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구성 발언’ 등 설화, 비자 보류 이종석도 비판…이재명 대통령 ‘멘토 인연’ 회자되기도

정 장관은 여러 설화에도 휩싸였다. DMZ 지뢰 폭발 사건에 대해 “아직 북한의 지뢰 공격으로 특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대북 독자제재를 놓고는 “평화공존 정책과 제재는 양립할 수 없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통일부 차원의 대북 의료장비 지원 구상, 탈북민 명칭을 ‘북향민’으로 바꾸려는 움직임 등도 야권의 비판을 받았다. 국민의힘은 ‘지나치게 북한 측 입장을 대변하는 것 아니냐’며 정 장관을 때렸고, 사퇴를 요구했다.

정 장관은 “미국이 요구하는 것을 100% 수용할 수 없다”면서 “우리의 국익이 무엇이고, 자율성은 무엇인지 물어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성 발언’과 관련해 정 장관은 “2025년 7월 14일 인사청문회 때도 구성 얘기를 했다”면서 “그것이 원조”라고 밝혔다. 구성 발언이 미국의 대북정보 공유 제한과 무관하다는 취지였다.
10월 12일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누가 정동영 장관에게 색을 칠했나”라며 “팩트가 불리하면 색깔론을 내세운다”고 정 장관 발언을 되받았다. 나 의원은 “미국과 안보 통상 이슈로 국익을 위해 줄다리기를 한다면 누가 뭐라고 하겠느냐”면서 “미국의 판단은 오류라 하고 국민의 걱정은 색깔론이라고 한다”고 덧붙였다.
나 의원은 “본인이 어느 쪽으로 기울어 있는지는 장관의 말이 스스로 증명한다”면서 “정 장관은 비겁한 색깔론 타령을 멈추고 당장 사퇴하라. 이재명 대통령은 한미정보단절 동맹파탄 헛스윙을 방치하지 말고, 정 장관을 즉각 경질하라”고 촉구했다.

신 교수는 “한미관계가 경색되고 있는 상황은 사실 정부당국자로서 곰곰이 생각해야 될 사안”이라면서 “정 장관의 발언을 북한이 그대로 인용을 해서 우리를 되받아치는 부분 등에 대해서도 사실은 어느 정도 책임 의식을 가져야 하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한미관계 경색에 따른 경질론이 정 장관에게만 향해 있는 것은 아니다. 국민의힘은 최근 미국으로부터 비자 발급을 거부당한 것으로 알려진 이종석 국정원장도 문제를 삼았다. 이 원장은 미국의 대북정보 공유 제한 국면에서 한미 정보 당국간 신뢰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다.

하지만 박 의원은 SNS와 언론 인터뷰를 통해 ‘경질 반대’ 의사를 강조했다. 10월 13일 박 의원은 SNS에 “이재명 대통령의 대미·대북 라인 인사는 신의 한 수”라면서 “자주파는 대화를, 동맹파는 견제를 담당해 균형과 조율을 통한 외교 협상력 극대화 전략이 곧 국익”이라고 했다.
10월 15일 박 의원은 KBS라디오 ‘전격시사’에 나와 “정 장관과 이 원장이 뭘 잘못했느냐”면서 “정 장관이 전문가인데, 요즘 남북·북미 대화가 안 되니까 답답할 것”이라고 했다. 박 의원은 “정 장관도 말 조심 해야 한다”면서 “지금 이렇게 튀는 소리를 해놓으면 걷잡을 수 없다”고도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별다른 반응을 하지 않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10월 13일 국무회의에서 한미관계와 관련해 “국가 간 이견이 있을 때 우리 정부와 대한민국에 대한 애정으로 그 문제를 잘 조정하고 타협해 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정 인사에 대한 거취보다 ‘국익’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미였다.

2025년 대선에서 승리한 이 대통령은 정 장관을 통일부 수장으로 지명했다. 정치 입문 이후부터 지속적으로 이어진 인연이 인선 배경으로 꼽히기도 했다.
이 원장은 이 대통령의 ‘남북교류 멘토’로 알려져 있었다. 이 원장은 이재명 경기도정서 대북 및 남북관계 정책에 대한 자문을 담당했다. 2021년 이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과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가 합작해 만든 외곽조직 ‘민주평화광장’ 공동대표 직을 맡았다. 이 대통령은 이재명 정부 첫 국정원장으로 이 원장을 발탁했다. 2006년 노무현 정부에서 통일부 장관으로 재직한 이력이 있는 이 원장이 정보기관 수장이 된 것은 ‘파격 인사’란 평가를 받기도 했다.
전직 정보기관 관계자는 “정 장관과 이 원장은 이재명 정부 대북 라인 투톱”이라면서 “평화와 통일이라는 가치에 방점을 찍고 있는 이재명 정부 기조를 잘 보여주는 인사”라고 바라봤다.
이 관계자는 “평화와 통일이라는 키워드에 맞는 두 인사가 기용된 상황서 가장 큰 변수는 북한의 ‘적대적 두국가론’으로의 통일 노선 변화였다”면서 “북한과 대화를 할 창구조차 모두 닫힌 가운데, 정 장관과 이 원장은 북한과 대화를 할 겨를도 없이 정치적 논란 중심에 서게 된 셈”이라고 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대북·외교·안보 라인을 쇄신하는 결정을 내린다면, 그 결정이 이재명 정부 대북 노선의 실패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는 부분”이라면서 “오랜 인연이 있는 두 사람에 대한 거취에 있어선 이 대통령이 보다 신중하게 접근할 가능성이 클 것이라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동섭 기자 hardout@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