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당체제 막강 원투펀치 대선국면에선 보완 대신 갈등 빚을 가능성도
안철수 대표와 박지원 의원. 박은숙 기자 espark@ilyo.co.kr
유성엽 의원을 비롯해 당 일부 의원들이 경선을 요구하며 반발했지만 박지원 합의추대의 대세를 꺾지는 못했다. 또한 국민의당은 당헌상 오는 8월 2일까지 개최토록 한 차기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연기하기로 했다. 이로써 국민의당은 20대 국회 초반 ‘안철수·천정배’ 체제를 유지하게 됐다.
정치권 안팎에선 국민의당이 ‘안철수·박지원·김성식’으로 이어지는 라인을 형성함에 따라 차기 대선 국면에서 정권교체를 향한 막강한 진용을 갖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안 대표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최대 경쟁자다. 박 의원은 김대중·노무현 정부 출범의 핵심적 역할을 한 ‘영원한 킹메이커’다. ‘정책통’인 김 당선인은 합리적 보수와 성찰적 진보의 새판 짜기의 적임자다. 2017년 정권교체를 향한 화력을 장착한 것이다.
이제 정치권의 관심은 국민의당 원투펀치에 쏠리고 있다. 안 대표가 ‘박지원 원내대표 합의추대’를 적극 지원하면서 두 사람이 확실한 보완재를 형성했지만, 대선 국면이 본격화되면 적잖은 갈등을 일으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국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한 연립정부론을 놓고 이견을 노출할 것으로 보인다. 안 대표는 연립정부론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을 명시하지 않았지만, 안철수계 핵심인 이태규 전략홍보본부장은 보수와 진보의 새판 짜기를 골자로 하는 연립정부론을 피력했다. 반면 박 의원은 ‘호남 중심의 연립정부론’에 방점을 찍었다. 연립정부론과 관련해선 두 사람이 ‘동상이몽’인 셈이다.
앞서 4년 전 이들은 적대적 관계였다. 2012년 대선을 앞두고 민주통합당 친노(친노무현)계가 ‘이해찬 당대표-박지원 원내대표’ 라인을 지원하자 당 안팎에선 ‘이·박’ 담합 논란이 당을 강타했다.
무소속 출마를 고수하던 안 대표는 같은 해 11월 문재인 전 대표와의 단일화 조건으로 ‘이·박’ 퇴진과 함께 친노 2선 후퇴를 요구했다. 안 대표의 승부수에 벼랑 끝으로 내몰린 이 대표는 결국 용퇴를 선택했다. 대신 박 의원은 잔류하는 선에서 양측이 갈등을 봉합했다. 당시 양측은 감정의 골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로 다른 길을 가던 이들은 2014년 3월 야권통합의 산물인 새정치연합에서 반문(반문재인)계를 형성하면서 같은 지대에 머물렀다. 그 후 다시 국민의당에서 만났다. 한때 적이었던 이들이 4년 6개월여 만에 한 배를 탄 셈이다. 이들의 순항 여부는 국민의당의 독자적 제3당 구축 여부의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첫 번째 시험대는 20대 국회 첫 협상인 원 구성이다.
윤지상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