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북 조사’도 뻘뻘
국세청 빌딩 전경. 전영기 기자 yk000@ilyo.co.kr
먼저 국세청은 조세피난처 이용자 명단을 ICIJ에게 받으려 했으나 거절당한 뒤 <뉴스타파>의 입만 바라보는 형국이다. 게다가 <뉴스타파>가 간격을 두고 명단을 조금씩 공개하면서 이들에 대한 탈세 검증 부담이 모조리 국세청에게 떨어지게 됐다. 국세청이 확보한 국내 자료로는 국제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조세피난처 이용자 명단 분석을 따라잡을 수가 없어 자칫 국민들로부터 ‘말만 요란하고 실력은 언론만 못하다’는 비판을 살 수도 있는 상황이다.
국세청은 지난 5월 29일 ‘조세피난처를 이용한 역외탈세혐의자 23명 세무조사 착수’ 보도자료를 배포하며 상황 반전을 노렸지만 <뉴스타파>가 3일 4차로 전두환 씨의 장남 전재국 시공사 대표의 페이퍼컴퍼니를 공개, 비자금 논란을 촉발시키면서 빛이 바랬다.
정부 관계자는 “국내외 언론 단체가 자료를 분석해 발표할 동안 해당 부처인 국세청이 손을 놓고 있었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면서 “더 큰 문제는 국세청이 명단 발표 뒤 역외 탈세 여부를 조사해야 하는데 해당 기업이나 개인은 이미 <뉴스타파> 측의 확인 요청을 받은 직후부터 법적인 대책 마련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자칫하면 명단까지 알려줬는데 탈세 혐의마저 입증하지 못하는 무능한 부처라는 비난을 받을 수도 있다”고 꼬집었다.
이준겸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