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소재 장애인 S학교 여교사들 눈물에 성추행 의혹 전임 이사장 “딸 같아서” 답변만
하남의 한 사립장애인 학교에서 전임 이사장이 지난 수십년간 이 학교 여교사들을 성추행한 사실이 진술로 드러났다.<사진=피해자 진술서>
[일요신문] 하남의 한 사립장애인학교가 지난 6월 모 종교단체에 학교를 매각하려다 교사와 학부모들이 결성한 학교비상대책위원회의 반대로 매각이 잠정 중단되고 전임 이사장마저 자진 사임하는 등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전임 이사장이 이 학교 여교사들을 성추행했다는 폭로가 드러나 큰 파장이 예상된다.
하남 장애인 S학교의 비대위 측은 매각계획 뿐만이 아니라, 학교운영비리 등 이사회 불신임을 이유로 이사회 무효와 관선이사 선임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이 같은 사실을 토대로 경기도교육청에서 감사가 진행 중이며, 이에 교사들의 인권까지 침해된 사실에 분노하고 있다.
이달 중순 해당 학교 취재 중 여교사들의 진술로 시작된 폭로들은 여전한 학교 내 성추행문제와, 지난 2011년 장애학생 성폭행 사건으로 물의를 빚은 광주 인화학교 전 교장인 이모씨가 이 학교의 교장으로 재직하다 퇴직했다는 과거가 오버랩(overlap)될 수 밖에 없었다.
“젊은 사람과 연애해야 되는데...전립선 수술을 했으니 위로해 달라”
S학교 전임 이사장이 이십년간 여교직원들에게 내뱉은 말들의 일부로 성추행 행동들과 함께 이 같은 사실을 겪을 수 밖에 없었던 이들은 더이상 교사가 아닌 상처받은 여자일 뿐이었다.
A교사는 복도에서 지나다가 이사장과 마주치면 손과 팔을 만지려해 화를 내거나 뿌리치면 이사장은“내가 네 엄마보다 나이가 많다”며 “손을 뿌리치다니 버릇없다”며 수시로 면박을 주었다고 진술서에 남겼다.
B교사는 입사 후 십년 간 이사장과 마주친 자리에서 “젊은 사람과 연애를 해야 힘이 날 텐데” 등 성적인 농담을, 업무시간 중에도 개인 핸드폰으로 전화를 해 이사장실로 호출해 업무얘기 없이 “젊은 사람이 자주 와서 한번씩 안아주고 해야 내가 좋은 기운을 받을 텐데”라고 말을 일삼았다고 진술했다.
또 다른 진술서에 따르면, 이사장은 C교사에게 20년간 장소를 불문하고 단둘이 마주치면 볼에 뽀뽀하고 몸을 어루만지는 등의 성추행을 일삼고, 전 이사장이 자주 사용하던 서예방에 불러 은밀하게 껴안거나 얼굴을 비볐으며, 나중에는 다른 교사들이 있을 때에도 이 같은 행동을 일삼자, 불만이 있는 여직원들에게는 대놓고 면박을 주는 등 모멸감을 주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일요신문i가 독점 입수한 해당 교사들의 진술서 중 일부.
이어 E교사는 “드라이브하자, 단 둘이 밥먹자”라는 등 수차례 요구에 불이익을 당할까봐 몇 차례 식사대접을 하자, 이사장이 “신랑이 있어 싫다, 언제 단둘이 만날꺼냐”며 모멸감을 유발하고, 집으로까지 전화해 부부싸움을 했다고 밝혔다.
전임 이사장은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서 “딸 같아서 살짝 건드린 것 외에는 다른 의도나 행동은 없었다”며, “노인이 어떻게 교사들을 상대로 그런 생각을 할 수 가 있겠느냐”고 전면 부인했다.
학교 매각문제와 관련해서는 “모종교단체에 중개한 P모씨가 중간에서 돈만 가로챘을 뿐 매각을 곧 바로 중단했으며, 운영상의 비리도 억울할 뿐이다“고 주장했다.
K재단 및 학교 관계자는 “도교육청이 감사 중인만큼 결과에 따라 대응할 방침이다”며, “성추행 사실은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학교비대위 측은 전임 이사장의 성추행 관련 피해자들이 꽤있는 만큼 도교육청의 감사와는 별개로 여교직원 성추행 건과 관련해 법적 소송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한편 지난 14일 오전 전임 이사장이 학교 비대위원장을 불러 비상대책위원회 해체와 사표제출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이지 않자 분신 소동을 벌이고, 다행히 인명피해 없이 끝났지만 앞으로 S학교를 둘러싼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서동철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