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맨’ 한용덕 감독이 바꿀 한화…박병호 합류로 ‘공격력은 최강’
3년만에 친정팀 넥센으로 돌아온 박병호. 일요신문DB
[일요신문] 프로야구가 겨울잠에서 깨어난다. 2018 신한은행 MY CAR KBO 리그가 오는 24일을 시작으로 5개월간 대장정에 돌입한다. 야구팬들은 긴 겨울동안 리그 개막만을 기다려왔다. 리그 개막에 임박해 ‘일요신문’에서는 지난겨울 각 구단의 변화를 돌아보고 이들이 올 시즌 어떤 모습을 보일지 내다봤다.
# 한용덕-장종훈-송진우…레전드 헤쳐모여
김성근 전 감독 부임 시절, 한화 이글스는 화제가 끊이지 않는 팀이었다. 끈끈한 경기력으로 ‘마리한화’라는 별명도 붙었지만 만족할만한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매년 ‘총력전’을 예고했지만 2010년대 가을잔치에 단 한 번도 초대받지 못했다.
지난해 김성근 감독과 결별 이후 한화는 ‘레전드’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감독석 자리를 놓고 수많은 설들이 오간 끝에 두산 수석코치를 맡고 있던 한용덕 감독이 친정팀으로 돌아오게 됐다.
새로 지휘봉을 잡은 한 감독은 코치진에 ‘과거의 용사들’을 불러들였다. 타팀에서 코치를 하거나 방송국 마이크를 잡고 있던 장종훈, 송진우, 강인권, 전형도 코치 등이 그의 손을 잡았다.
수년간 공격적 투자를 아끼지 않던 한화도 올해부터 기조를 달리했다. 한화는 2014 시즌부터 정근우-이용규 영입을 시작해 지난해엔 외국인선수까지 아낌없이 지갑을 열어왔다. 한 감독은 부임하자마자 ‘외부 FA는 없다’는 선언부터 했다. 자연스레 물갈이가 된 코칭스태프와 비교하면 선수단 구성은 크게 달라진 바 없다. 이용규-송광민-정근우-김태균-하주석으로 이어지는 타선은 탄탄하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다만 수년간 발목을 잡아왔던 투수진 또한 변화가 없다는 것이 아쉬운 부분으로 꼽힌다. 지난해 한화는 외국인 선수에 큰돈을 투자했다. 하지만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컸다. 마운드를 책임졌어야 할 비야누에바와 오간도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두 투수 모두 출장경기 20게임을 넘어서지 못한 아쉬움도 있었다. 결국 새로 영입된 외국인 투수 샘슨과 휠러의 활약이 절실하다. 또한 강한 인상을 남기고 일본으로 떠난 로사리오의 공백을 호잉이 얼마나 대체할 수 있을지도 한화 반등의 관건이다.
# ‘박병호, 박병호, 박병호’
2013년부터 빠짐없이 가을야구에 참가하던 넥센은 지난해 7위를 기록하며 아쉬움을 맛봤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올해 넥센은 강팀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 이유는 다름 아닌 ‘박병호의 복귀’다.
박병호 한 명의 존재감은 크다. 그는 메이저 도전 이전 KBO 리그를 그야말로 평정했다. 사상 최초 2년 연속 50홈런 이상을 기록했다. 마지막 해인 2015년에는 타율도 0.343으로 치솟았다. 2년의 공백이 있지만 여전히 KBO리그에서는 강타자로 군림할 수 있다. 시범경기에서도 맹타를 자랑하고 있다. 평균 연령대가 낮은 넥센 선수단에 좋은 멘토역할도 기대해 볼 수 있다.
다만 ‘힐링’은 필요하다. 지난 2년 메이저에서의 경험은 상처로 남았다. 본인 또한 미국 생활에 대해 “좀 힘들었다”는 말을 남겼다. 하지만 복귀에 대해서는 “집에 돌아온 것 같다”며 편안한 마음을 드러냈다.
박병호의 합류로 넥센은 강력한 타선을 구축하게 됐다. 이정후-서건창-초이스-박병호-김하성 등으로 이어지는 타선은 ‘우승후보’라는 평가도 받고 있다.
돌아온 박병호에 15억 원의 연봉을 안긴 넥센은 외국인 선수에도 화끈한 투자를 이어갔다. 2015시즌 후반기 한화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인 투수 ‘괴물’ 로저스를 영입했다. 특유의 자유분방한 성격으로 한화에선 다소 트러블을 일으키기도 했지만 분위기가 다른 넥센에서는 시너지를 낼 가능성도 있다.
마운드에는 지난 2년간 부상으로 신음한 조상우도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온다. 조상우는 2015년 넥센 불펜의 주축으로 70경기에 등판, 90이닝 이상을 소화하며 방어율 3.09 8승 5패 5세이브 19홀드를 기록했다. 하지만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고 2016년 한 시즌을 쉬었다. 지난해에는 13경기에만 나섰다. 2015년의 모습으로 돌아간다면 넥센 마운드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