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코첼라 ‘패노메논’ 해외 상표권도 출원 단계…권리 구조 사전 설명 미흡 지적, 박진영 국감 증인 채택
#팬덤 대상 '팬더모니엄' JYP 단독 소유로 등록
미국 특허상표청(USPTO) 공개 원부에 따르면 지난 9월 22일 JYP가 단독 명의로 출원한 ‘팬더모니엄(FANDEMONIUM)’ 상표 중 국제상품분류 기준 18류(출원번호 99498309)와 28류(99498319)에 해당하는 상표가 등록됐다. 18류엔 가방·지갑·파우치, 28류엔 마스코트 장난감·응원봉 등 굿즈로 활용할 수 있는 상품들이 포함돼 있다. JYP는 지난해 11월 팬더모니엄 상표 11건을 단독 명의로 출원했다. 컵 등 생활용품이 포함되는 21류(99498310) 상표도 심사를 통과해 9월 8일 등록 전 공고된 상태다.

2028년 5월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시작으로 매년 5월 전 세계 여러 도시를 순회하는 페스티벌도 개최한다. 전 세계 주요 도시에는 2만 석 규모의 공연장과 기업 스토어를 결합한 K-컬처 센터도 건립할 예정이다. 국내 4대 기획사(SM·JYP·YG·하이브)는 패노메논 프로젝트를 총괄할 합작법인 설립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 10월 출범한 대중위 공동위원장인 박진영 JYP 크리에이티브 총괄 책임자(CCO) 겸 대표 프로듀서는 7월 기자간담회에서 “민간의 창의성과 정부의 지원이 유기적으로 결합한 성공 모델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논란은 민관 협력 사업인 패노메논의 해외 상표권을 JYP가 단독으로 출원한 데서 불거졌다. 패노메논 국내 상표권은 지난해 10월 JYP가 먼저 출원한 뒤 올해 4월 권리관계변경 신청을 통해 지분 50%를 문화체육관광부에 양도해 공동 소유 형태로 출원 내지 등록됐다. 반면 TV조선 보도에 따르면 패노메논 해외 상표권은 JYP에 귀속되도록 하는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JYP는 지난해 11월 미국에서 패노메논 상표 11건을 출원했는데 아직 등록된 상표는 없다.
팬더모니엄 역시 지난해 10월 JYP가 국내 상표권을 단독 출원한 사실이 비즈한국 보도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6건은 올해 4월 정부에 지분을 양도하지 않은 채 JYP 단독 명의로 등록이 완료된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에서도 한국에서 등록된 상표를 근거로 일부 상표가 JYP 명의로 등록을 마친 것이다.

그러나 신속한 권리 확보를 위해 반드시 JYP 단독 명의로 출원해야 했던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특허업계에 따르면 미국에서도 정부기관이 상표 출원인이 되는 데 제한은 없다. 백호용 리앤목특허법인 파트너변리사는 “파리조약상 한국에 먼저 출원해 두면 6개월 내 미국에 출원할 때 한국 출원일을 그대로 인정받을 수 있다. 처음부터 정부 명의나 공동 명의로 출원했더라도 빠른 날짜를 똑같이 보호받을 수 있었다”며 “미국 특허상표청은 출원인이 민간기업인지 정부인지, 단독인지 공동인지에 따라 심사 속도나 기준을 달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신속한 권리 선점이라고 하지만 행사의 공공성을 고려해보면 JYP 단독 명의 상표권 선점은 부적절하다. 권한 분할에 앞서 법적 구속력이 있는 장치를 투명하게 마련했어야 한다”며 “해외 상표권은 민관이 공동 소유하는 방식이 현실적이다. 정부 주도의 관제행사가 되지 않으면서도 축제의 사유화를 막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상표권 이전은 가능…문체위 국감 쟁점으로

손민규 대표변리사는 “미국 상표법상 사용 의사를 근거로 한 출원은 실제 사용을 입증하는 서류를 내기 전에는 원칙적으로 제3자에게 양도할 수 없다”며 “향후 JYP로부터 해당 상표와 관련된 영업을 승계했다는 요건을 어떻게 갖출지가 실무상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이번 논란의 근본적인 원인은 사업 추진 초기에 정부와 민간의 권리 관계를 명확히 설명하지 못한 데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중문화업계 한 관계자는 “아티스트 출연료부터 해외 행사 개최 비용까지 모두 세금으로 부담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애초부터 민간과 공공의 영역이 섞일 수밖에 없는 사업”이라며 “그렇다면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상표권과 비용 부담, 수익을 민간의 이익으로 볼지 사업 재원으로 활용할지 등을 명확하게 정리했어야 한다. 공익성을 어떻게 확보할지에 대한 원칙까지 사전에 마련했어야 했는데 대중위가 이 부분을 충분히 준비하지 못하면서 논란이 생긴 것”이라고 짚었다.
박진영 CCO는 오는 10월 7일 열리는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채택됐다. 박 CCO가 직접 출석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실 관계자는 “민간에서도 출자를 할 수밖에 없겠지만 지금은 굉장히 외줄타기를 하고 있는 구조”라며 “국정감사를 통해 이게 도대체 무슨 사업이고 누구를 위한 사업인지, 누구의 사업인지부터 명확하게 하라는 데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문체부가 가운데서 가르마를 잘 탔어야 하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JYP 관계자는 “상표권 관련해서는 대중위에서 담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중위 관계자는 “패노메논 행사는 민간 법인이 주최·주관하는 행사다. 정부는 이 행사를 계기로 K-컬처를 확장하고 관련 영역을 확대해 나갈 수 있다는 차원에서 공공성을 부여하고 있다”며 “(패노메논과 팬더모니엄 미국 상표권의 구체적인 귀속이나 이전 문제에 대해서는) 답변하기 어렵다”라고 답했다.
김명선 기자 se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