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일요신문]주성남 기자= `일본, 엄청나게 가깝지만 의외로 낯선`은 일본의 음식을 통해 그들의 문화와 역사를 이해할 수 있는 인문서로 역사ㆍ사회ㆍ문화ㆍ문학의 관점에서 일본 음식을 깊이 있게 소개하고 있다.
중국의 문화를 입체적으로 분석한 후 역사ㆍ문화ㆍ사상ㆍ가치관 등 인문학적인 관점에서 해석해 출간되자마자 큰 인기를 얻었던 `중국, 엄청나게 가깝지만 놀라울 만큼 낯선`에 이은 연속 기획물로 `가깝지만 낯선, 문화 속 인문학` 시리즈의 두 번째 책이다.
우리는 일본을 보이는 모습으로만 판단하거나 역사적인 편견으로만 바라볼 뿐 그 속에 숨겨진 그들의 사고방식이나 문화, 가치관 등에는 큰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특히 일본 음식을 먹으면서 대부분 맛만 음미할 뿐이지 음식에 내제된 역사와 문화까지는 잘 들여다보지 않는다.
일본이 1,200여 년간 육식을 하지 않았다거나 서양 음식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자신들만의 독특한 식문화를 만들어내었다는 사실 등을 알게 되면 낯익었던 음식 하나라도 주의 깊게 보게 되고 우리와 다른 모습에 많이 놀라게 된다. 일본이 익숙하면서도 의외로 낯선 이유다.
이 책의 저자는 한 나라의 역사와 이야기를 알고 싶다면 음식과 식재료를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음식은 오랜 시간 인간과 자연과 관계하여 역사적ㆍ문화적ㆍ사회적 층위의 다양한 면을 보여주기 때문에 한 사회를 이해하는 중요한 매개체이기 때문이다. 만약 번화한 도쿄에서 에도의 맛을 느끼고 싶다면 미슐랭 가이드나 인터넷 맛집 평가를 찾아다닐 것이 아니라 먼저 에도 시대의 역사와 도시 문화를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길거리 음식에서 미슐랭 레스토랑까지, 식재료에서 요리법까지, 음식에 관한 거의 모든 분야에 조예가 깊어 `지성으로 음식과 문화를 이해하고 역사와 전통으로 미식을 이해한다`는 평가를 받는 역사학자이자 인문학자이다. 일본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오감체험’, 즉 직접 맛보고 경험한 음식을 통해 가깝지만 의외로 낯선 일본의 역사와 문화를 재미있게 이야기해준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가그동안 몰랐던 일본의 기후와 풍토, 식재료를 대하는 일본 사람들의 정성과 종교, 사상, 문화 등도 함께 엿볼 수 있다. 세계 곳곳을 돌아다닌 대만의 인문학자가 일본을 여행하고 문화를 관찰하면서 쓴 책으로 객관적이고 솔직하게 분석했다는 점에서 더욱 큰 의미가 있다.
애플북스, 256쪽, 1만5,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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