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 오전 대구시청별관 대강당서 선물꾸러미 만들어···취약계층 1390가구 전달
[대구=일요신문] 남경원 기자 = 대구시 북구의 한 임대아파트에 거주하는 장혜숙(71·여) 할머니는 뜻밖의 선물을 받았다. 생활용품과 식품류가 가득한 선물꾸러미가 집 앞까지 배달된 것이다. 따뜻한 목도리는 덤이다.
9일 오전 10시께 대구시청별관 대강당에는 선물꾸러미를 만드는 봉사자들의 열기로 가득했다. 수성대학교와 계명문화대 등 대학생들부터 동대구요양원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한다는 20대 남성, 딸과 함께 봉사에 참여했다는 50대 주부까지 다양한 인원이 봉사에 동참했다.
대구시가 주최하고 대구광역기부식품등지원센터와 지역 푸드뱅크·마켓 21곳에서 후원한 이번 ‘2018년도 따뜻한 설맞이 나눔행사’에는 시관계자와 푸드뱅크 직원, 자원봉사자 등 총 70명이 함께 했다.
이들은 지역 내 어려운 이웃을 위해 ‘생필품 꾸러미’를 만들기로 기획했다. 대구지역은 물론 전국 푸드뱅크에서도 앞다퉈 물품을 보내줬다고 한다. 대구의 한 중소업체에서는 목도리 1400개를 후원하기도 했다.
선물꾸러미를 만드는 봉사자들의 손길이 바빠진다. 봉사자들은 각자 앞에 놓인 물품들을 상자에 채우고 옆으로 넘기면서 꾸러미를 만들어갔다. 주방세제와 치약 등 생활용품부터 연어캔, 과자 등 식품류로 가득 찬 상자에 목도리까지 담아 만들어진 ‘선물꾸러미’는 이날 지역 내 취약계층 1390가구의 주민에게 전달됐다.
박선학(58·여) 희망복지팀장은 “대구에서 이같은 행사를 한다고 하자 전국의 푸드뱅크 등 각 사업장에서 물품들을 보내주면서 마음을 모아주셨다”면서 “덕분에 원가는 7만 원으로 책정됐지만 사실상 10만 원 이상으로 유통기한이 넉넉하고 신선한 제품들로만 구성됐다. 수많은 분과 함께 만든 생필품꾸러미가 어려운 이웃들에게 큰 힘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관계자들은 이번 기부나눔행사에 다소 어려움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애당초 푸드뱅크 선물꾸러미행사는 1월 말 추진될 예정이었으나 장소 대여와 물품 확보 등 여러 부분에서 어려움이 발생해 미뤄졌다가 설맞이로 열리게 됐다. 사업비도 1억 5970만 원에 그쳐 지역 내 소외계층의 결식문제를 해결하는 데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안희종(60) 대구광역푸드뱅크 센터장은 “한파가 몰아치는 추운 날씨 속에서도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고생하시는 자원봉사자들과 관계자분들에게 감사를 표한다”면서 “봉사자들이 모여 만들어진 사랑 가득한 ‘선물꾸러미’를 시작으로 앞으로 민과 관이 협력해 사각지대에 어려운 이웃에게 사랑을 전달하는 징검다리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대구에는 광역기부식품등지원센터 1곳을 비롯해 기초푸드뱅크와 푸드마켓 21곳이 운영되고 있다. 기초푸드뱅크는 동구·수성구·달서구 각 3곳, 북구 2곳, 남구·중구 각 1곳 등 총 13곳이 운영되고 있으며 푸드마켓은 중구·북구·달서구 각 2곳, 남구·달서구 각 1곳 등 총 8곳이 운영 중이다. 지난해 지역 내 식품관련기업 및 개인으로부터 50억800만원 상당의 식품과 생활용품을 기증받아 4만4475명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저소득 취약계층에게 제공하는 등 지역사회의 기부문화 확산에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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