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범죄 피의자 머그샷 제각각, 미국 중국 등 해외에선 통일성 강조…경찰 “몸 방향 세부 매뉴얼 없어”

정창성 머그샷을 본 전직 수사기관 관계자는 “몸통을 정방향으로 두고 고개만 좌우로 돌려서 머그샷을 촬영하는 방식은 촬영의 본질적인 피의자 식별 목적을 망각한 처사”라면서 “좌향좌, 우향우를 하지 않은 채로 측면 사진을 촬영하게 되면 신체 및 골격이 왜곡될 수 있고, 고유한 체형 정보를 식별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이 관계자는 “정창성처럼 머그샷을 찍으면 이마, 콧날, 입술, 턱 등 얼굴의 자연스러운 라인을 식별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귀의 위치나 목 뒤쪽의 흉터 혹은 문신, 굽은 등이나 거북목 등 범죄피의자를 식별하는 데 정확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안경을 착용한 채 머그샷을 찍은 부분도 문제로 지적될 수 있는 대목”이라고 했다.
그는 “공개된 정창성의 머그샷은 전반적으로 상당히 부실한 머그샷이라고 볼 수 있다”면서 “경찰이 법에 따라 ‘머그샷을 찍어야 하니까 찍는다’는 방식으로 접근하면 중대 범죄피의자에 대한 신상을 공개하는 목적 본질을 따라가지 못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강제 촬영이 가능한 신상공개용 머그샷 제도가 도입된 건 2024년 1월 25일이다. ‘특정중대범죄 피의자 등 신상정보 공개에 관한 법률(중대범죄신상공개법)’이 2023년 10월 24일 제정된 뒤 3개월 뒤 본격 시행됐다.
중대범죄신상공개법 제2조는 ‘특정중대범죄사건 피의자 또는 피고인의 얼굴을 촬영하는 경우에는 피해자 등의 정면, 왼쪽, 오른쪽 얼굴 컬러 사진을 촬영해 전자기록으로 저장 보관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세 가지 각도에 대해 어떻게 사진을 촬영해야 하는지에 대한 세부 지침은 명시돼 있지 않다.

미아역 인근 마트 흉기난동 사건 피의자 김성진, 시흥 정왕동 흉기난동 살인사건 피의자 차철남 등도 같은 형식으로 머그샷을 찍었다. 서울과 경기권 관할 사건에선 통상적으로 좌측면과 우측면 머그샷을 찍을 때 몸통도 같은 방향으로 회전하는 경향을 보였다.
강북구 모텔 연쇄 살인사건 피의자 김소영도 몸통을 양 옆으로 돌려 측면 머그샷을 촬영했다. 김소영 머그샷은 서울북부지검에서 공개했다.
강원경찰청 관할이었던 화천군 북한강 토막살인 사건 피의자 양광준과 전남경찰청 관할 순천 묻지마 살인사건 피의자 박대성, 대전경찰청 관할 대전 지인 살인사건 박찬성, 대구 신변보호 여성 살인사건 피의자 윤정우도 머그샷 측면부 촬영 시 몸통을 돌렸다. 광주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도 신상공개 당시 좌향좌, 우향우 자세로 머그샷을 촬영했다.

대구 신천 캐리어 시신유기 사건 피의자 조재복, 성남 전 여자친구 살인사건 피의자 김상수, 부산 항공사 기장 살인사건 피의자 김동환, 연쇄살인 및 마약유통 사건 피의자 박왕열 등은 신상공개 당시 정면 머그샷만 공개됐다.
대전 초등학생 피살사건 피의자 명재완의 경우 정창성과 유사하게 머그샷을 촬영했다. 몸통을 정면으로 바라본 채 고개만 돌려 좌우 측면 머그샷을 찍었다. 전국 각지에 흩어진 경찰의 머그샷 촬영 방식 일관성에 물음표가 붙는 상황이다.

FBI 등 연방준비기관 및 사법기관이 준용하는 NIST(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의 머그샷 생체식별 사진 촬영 표준 규격(ANSI)은 수사관 재량이나 피의자의 임의적인 포즈로 인해 식별 데이터가 왜곡되는 것을 막기 위해 엄격한 세부 지침을 두고 있다.
일본 경찰은 ‘피의자 사진의 관리 및 운용에 관한 세칙’을 통해 머그샷을 정면과 우측 사선, 우측 측면에서 찍도록 규정하고 있다.
중국은 머그샷 촬영 시 영상 품질을 중요하게 본다. 공안 분야 얼굴 인식용 얼굴영상 기술요건을 규정하는 국가표준을 통해 ‘일관성과 식별 가능성’에 초점을 맞춘다. 인터폴은 정면 촬영 외에도 사선 및 측면 촬영을 모두 인정한다.

하지만 신상공개 대상이 되는 중대범죄 피의자 머그샷 촬영에 매뉴얼 확립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직 경찰 관계자는 “검찰 수사권이 완전 폐지된 상황에서 경찰이 통일된 매뉴얼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면서 “경찰 일선의 ‘지역 토착화’ 우려가 속출하는 상황에서 신뢰성을 확보하는 핵심은 통일된 매뉴얼”이라고 했다.
이동섭 기자 hardout@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