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원 2위 그룹서 선두와 격차 좁혀…이승훈 막판 스퍼트로 1위 골인
이승훈. 평창사진공동취재단
[일요신문]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간판 이승훈이 매스스타트 종목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승훈은 24일 저녁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매스스타트에서 1위에 올랐다.
이승훈은 시종일관 뒤에서 경기를 치르다 막판 스퍼트로 1위를 차지했다. 그의 이같은 금메달 획득에는 고교생 스케이터 정재원의 철저한 희생이 뒤따랐다.
줄곧 하위권에서 경기를 치르며 체력을 비축한 이승훈과 달리 정재원은 힘겨운 경기를 펼쳤다. 경기초반 빠르게 앞서나간 일부 선수들이 있었다. 정재원은 이들과의 간격을 좁히려는 듯 연신 고개를 돌려 주변을 확인했다. 2위권에서 페이스를 조절하며 경기를 운영했다.
이같은 양상은 경기 후반까지도 계속됐다. 체력이 소진된 선두권 선수들과 거리가 좁혀졌다. 3~4바퀴를 남겨두고 네덜란드 빙속황제 크라머가 스퍼트를 시작했다. 이 때도 정재원은 크라머의 독주를 막으려는 듯 함께 속도를 올렸다. 그 뒤의 선수들도 정재원을 따라 내달렸다. 이승훈도 상위권까지 치고 올라왔다.
경기 종료까지 한바퀴 반이 남은 시점, 메달권에 있던 정재원은 고개를 들어올리며 속도를 줄였다. 동시에 이승훈은 속도를 내며 선두로 향했다. 정재원은 이내 후미로 처졌다. 평생 한 번일지도 모르는 자신의 올림픽 경기를 포기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결국 금메달의 주인공은 이승훈 이었다. 포효하며 골인한 이승훈은 이후 정재원의 손을 들어줬다.
이번 매스스타트 금메달로 이승훈은 개인통산 올림픽 5번째 메달을 땄다. 정재원과의 합작으로 이뤄진 금메달이다.
한편 일요신문은 지난해 국제빙상연맹(ISU)에 문의해 “매스 스타트가 각 나라 당 2명만 출전하도록 제한하는 이유는 팀 플레이 방지 때문(The reason to allow only 2 Skaters in Speed Skating Mass start is to avoid team work)”이라는 답변을 받은 바 있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