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디 가가가 죽었다고?… 뻥이야!
레이디 가가를 사칭한 페이스북 팬페이지. 사망 소식을 올리는 등 짓궂은 장난으로 논란을 일으키기도 한다. 로이터/뉴시스
얼마 전 새로 개설된 레이디 가가의 페이스북 추모 페이지에 올라왔던 소식이다. 당시 이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그야말로 혼비백산했으며, 수천 명의 팬들은 이 비보를 자신들의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블로그로 실어 나르기에 바빴다.
그리고 그 다음 벌어진 일은 뻔했다. 레이디 가가의 사망설은 삽시간에 인터넷으로 퍼져 나갔고, 한동안 레이디 가가의 사망 여부는 뜨거운 화두로 떠올랐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이 소식은 오보로 밝혀졌다. 레이디 가가의 홍보 담당자가 공식적으로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힌 데다, 레이디 가가 본인이 직접 페이스북에 ‘살아있는’ 사진을 올리면서 사태는 마무리됐다. 나중에 알려진 바에 따르면 당시 이 가짜 사망설은 한 짓궂은 팬의 장난이었다.
사실 페이스북 친구 6000만 명에 트위터 팔로어 4000만 명을 거느리고 있는 ‘SNS 여왕’인 레이디 가가를 둘러싼 이런 장난은 지금까지 심심치 않게 벌어져 왔던 게 사실. 레이디 가가를 사칭한 페이스북 팬페이지가 주기적으로 만들어지고 있는가 하면, 간혹 교통사고로 사망했다는 등 추모 페이지도 간간히 만들어지고 있다. 그럴 때마다 레이디 가가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나 여기 이렇게 살아 있어요’라고 알리는 글이나 직접 찍은 실시간 셀카 사진을 SNS 사이트에 올리는 것뿐이다.
이런 일을 당하고 있는 것은 레이디 가가뿐만이 아니다. 팝스타 리한나를 가장한 페이스북 페이지 역시 수없이 많으며, 한번은 비행기 사고로 사망했다는 가짜 사망설로 한바탕 곤욕을 치르기도 했었다. ‘국민 남동생’ 저스틴 비버 역시 사망설의 단골 희생양이다. 지금까지 인터넷이라는 가상의 공간에서 비버는 암으로 사망하거나, 또는 나이트클럽에서 놀다가 흉기에 찔려 사망하기도 했었다.
이밖에 마돈나, 라이언 고슬링, 버락 오바마 대통령 등 가짜 사망설에 휘말린 유명인사는 많았다. 심지어 인터넷을 사용할 수 없는 환경에 있는 것으로 알려진 유명인들의 행세까지 하는 누리꾼들도 있다. 가령 이탈리아의 산악인 라인홀트 메스너는 인터넷 연결이 안 되는 고산지대에 머물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마치 페이스북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처럼 여겨진다.
우리나라 연예인들도 예외는 아니다. 2003년 변정수가 교통사고로 숨졌다는 글이 인터넷에 퍼지면서 오보 소동을 빚었는가 하면, 2011년에는 트위터에 이효리 사망설이 퍼지면서 팬들의 간담을 서늘케 하기도 했다.
왼쪽부터 오바마, 마돈나.
이렇게 장난삼아 흉내를 내면서 다른 사람들의 주목을 받게 된다는 점도 일부 팬들의 흥미를 자극하곤 한다. 몇 번의 클릭만으로 수백만 혹은 수천만 명의 관심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밖에 확인되지 않은 소문만 갖고 기사를 작성하는 일부 웹사이트들 역시 문제긴 마찬가지다.
사정이 이러니 페이스북 측은 ‘페이크북’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기 위해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는 상태. 이와 관련, 최근 미국에서는 작은따옴표 하나만으로 공식적으로 검증된 프로필인지 여부를 식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개발되어 활용되고 었다. 현재 이 서비스는 트위터와 페이스북 계정에 사용되고 있지만, 어떤 기준에 따라 확인 절차가 이뤄지는지는 명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
현재 이 서비스는 유명인들이나 기업들의 프로필에만 사용할 수 있으며, 일반인의 프로필에는 적용되지 않고 있는 상태. 때문에 이 서비스만으로는 이렇게 가상공간에서 가짜 흉내를 내는 회원들이 실제 몇 명인지 정확히 확인할 수 없다. SNS 측이 수십억 명이나 되는 회원의 정보를 일일이 검사하진 않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페이스북이 추정하고 있는 가짜 페이지는 7600만여 개. 이는 분명 페이스북 회원가입규정(타인을 사칭한 가짜 계정을 개설하는 것은 불법)에 위반되는 행위지만 이런 일은 버젓이 일어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개인적으로 ‘가짜 페이스북’에 반대하는 운동을 펼치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 독일에서 결성된 ‘가짜 사이트에 반대하는 모임’ 회원들은 자신들이 좋아하는 우상들을 스스로 보호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모임을 만든 줄리안 리노지키(16)는 “회원들에게 가짜 사이트를 발견 즉시 신고해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들은 페이스북을 비롯한 다른 소셜 네트워크 사이트에 가짜 사이트를 제거해 줄 것을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기도 하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