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신약 로비 의혹’ 공세에 전담팀 꾸려 맞불…반면 용 후보자엔 거리두기 ‘온도차’ 뚜렷

양 씨는 2014년 여성용품 제조기업 ‘구스타’를 창업했고, 2020년 경희대 대학원에 진학해 같은 대학 교수인 강 씨와 알게 됐다고 한다. 검찰 수사 기록 등에 따르면 2021년경 제넨셀은 코로나19 치료제 임상 승인 추진 과정에서 양 씨 도움을 받아 투자를 받았고, 그 돈을 다시 양 씨 업체에 투자하는 계획을 세웠다고 했다. 양 씨는 김 후보자와 강 씨를 이어주는 가교역할을 했던 인물로 지목된다.
검찰 수사는 2022년 11월 공익신고자 조 아무개 씨 제보로 시작됐다. 조 씨는 양 씨 회사에서 경영과 회계 전반을 담당한 컨설턴트다. 그는 검찰에 ‘임상시험 승인을 받은 제넨셀의 코로나19 신약 치료제는 대상포진 치료제였음에도 식약처 임상 승인이 났고, 청탁이 성공할 경우 강 씨가 양 씨에게 10억 원을 지급하기로 했다’는 취지의 제보를 했다.
판결문 등에 따르면 양 씨는 2021년 하반기 강 씨로부터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을 받도록 도와달라는 부탁을 받았고, 그 대가로 금전적 이익을 취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양 씨는 김 후보자에게 2021년 10월 7일과 8일 제넨셀 관련 민원을 전달했다. 이때 김 후보자를 ‘오빠’라고 불렀다.
같은 달 12일 김 후보자는 당시 식약처장에게 ‘제넨셀 코로나19치료제 개발 관련 임상시험승인 신청을 잘 챙겨봐달라’는 취지의 부탁을 했다. “생약제제과, 임상제도과, 통계분석팀 세 군데에서 업무 분장이 돼 있다. 담당 실무자들이 좀 빠르게 처리할 수 있도록 부탁드린다”는 양 씨의 문자 메시지를 식약처장에게 전송하기도 했다. 두 사람은 2021년 10월 17일 여의도 주점에서 직접 만났다고 한다.
식약처는 김 후보자가 식약처장에게 연락한 지 2주 뒤인 10월 26일 제넨셀 임상시험계획을 승인했다. 이후 양 씨는 강 씨에게 승인 건을 도와준 김 후보자에게 500만 원 후원금을 부탁한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양 씨는 ‘교수님(강 씨)이 감사의 뜻으로 후원금을 넣는다’며 계좌번호를 요청했고, 김 후보자는 계좌번호와 “고마워”라는 답장을 보냈다. 다만 김 후보자의 후원금 한도액이 다 채워져 있어 후원금 송금은 이뤄지지 않았다.
세종메디칼은 2021년 10월 제넨셀에 113억 원을 투자했다. 같은 달 26일 제넨셀의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이 승인되자 세종메디칼 주가는 이튿날 장 초반 급등했지만, 곧 하한가로 추락했고, 4거래일 만에 47.5% 떨어졌다.

동아일보 등에 따르면 당시 대검 고위 간부 회의에서는 코로나19 상황의 신약 개발 목적이었다는 점, 실제 후원금 500만 원이 김 후보자에게 전달되지 않았다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1안은 기소유예, 2안은 불구속 기소하는 방안이 제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강 씨의 1심 판결도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서울서부지법은 2024년 12월 19일 강 씨에게 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혐의로 징역 3년 6개월,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강 씨와 양 씨 사이 통화 녹취록을 꼼꼼히 살펴봐도, 강 씨가 양 씨에게 김 후보에 대한 청탁 알선의 대가를 명시적으로 약속했거나, 양 씨가 위 약속을 근거로 김 씨에게 전환사채를 인수해달라고 요구한 내용이 발견되지 않는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신약 승인 로비를 넘어 주가조작까지 이어지는 권력형 비리로 규정했다. 김 후보자를 향해 후보직은 물론 의원직 사퇴를 요구했다. 강 씨가 2018년부터 2020년까지 대장동 개발 비리와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등에 등장하는 KH필룩스 사외이사로 재직했다는 점도 문제 삼았다. 이를 근거로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 로비 의혹이 대장동 개발비리 및 불법 대북송금 의혹으로 이어진다며 이재명 대통령을 겨냥했다.
특히 무소속 한동훈 의원은 연일 김 후보자, 양 씨, 강 씨 등이 나눈 대화 내용을 올리며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9월 4일 한 의원은 SNS에 검찰이 당초 징역형을 구형하기로 계획했다는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공개했다. 이를 근거로 한 의원은 윤석열 탄핵 국면에 접어들면서 검찰이 야당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이었던 김 후보자를 봐주려 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는 △치료제 허가 청탁이 아닌 공익적 고충민원 단순 전달 △민원 전달 자체는 위법하지 않다는 검찰 판단 △기소유예는 법원의 유죄 판결이 아니라는 점 등을 근거로 의혹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특히 수사가 시작됐을 때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원석 검찰총장 체제였고, 기소유예 처분도 윤석열 정부 시절인 만큼 탄핵 정국에 편승한 봐주기 처분이라는 주장은 근거가 없다고 했다.
9월 4일 민주당은 당·원내 대변인단과 조상호 전 법무부 장관 정책보좌관 등이 참석해 대책 회의를 열었다. 김 후보자는 ‘한동훈 및 특수부 검찰 카르텔의 공격’이라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의 직후 민주당은 대대적으로 김 후보자 방어에 나섰다. 특히 공격수를 자처하고 있는 한 의원을 향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안 가리고 관심을 끌려다가 자기 발등을 찍는 철없는 ‘관종’(김민석 대표)” “자신의 주장에 유리한 자료만 꺼내 악용하는 전형적인 정치검찰식 캐비닛 정치(한병도 원내대표)”라고 비판했다.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와는 상반된 기류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장관·비례대표 겸직 관행 파기 논란’ ‘언더조직 의혹’ ‘가족 사당화 논란’ 등 각종 의혹에 휩싸인 용 후보자를 향해 자진 사퇴하라는 발언이 나오고 있다. 복수의 민주당 관계자들은 “비례 두 번을 한 순간부터 2030 세대의 반감을 살 만한 인물”이라고 지적했다.
9월 9일 송영길 민주당 의원은 “(김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 검증을 해서 본인 해명과 그런 게 다 점검되면 국민이 납득하지 않을까”라고 했다. 반면 용 후보자에 대해서는 “(거취는) 본인이 결단해야 하는 게 아닌가”라고 말했다.
한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용 후보자 이슈는 우리 당이 대응하기 어려운 (다른 당의) 이슈들이다. 반면, 김 후보자 이슈는 한동훈이 너무 짜깁기하고 조작하고 악의적으로 하는 것들이 있다. 이런 것들에 대한 대응은 공정을 위해서라도 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래서 우리가 의지를 가지고 (용혜인은 버리고, 김승원을 엄호하는) 것은 아니고 그런 상황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정가에선 김 후보자 임명 강행이 여권에 부담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 정치평론가 신율 명지대 교수는 “(법적인) 유무죄 여부를 떠나 김 후보자가 지금 상당히 상처를 많이 받은 상황이라는 것은 맞다”며 “정치는 인식의 영역이라고 했을 때 국민이 이것이 문제가 많다는 인식이 박혀 있으면 김 의원이 장관이 됐다 해도 일을 하기 힘들지 않나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신 교수는 “여권 전반의 지지율은 많이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강원 기자 2000w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