은 공격수에 등극했다. 소속팀 바이에른 뮌헨의 리그, 컵 대회 동반 우승을 이끌었다. 이번 월드컵에서는 대회 첫 경기를 멀티골로 산뜻하게 시작했으나 두 번째 경기에서는 침묵했고 팀도 무승부에 그쳤다.
케인의 뒤를 잇는 수상 후보로는 킬리앙 음바페, 우스망 뎀벨레(프랑스), 미카엘 올리세(프랑스), 라민 야말, 리오넬 메시 등이 거론된다. 음바페 역시 소속팀(레알 마드리드)에서 케인 못지않은 골을 넣었다. 뎀벨레는 파리 생제르맹의 챔피언스리그 우승 주역이었다. 올리세(바이에른 뮌헨), 야말(바르셀로나), 메시(마이애미) 역시 각각 좋은 활약을 펼쳐 발롱도르 경쟁 레이스에 참가하고 있다.
결국 수상의 결정타는 월드컵에서 나올 것으로 보인다. 메시의 경우 이번 월드컵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알제리를 상대로 해트트릭을 기록한 이후 발롱도르 수상 가능성이 급격히 올라간 것으로 알려졌다. 언급되고 있는 후보들이 대부분 이번 대회에서 순항하고 있기에 대회를 장기적으로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플레이오프 뚫었지만 본선은 '정글'…막차 탄 팀들의 성적표
이번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이전 대회와의 가장 큰 차이점은 대회 규모다. 전 세계 48개국이 참가하며 규모가 커졌다. 이에 대회 진행 방식에도 변화가 생겼다. 예선 역시 마찬가지다. 각 대륙에 배정된 본선 티켓이 자연스레 늘어났다.
어렵게 월드컵 본선에 오른 스웨덴은 기복 있는 모습을 보였으나 1승 1무 1패로 32강 토너먼트 진출 가능성을 높였다. 사진=연합뉴스예선 진행 방식이 달라졌지만 여전히 본선 티켓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국가는 존재한다. 주요 축구 강국들이 일찌감치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 짓는가 하면, 일부는 지옥 같은 플레이오프를 뚫고 간신히 꿈의 무대를 밟았다.
월드컵 본선 참가가 가장 늦게 확정된 이들은 대륙 간 플레이오프와 유럽 플레이오프를 거친 팀들이다. 이라크, 콩고민주공화국,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스웨덴, 튀르키예, 체코가 그 주인공이다.
튀르키예는 24년 만의 월드컵 본선 진출이었다. 축구 열기가 유난히 뜨거운 국가 중 하나이기에 자국 팬들의 기대치가 높았다. 하지만 조별리그 첫 두 경기에서 득점 없이 2연패를 당했다. 최종전 결과와 관계없이 빠르게 토너먼트 진출이 불발된 팀 대열에 올랐다.
유럽 플레이오프 과정에서 통과가 유력한 것으로 여겨졌던 덴마크를 누른 체코는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에서 1무 2패를 기록, 최종 4위에 그쳤다. 1무 1패 이후 명예 회복을 벼른 최종전에서는 개최국 멕시코를 상대로 0-3으로 완패했다.
스웨덴과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는 튀르키예, 체코에 비해 사정이 나았으나 불안감을 노출했다. 스웨덴은 대회 첫 경기에서 튀니지를 상대로 5-1 대승을 거뒀으나 네덜란드전에서는 1-5로 참패했다. 최종전에서는 무승부를 거둬 32강 진출 가능성은 높아졌다.
보스니아 역시 1승 1무 1패로 32강에는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스웨덴과 유사하게 카타르전에서는 3-1 승리, 스위스전에서는 1-4 패배로 기복을 보였다.
월드컵 진출 과정에서 가장 극적인 경로를 거친 팀은 이라크와 콩고민주공화국이다. 각 대륙 예선을 어렵게 넘어 대륙 간 플레이오프까지 치러야 했다. 본선 무대 역시 이들에겐 힘겨운 시험대였다. 이라크는 프랑스(0-3), 노르웨이(1-4)에 연패를 기록했다. 다만 최종전 결과에 따라 토너먼트 진출 가능성은 남겨두고 있다.
마찬가지로 험난한 월드컵이 예상되던 콩고민주공화국은 기대를 뛰어넘는 결과를 내고 있다. 첫 경기 '난적' 포르투갈을 상대로 1-1로 비겨 가능성을 보였다. 콜롬비아전에서는 패배(0-1)했으나 쉽게 무너지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월드컵 예선을 힘들게 통과한 이들에게 본선에서의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플레이오프를 거쳐 뒤늦게 월드컵 본선 대열에 합류한 이들이 조 2위 이상의 성적으로 여유 있게 토너먼트에 진출한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하지만 예선에서의 부진이 곧 본선에서 부진을 예고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단기전에서는 변수가 많다. 다만 힘겹게 본선에 오른 팀들이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지는 못했다. 본 게임 이전에 받아든 예선 성적표가 본선에서의 결과를 미리 보여주는 약간의 힌트는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