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인사’ 3전4기
노무현 정권에서 서울경찰청장과 경찰청장에 오르며 승승장구하던 허준영 전 경찰청장은 사퇴 후 지난 대선에서 당시 이명박 대통령 후보의 선거 캠프에 들어가 승리에 기여했다. TK(대구·경북) 출신에 고려대(행정학과)를 나온 허 전 청장은 지난해 총선에서 서울 중구에 출마하려 했으나 나경원 의원에 밀려 공천을 받지 못했다. 그 이후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공모에 참여해 최종 후보 3인에 올랐으나 막판 민주당 등의 반대와 부정적인 여론에 밀려 고배를 마셔야만 했다. 최근엔 국정원장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지만 역시 ‘설’로만 끝났다.
허 전 청장이 아무런 ‘연고’도 없는 코레일의 최종 사장 후보자로 되자 ‘보은인사’라는 말이 나오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이 대통령은 평소 허 전 청장의 충성심과 추진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는데 적당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어 안타까워했다. 난제가 쌓여 있는 코레일을 이끌어나갈 적임자라고 판단한 것 같다”고 전했다. 대선 승리 공신인 데다 현 정권 최고의 인맥으로 여겨지는 ‘TK·고려대’ 출신인 허 전 청장이 코레일 사장직에 도전장을 내밀게 된 것은 단지 자신만의 판단은 아니라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동진서 기자 jsdong@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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