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세 등 악용하는 일부 기업인이 문제
지난달 23일 서울 종로구 국세청 앞에서 참여연대 조세재정개혁센터와 민변 회원 등이 조세피난처를 이용한 기업인에 대한 세무조사를 실시하고 강력히 처벌할 것을 촉구했다. 최준필 기자 choijp85@ilyo.co.kr
분석 결과 지난 52개월 동안 이들 두 곳의 증시 자금 유출입은 다른 주요 외국인 자금 유출입과 상당히 일치된 흐름을 보였다. 52개월 가운데 41개월이 같은 방향성을 보였다. 또 52개월 가운데 33개월은 코스피가 오를 때 사고, 내릴 때 파는 패턴을 보였다. 만약 국내 대기업 총수 일가 자금이 내부정보 등을 이용해 대규모로 투자를 했다면 선행매매를 통해 코스피가 내릴 때 사고, 오를 때 파는 행보를 보였어야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것이다. 선행매매의 규모가 미미했음을 알 수 있다.
국내 주식투자를 위해 등록한 외국인 숫자 변화를 봐도 특이점이 발견되지 않는다. 금융감독원에 케이만아일랜드 국적으로 신고한 외국인 투자자수는 2008년 말 1908명에서, 지난 4월말 2796명으로 888명, 46.54% 늘었지만, 같은 기간 42%, 41%가 증가한 일본이나 캐나다와 비슷한 수준이다. 57%가 급증한 룩셈부르크보다는 오히려 낮다. 등록된 전체 외국인 투자자 가운데 케이만아일랜드가 차지하는 비중도 2008년 7.4%에서 지난 4월 말 7.7%로 큰 변화가 없다.
익명의 자산운용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조세피난처에 자금을 두는 목적은 세금을 피해 안전하게 자금을 보관하기 위해서인데 기업 총수 일가가 이를 다시 국내에 가져 와 주식에 투자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아예 없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있더라도 규모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직 대형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조세피난처보다는 홍콩이나 싱가포르에 가면 한국에 투자하는 ‘검은 머리 외국인’들을 쉽게 볼 수 있는데, 이들 가운데는 출처를 알 수 없는 검은 돈을 운용하는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조세피난처보다는 오히려 홍콩이나 싱가포르가 검은 머리 외국인들의 주 활동 무대라고 보는 게 옳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법인의 경우 사업소득에 대한 과세를 피하기 위해 조세피난처에 세운 페이퍼컴퍼니에 사업이익을 귀속시키려는 수법이 일반적이다. 이밖에 조세피난처는 헤지펀드들의 고향이라고 불릴 정도로 활동하는 헤지펀드가 많다. 따라서 이들 헤지펀드에 투자해 전 세계 자산에 투자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만들었다고 해서 무조건 불법이나 비리에 연루된 것은 아니다.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부분은 ‘해외계좌를 정부에 신고했느냐’다. 2011년부터 시행된 해외금융계좌 신고제도에 의해 국내 거주자나 내국법인이 보유하고 있는 10억 원 이상 해외계좌는 국세청에 신고해야 한다. 조세피난처에 설립된 페이퍼컴퍼니의 금융계좌도 10억 원 이상이라면 신고대상이다. 신고하지 않으면 잔액의 10%가 과태료로 부과된다. 조세피난처로 자금을 이동시킨 과정도 조사대상이다. 외국환거래법에 의해 대규모 외화반출은 법적 절차를 밟아야 한다. 사업상 소득에 대한 과세를 피하기 위해 조세피난처의 페이퍼컴퍼니를 동원한 경우라면 조세포탈죄가 성립한다.
외국계 투자은행 출신 증권사 고위임원은 “조세피난처가 마치 불법의 온상인 양 알려져 있지만, 실제 그렇지 않다. 불법의 온상이라면 그리 버젓이 존재할 리가 없다. 선진국의 경우 합법적인 절차를 거쳐 조세피난처를 사업이나 금융거래에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다만 우리나라의 경우 외환 유출입에 대한 관리를 엄격하게 하기 때문에 국내 자금을 해외로 이동시키는 과정에서 비용을 줄이기 위해 불법이 저질러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귀띔했다.
최열희 언론인
검풍 맞은 증시 어디로?
