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사람을 죽여보고 싶었다”
일본에서 한 여고생이 동급생을 잔인하게 살해한 뒤 사체까지 훼손한 사건이 발생해 열도가 충격에 휩싸였다. 더욱이 그는 범행 동기에 대해 “그냥 사람을 죽여보고 싶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져 모두를 경악케 했다.
충격적인 사실은 살인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 사람이 같은 반 친구인 A 양(15)이라는 것. A 양은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모두 시인하며 “밖에서 함께 놀다 집으로 들어간 뒤 망치로 마쓰오의 머리를 여러 차례 때리고 목을 졸라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살인동기에 대해서는 “특별한 이유는 없다. 그냥 사람을 죽여보고 싶었다” “시신을 해체하는 데 관심이 있었다”고 태연히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관계자에 의하면, A 양은 조사 내내 담담하게 응했다고 한다. 눈물을 흘리지도, 평정을 잃지도 않았다. 그리고 수사 중 사과나 반성의 말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A 양에 대해 주변 사람들은 “평소 책읽기를 좋아하고, 영특한 아이였다”고 평가했다. 성적도 나쁘지 않았으며 피아노콩쿠르나 미술작품전에서 입상하는 등 예술적으로도 뛰어난 자질을 보였다. 다만 초등학교 시절 급식에 이물질을 넣는가 하면, 작은 동물을 해부하는 등 보통 여학생들과는 다른 모습으로 주변을 놀라게 했다. A 양과 같은 반이었던 한 여학생은 “잘 웃지 않고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아이”로 그녀를 기억하고 있었다.
좀 별나긴 했지만 영특한 소녀였던 A 양이 이처럼 끔찍한 사건을 일으킨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일본 언론들은 “가정불화가 큰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10월 어머니를 췌장암으로 잃고, 아버지가 올해 5월 재혼하는 등 최근 1년 동안 A 양을 둘러싼 가정환경에 변화가 많았다는 것이다.
특히 아버지가 재혼하는 문제로 부녀가 자주 다퉈 관계가 매우 나빠졌다고 한다. 올봄에는 취침 중이던 아버지의 머리를 A 양이 방망이로 구타하는 등 폭력도 행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A 양이 집을 나와 아버지 명의의 아파트에서 혼자 생활을 시작했고, 학교에는 거의 나가지 않고 있었다.
<스포츠호치>는 “A 양이 소꿉친구에게 ‘엄마가 죽고 나서 바로 아빠가 젊은 여자를 데려왔다. 엄마는 어떻게 되어도 상관없었던 게 아닐까’라며 고민을 털어놓았다”는 일화를 전하며 “부모에 대한 스트레스가 사건의 가장 큰 원인이 아니었을까 싶다”고 추정했다.
한편 경찰은 A 양을 신중히 조사한 뒤 가정법원으로 송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용의자는 만 14세 이상이므로 일본법에 따라 형사처분 대상이다. 기소되면 성인과 마찬가지로 배심원 재판을 받게 된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