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실 잣는 까페’

퇴근길 한잔하며 물레 삼매경

[일요신문] “물레의 매력에 빠져보실래요?” 일본 도쿄 세타가야구에 이색 카페가 생겨 눈길을 끌고 있다. 목화에서 실을 뽑아내는 이른바 ‘실 잣는 카페’다. 도쿄 코튼 빌리지(Tokyo Cotton Village)라는 이 가게에서는 음료 한 잔을 시키면 고객은 무료로 실 잣는 체험을 할 수 있다. 오로지 목화솜에서 실을 뽑아내는 단순하고 반복적인 작업. 그러나 웬일인지 산란한 마음이 가라앉고 편안해진단다. 덕분에 술은 시켜놓았으나 마시지도 않은 채 실 잣는 데만 열중하는 사람도 많다.
 

커피는 한 잔에 5000원, 생맥주는 7000원 정도로 목화를 비롯한 재료비는 무료다. 일주일에 두 번 이상 이곳을 찾는다는 단골 요시코 씨(32)는 “퇴근길에 들려 아무생각 없이 그저 묵묵히 실을 잣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는 물론 기분이 풀린다”고 전했다. 

단골손님은 여성만이 아니다. “무엇보다 푹신푹신한 목화의 감촉이 최고”라고 말하는 회사원 남성 가즈히로 씨(42)는 “이상하게 질리지가 않는다. 직장에서 온종일 시달린 몸과 마음을 진정시킬 수 있는 중요한 시간”이라고 덧붙였다. 

바쁜 일상생활과 고민에서 잠시나마 벗어날 수 있는 시간. 가게 안에는 목화가 주는 푹신하고 따뜻한 시간이 흐르고 있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