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최대 위기’ 헐크 호건

딸의 친구와 ‘레슬링’ 돈도 명예도 ‘넉다운’

	▲ ‘헐크 호건’과 딸 브룩(왼쪽). 호건은 딸의 친구인 플랜트(오른쪽)와 외도를 벌여 망신을 톡톡히 당했다. 로이터/뉴시스

‘이혼에 거액의 피해보상 소송까지….’

1980~90년대 링 위를 주름잡았던 프로레슬링의 전설 헐크 호건(55)이 빈털터리 신세가 될 위기에 처했다. 수백만 달러의 뭉칫돈이 주머니에서 고스란히 빠져나가게 생겼기 때문이다. 현재 호건이 직면한 문제는 이혼과 피해보상 소송. 지난해 11월 돌연 아내 린다(49)로부터 이혼소송을 당했는가 하면 아들 닉(19)이 일으킨 대형 교통사고로 반신불수가 된 피해자의 가족이 호건을 상대로 거액의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하지만 돈보다 더 큰 문제는 그의 실추된 명예다. 이혼 과정에서 드러난 추잡한 그의 사생활이 덤으로 언론에 공개되면서 망신을 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그는 딸의 친구와 외도를 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질타를 받고 있는 상태. 이에 그를 영웅 대접했던 일부 팬들은 “링 위에서는 위대한 챔피언이었는지 몰라도 링 아래에서는 형편 없는 패자였다”면서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호건 부부의 이혼 소식은 이들 부부가 24년간 아무런 문제 없이 잉꼬부부로 행복하게 지내왔던 까닭에 많은 팬들에게는 상당한 충격으로 받아 들여졌다. 특히 지난해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던 호건 가족의 리얼리티쇼 <호건 노우즈 베스트(Hogan Knows Best)>에서는 온 가족이 총출동해 다정한 가족애를 과시해왔던 터라 더욱 놀라웠던 것.

린다가 호건 몰래 비밀리에 일방적으로 이혼서류를 접수했다는 사실 역시 많은 사람들에게 의구심을 자아내게 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린다는 호건의 전 재산 중 절반에 해당하는 450만 달러(약 44억 원)의 위자료를 포함해 720만 달러(약 70억 원) 상당의 저택, 별장, 콘도 등 부동산 세 채와 변호사 비용 등 모두 5100만 달러(약 470억 원)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내가 이혼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던 호건은 사실 확인을 위해 전화한 기자를 통해서 비로소 자신이 이혼을 당했다는 사실을 알았다. 당시 전화로 이혼 소식을 접한 호건은 “아주 중요한 사실을 알려줘서 고맙다”고 말하면서 황당해 했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이 점에 대해서 의혹을 제시하는 사람들도 더러 있다. 호건 부부가 날이 갈수록 떨어지는 리얼리티 쇼의 시청률을 의식해서 일부러 이혼 사실을 숨겨온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를 증명하듯 이혼 사실을 서류가 접수되던 날 당일까지 전혀 몰랐다는 호건의 말과 달리 쇼 관계자들은 “호건과 아내는 이미 오래 전부터 별거를 해왔다. 심지어 별거한 상태에서 쇼의 마지막 시즌을 촬영했고, 때문에 다정한 척 연기를 하느라 애를 먹었다”고 말했다.

이를 뒷받침하는 보도도 잇따랐다. 연예전문사이트인 ‘TMZ.com’은 호건 부부가 지난해 6월부터 이미 별거에 들어갔으며, 따라서 이들의 이혼은 호건 본인이나 호건 가족의 지인들 사이에서는 전혀 놀라운 사실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다시 말해서 마지막 시즌을 남겨둔 쇼 때문에 일부러 행복한 부부인 척을 계속해왔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별다른 스캔들 없이 행복하게만 보였던 린다는 왜 갑자기 이혼소송을 제기했을까. 사람들은 모르긴 몰라도 호건의 외도 때문이 아니었을까 짐작하고 있다. 외도 상대가 다른 사람도 아닌 딸 브룩(20)의 친한 친구이자 전 음반 어시스트였던 크리스티안 플랜트(33)였으니 더욱 경악할 일이었던 것.

