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 테스트 절차 불투명, 공공성·공정성 위반”
휠라 유니폼을 착용한 빙상 대표팀 간판 이승훈과 이상화. 사진=연합뉴스
[일요신문] 빙상대표팀 유니폼 후원사 선정을 놓고 뒷말이 무성한 가운데 휠라코리아가 대한빙상경기연맹을 상대로 가처분 신청을 냈다.
휠라는 지난 18일 법원에 공모절차 진행정지를 위한 가처분 신청서를 접수했다고 22일 밝혔다. 국가대표 경기복 후원사 선정 과정 중 빙상연맹이 특정 제조사 선정 후 후원사 공모에 나선 진행과정이 공공성과 공정성을 침해했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2012년부터 빙상 국가대표 후원사로 경기복, 용품, 현금 등을 지원하던 휠라는 빙상연맹으로부터 우선협상 결렬을 통보받았다. 양 측의 계약 기간은 지난 4월 30일까지였고 3월 15일이 우선협상 기간 마지막 날이었다.
빙상연맹은 경기복에 대한 선수 불만 등을 이유로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이들은 휠라를 포함해 타 제조사 경기복을 대상으로 검증 절차를 거쳐 후원사를 재선정하겠다고 발표했다.
이후 빙상연맹은 국내 일부 선수들을 대상으로 비공개 테스트를 진행했다. 테스트 결과 네덜란드의 헌터사를 지난 4월 25일 낙점했다. 5월 10일 헌터사 경기복을 공급할 수 있는 후원사 공모에 나섰다.
이에 휠라는 빙상 경기복 제조사 및 후원사 선정 과정 중 ①공공성과 공정성 위반, ②합리적 근거 없는 후원사 자격제한, ③촉박한 제안서 제출 기한과 부당한 조건 부가로 인한 입찰 기회 박탈 등을 이유로 들며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휠라 측은 빙상연맹이 제대로된 검증절차를 거치지 않고 헌터사를 경기복 제조업체로 먼저 선정해놓고 이들의 제품 공급을 후원사 공모 자격조건으로 내세웠다고 지적했다. 이는 헌터사의 기존 거래 업체 외에는 후원사 선정 기회 자체를 박탈해 공정성을 훼손하는 행태라고 주장했다.
휠라는 헌터사 제품을 경기복으로 선정하는 과정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빙상연맹은 경기복 선정 당시 일부 선수들만을 대상으로 테스트를 진행했다. 절차도 비공개로 진행돼 테스트 기준이나 상세한 결과 등이 알려진 바가 없다.
또한 휠라는 후원사 공모 신청서 제출 기간에도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신청서 제출 기간을 1주일로 제한해 헌터사와 거래가 없던 업체는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휠라 관계자는 “국내 첫 동계올림픽 개최로 국민적 기대가 높아진 가운데 오랜 시간 노력한 선수들이 최상의 경기력을 발휘하려면 우수한 경기복의 역할이 크다”며 “선수들을 위해서라도 공익에 췸해되는 부분을 바로잡아 선수들에게 가는 피해를 막아야 한다. 이를 넘어 국가적 차원의 손실을 막는데 일조하고자 이번 가처ㅁ분 신청을 접수했다”고 설명했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