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바보뉴스

“장관, 우주인 침략 대비하세요”

	▲ UFO 논쟁 소동 장본인 야마네 의원

이탈리아의 인터넷 서비스 업체 ‘티스칼리’는 지난해 일본 국회에서 일어난 ‘UFO 논쟁’을 2007년의 바보 뉴스로 소개했다. 이 사이트에서는 연간 수천 건의 황당 뉴스 중 매월 두 건을 선정하는데 그 결과 ‘12월의 뉴스’로 일본 국회의 UFO 논쟁 기사가 ‘중국의 가라테 소년이 판다와 격투’(10월) ‘인도 남성이 저주를 풀기 위해 개와 결혼’(11월) 기사와 나란히 뽑혔다.

UFO 논쟁 소동의 발단은 민주당의 야마네 류지(59) 참의원 의원이 ‘UFO 급습에 대한 대응방안’에 대해 묻자 일본 정부가 “확증할 수 있는 UFO 관련 사례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답변한 데서 비롯됐다. 그러나 같은 날 마치무라 노부타카 관방장관이 “(UFO는) 반드시 있다고 생각한다. 만일 없다면 나스카의 그림을 설명할 도리가 없다”라며 정부의 공식 견해에 반박하면서 소동이 커졌다. 이틀 후에는 이시바 시게루 방위상까지 가세하여 “고질라가 습격한다면 재해 파견을 해야 하지만 (우주인이) ‘지구인과 사이좋게 지내고 싶다’고 한다면 이를 공격이라고 볼 수 없다”는 의견을 내놓으면서 논쟁으로 발전하게 됐다.

이 뉴스에 대해 이탈리아의 네티즌들은 “일본인들은 건담의 검(劍)이라도 준비할 생각인가” “고질라 증후군이다”는 등의 댓글을 달고 있다. 볼로냐의 한 남자 대학생은 “처음에는 농담인 줄 알았다. 만일 사실이라면 자위대의 헌법 개정을 위한 수작일 것”이라는 나름 뛰어난 통찰력을 보이기도 했다.

정작 이 소동의 장본인인 야마네 의원은 “미국에서는 이미 레이건 정권 시절부터 우주 전쟁에 대비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의 경우 이런 문제를 다루는 기관조차 없다”며 새로운 정보가 들어온다면 다시 UFO 문제를 거론할 것이라는 의사를 비쳤다.

박영경 해외정보작가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