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그림 속 스마트폰 추정 물체에 누리꾼들 ‘혹시~’…중요한 건 그 시대적 문맥을 통해 그림 읽는 것
오래된 벽화 한 점이 해외 누리꾼들 사이에서 다시금 논란이 되고 있다. 그림 속 한 원주민 남성의 손에 들려있는 검은색 직사각형 물체가 어쩐지 스마트폰처럼 보인다는 이유에서다. 문제는 이 그림이 제작된 시기가 스마트폰이 발명되기 훨씬 전인 1937년이라는 점이다. 일부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시간여행자의 흔적이 틀림없다’는 음모론이 퍼지기 시작했다. 과거 비슷한 사례는 또 있었다. 1860년 오스트리아 화가의 작품에서는 스마트폰을 보면서 걷는 여성이 등장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는 어디까지나 추측이자 음모론일 확률이 높다. 그럼에도 잊을만 하면 반복해서 이런 주장이 불거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런 현상들이 착시에 가깝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핵심은 과거의 이미지가 현재의 눈을 통해 얼마나 다르게 읽힐 수 있는가’라고 주장한다.

그런데 벽화 한가운데 앉아있는 원주민의 모습을 보면 어딘가 낯이 익어 보인다. 한 손에 작은 직사각형 물체를 들고 뚫어져라 바라보는 모습이 마치 스마트폰을 쳐다보는 현대인들의 모습과 비슷해 보이기 때문이다. 이에 온라인상에서는 오래 전부터 “1937년 벽화에 아이폰이 그려져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더 나아가 일부 누리꾼들은 이를 가리켜 “시간여행의 증거다”라고 해석했다. 아이폰이 등장한 2007년보다 무려 70년 전에 그려진 그림 속에 아이폰이 등장했으니 그렇지 않냐는 주장이었다.
이런 주장에 대해 역사학자들은 이 물건이 전혀 다른 용도일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해석한다. 다름아닌 손거울이다. 실제 그림에 묘사된 17세기에는 유럽인과 원주민 사이에 다양한 교역이 이루어졌으며, 이런 교역품 가운데는 거울 역시 포함되어 있었다.

오늘날 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사람들이 이 그림을 보고 가장 먼저 스마트폰을 떠올리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이 여성의 모습이 걸어다니면서 스마트폰을 보는 현대인의 모습과 너무나 닮아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역시 착시였다. 시대가 바뀌면서 같은 그림을 바라보는 방식도 바뀌게 된 사례 가운데 하나다. 19세기 중반 무렵인 당시에는 작은 기도서나 찬송가를 휴대하고 다니는 경우가 흔했다. 특히 종교적인 문화를 배경으로 한 유럽 사회에서 이는 일상적인 소지품이었다.


이에 대해 시간여행이 터무니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영상의 화질과 그림자 때문에 여성의 손에 실제로 무엇이 들려 있는지 정확하게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아마도 1920년대에 개발된 초기 형태의 보청기일 확률이 높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결국 이 역시 오늘날의 관객이 1928년의 불분명한 물체를 휴대전화로 읽어낸 장면일 확률이 높다는 것이었다.

반면 회의적인 누리꾼들은 다음과 같은 말로 훨씬 간단한 답을 제시했다. “그냥 책처럼 보인다.” 사실 사진은 착시를 더욱 강하게 만드는 경향이 있다. 화가가 재현한 그림에 비해 사진은 실제 순간을 포착한 사실적인 기록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한 인간을 특정한 시간과 장소에 영원히 박제해 놓는다는 특성 때문에 시간여행이라는 개념과도 묘하게 연결된다.

하지만 회의론자들은 즉각 반박하고 나섰다. 당시에도 소형 카메라, 포켓 카메라, 녹음기, 담배 케이스 등 손에 들 수 있는 직사각형 형태의 물건은 많았다는 것이다. 특히 1970년대에는 소형 카메라가 이미 널리 사용되고 있었다. 최근까지도 계속되고 있는 이 시간여행자 의혹에 대해 온라인 ‘레딧’ 이용자들은 폴라로이드, 35mm 카메라, 코닥 디스크 카메라, 1970년대의 소형 인스타매틱 카메라 등을 후보로 거론하고 있다.
이처럼 그림 속 물체가 실제로 무엇인지는 그림이 그려진 시대의 문맥을 통해 해석해야 한다. 결국 시간여행 논란에 휩싸인 그림이나 사진을 바라볼 때 중요한 질문은 “실제 시간여행자가 존재하는가”보다는 “우리는 과거를 있는 그대로 보고 있는가”일 수 있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