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한 최 씨를 살해하는데 적극 가담한 서 아무개 씨(여·44)와 김 아무개 씨(여·43) 역시 각각 징역 12년과 15년을 선고한 원심이 확정됐다.
전남 광양시에 살던 최 씨는 서 씨의 소개로 순천에서 사채업을 하는 신 씨를 만났다. 남편과 이혼하고 가족들과 연락도 끊긴 채 외로웠던 최 씨는 신 씨와 금방 내연관계로 발전했다.
빚이 있고 궁핍한 생활을 하던 최 씨는 신 씨에게 솔깃한 제안을 받았다. 최 씨 명의로 생명보험을 가입한 뒤 거짓으로 실종 신고를 해 보험금을 나눠 갖자는 것. 이에 최 씨는 지난 2012년 11월부터 한 달 동안 총 4억 3000만 원의 사망보험금이 지급되는 생명보험 4개를 가입하고, 보험수익자를 신 씨로 지정했다. 둘을 소개시켜준 서 씨와 지인 김 씨도 범행에 가담했다.
그러나 최 씨가 실종된 것처럼 꾸미는 게 여의치 않자 신 씨는 최 씨를 제외한 나머지 2명을 따로 불러 “실종 처리를 하면 보험금을 10%밖에 받지 못한다. 최 씨를 진짜 죽이고 실족사로 위장해 보험금을 타자”고 범행을 수정했다. 이들은 최 씨를 살해하기 위한 치밀한 계획까지 세웠다.
계획에 따라 지난해 4월 23일 서 씨와 김 씨는 전남 광양시 덕례리의 한 식당으로 최 씨를 유인해 최 씨의 막걸리에 수면제를 타 정신을 잃게 했다. 이어 신 씨는 준비해둔 대포차에 최 씨를 태우고는 그를 목졸라 살해하고는 공사용 블록 2개를 시신에 매달아 여수 화정면 백야도 선착장에 유기했다.
그 사이 서 씨와 김 씨는 전남 고흥군 동일면 나로2대교로 가 “최 씨가 나로2대교 아래 선착장에서 기념사진을 찍던 중 발을 헛디뎌 바다로 추락했다”고 119에 허위 신고를 했다.
김 씨의 신고를 받은 여수해양경찰서는 즉시 경비함정과 순찰정 등을 현장에 급파해 수색작업을 벌였지만, 당연히 최 씨의 흔적은 어디서도 찾을 수 없었다.
그렇게 사건은 단순 추락 실종사로 묻히는 듯했지만, 사건 한 달여 만인 지난해 6월 백야대교 아래 갯벌에서 숨진 최 씨의 시신이 주민에 의해 발견되면서 실체가 드러나게 됐다.
구속기소돼 재판에 넘겨진 신 씨 일당은 공판 과정에서 자신들의 혐의를 부인했지만, 1심은 이들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하며 신 씨에게 징역 30년, 서 씨 등 2명에게 각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은 “피해자의 생명을 경제적 이득을 얻기 위한 수단으로 생각하는 등 죄질이 극히 불량한 점 등을 고려하면 신 씨를 우리 사회에서 영구히 격리시킬 필요가 있다”며 신 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다만 서 씨와 김 씨에 대해서는 “범행 전체에 적지 않은 역할을 했지만, 빚독촉에 시달리다 범행에 가담하게 됐고 결과적으로 자신들의 행위 때문에 피해자가 살해된 점을 인정하면서 눈물로 사죄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 등을 참작했다”며 각각 징역 12년과 15년을 선고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