플랜트는 브룩에겐 친구였을 뿐만 아니라 친언니 같은 존재였으며, 호건 부부에게도 가족과 다름 없는 존재였다. 심지어 호건은 플랜트를 가리켜 ‘내 셋째 딸’이라고 불렀으며, 집에 초대해서 식사를 하거나 함께 여행을 가거나 가족 행사 때마다 초대하는 등 각별한 애정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호건이 아내 몰래 플랜트와 바람을 피우기 시작한 것은 2006년 5월 무렵부터였다. 처음에는 장난 삼아 따로 만나던 것이 금세 본격적으로 가까워지기 시작했으며, 결국은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저지르게 됐다. 둘의 관계는 리얼리티쇼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공공연한 비밀이었으며, 호건 가족들만 까맣게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가족들은 더욱 배신감을 느끼고 있는 상태다.

	▲ 호건 가족의 단란했던 한때. 왼쪽부터 아들 닉, 딸 브룩 그리고 이혼 소송 중인 아내 린다와 호건.

플랜트는 얼마 전 미 연예지 <내셔널 인콰이어러>와의 인터뷰를 통해서 “호건과 사귀기 시작했을 때 이미 부부 사이는 멀어질 대로 멀어져 있었다. 린다는 공식적으로 이혼 서류만 접수 안 했을 뿐 이미 호건을 떠난 상태였다”라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그녀는 현재 자신의 행동에 대해서는 심한 죄책감을 느끼고 있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플랜트는 “지금은 무척 후회한다. 친구이자 동생이었던 브룩에게 사과의 편지를 보냈다. 소중한 친구를 잃었다는 사실을 참을 수 없으며, 나 스스로를 절대로 용서 못할 것”이라며 비참한 심경을 토로했다.

호건과 플랜트의 외도 사실이 알려지자 한때 인터넷 상에서는 괴상한 소문이 떠돌기도 했다. 호건이 플랜트와의 사이에서 아들을 낳을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소문이 그것이다. 소문에 따르면 호건이 “60세가 되기 전에 ‘레슬링 후계자’를 하나 낳을 것”이라고 말했다는 것. 소문의 진위 여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평소 호건이 자신의 뒤를 이을 아들이 없는 것을 매우 아쉬워했던 것은 사실이었다. 아닌 게 아니라 현재 딸과 아들은 연예계에 진출한 상태며, 모두 레슬링에는 전혀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한편 이혼 서류에 잉크가 마르기도 전이건만 호건은 벌써부터 이런 저런 염문설에 휩싸이면서 여전히 바람기를 과시하고 있다. 최근에는 금발의 메이크업 아티스트인 제니퍼 맥대니얼이라는 여성과 교제를 시작했다는 소문도 들려오고 있다. 그녀 역시 플랜트 못지않게 나이 차가 많이 나는 것으로 추측되고 있어 사람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이밖에도 호건은 현재 아들 닉이 일으킨 교통사고의 뒷수습을 하느라 바쁜 상태다. 지난해 8월 자신의 자동차를 빌려 타고 나간 아들이 고속도로에서 무모한 스피드 대결을 벌이다가 그만 대형사고를 쳤기 때문이다. 닉은 무사했지만 동승했던 친구인 존 그라지오가 두개골 골절로 의식불명 상태가 됐다.

당시 닉은 보석금으로 풀려났으며, 그라지오의 부모는 호건 부부를 상대로 피해보상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정확한 액수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호건이 평생을 전신마비로 살게 된 그라지오에게 줘야 할 보상액은 수백만 달러는 족히 넘을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김미영 해외정보작가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