CJ 찍고 효성 겨눈다
CJ그룹에 대한 검찰 조사 강도가 높아지면서 주가에 미치는 영향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독점적 내수기업이 주력인 SK그룹 사건과 달리 같은 내수기업형인 CJ그룹의 경우 주가의 낙폭이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이번 검찰수사의 강도가 SK그룹을 압도하는 데다, 오너가 경영에 미치는 영향력 정도가 차이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5월 들어 30일까지 CJ그룹 계열사별 하락폭을 보면 지주사인 CJ가 마이너스(-) 15.57%, 주력사인 CJ제일제당이 -11.54%, CJ E&M이 -6.72%, CJ오쇼핑이 -2.84%다. 이재현 회장으로 가까울수록 낙폭이 큰 점이 눈길을 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너무 세게 걸린 듯하다”며 “CJ대한통운과 CJ GLS의 합병이란 굵직한 의사결정 문제가 있는데 이 회장이 부재하면 적잖은 차질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또한 CJ제일제당의 음식료 사업은 비록 이 회장이 없더라도 확고한 시장지위 등을 감안하면 경영 차질의 정도가 제한적이겠지만, 인수·합병(M&A)과 이에 따른 계열사 간 자금이동 같은 굵직한 의사결정은 총수의 몫이기 때문이다. 증권사 연예부문 담당 연구원은 “이미경 부회장의 경우 연예 및 방송계 대모로 통할 정도로 영향력이 크고, CJ의 엔터테인먼트 사업부는 상당 부분 이 부회장의 역량과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는데, 이번 검찰 조사 결과 사법처리된다면 사업상의 타격이 결코 적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이번 CJ에 대한 강도 높은 조사 배경으로는 대검 중수부 폐지 등으로 궁지에 몰린 검찰이 위상을 강화하고, 박근혜 정부의 지하경제 양성화 및 경제민주화 정책에 적극 호응하고자 수사에 적극적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국세청이 최근 조세피난처 도피자금에 대한 정밀조사에 들어갔고, 효성 등 몇몇 기업에 대한 혐의 가능성이 흘러나오고 있다. 기업의 혐의가 확인되고 검찰의 강도 높은 수사가 이뤄질 경우 주가에 미치는 영향도 클 전망이다. 효성도 조석래 회장과 아들들에 대한 경영의존도가 높은 편이기 때문이다.
최열희 언론인
CJ 찍고 효성 겨눈다
CJ그룹에 대한 검찰 조사 강도가 높아지면서 주가에 미치는 영향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독점적 내수기업이 주력인 SK그룹 사건과 달리 같은 내수기업형인 CJ그룹의 경우 주가의 낙폭이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이번 검찰수사의 강도가 SK그룹을 압도하는 데다, 오너가 경영에 미치는 영향력 정도가 차이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5월 들어 30일까지 CJ그룹 계열사별 하락폭을 보면 지주사인 CJ가 마이너스(-) 15.57%, 주력사인 CJ제일제당이 -11.54%, CJ E&M이 -6.72%, CJ오쇼핑이 -2.84%다. 이재현 회장으로 가까울수록 낙폭이 큰 점이 눈길을 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너무 세게 걸린 듯하다”며 “CJ대한통운과 CJ GLS의 합병이란 굵직한 의사결정 문제가 있는데 이 회장이 부재하면 적잖은 차질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또한 CJ제일제당의 음식료 사업은 비록 이 회장이 없더라도 확고한 시장지위 등을 감안하면 경영 차질의 정도가 제한적이겠지만, 인수·합병(M&A)과 이에 따른 계열사 간 자금이동 같은 굵직한 의사결정은 총수의 몫이기 때문이다. 증권사 연예부문 담당 연구원은 “이미경 부회장의 경우 연예 및 방송계 대모로 통할 정도로 영향력이 크고, CJ의 엔터테인먼트 사업부는 상당 부분 이 부회장의 역량과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는데, 이번 검찰 조사 결과 사법처리된다면 사업상의 타격이 결코 적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이번 CJ에 대한 강도 높은 조사 배경으로는 대검 중수부 폐지 등으로 궁지에 몰린 검찰이 위상을 강화하고, 박근혜 정부의 지하경제 양성화 및 경제민주화 정책에 적극 호응하고자 수사에 적극적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국세청이 최근 조세피난처 도피자금에 대한 정밀조사에 들어갔고, 효성 등 몇몇 기업에 대한 혐의 가능성이 흘러나오고 있다. 기업의 혐의가 확인되고 검찰의 강도 높은 수사가 이뤄질 경우 주가에 미치는 영향도 클 전망이다. 효성도 조석래 회장과 아들들에 대한 경영의존도가 높은 편이기 때문이다.
최열희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