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음바페 ‘무서운 10대’…러시아 골로빈·덴마크 시스토·멕시코 로사노 등 주목
프랑스의 신성 킬리안 음바페. EPA/연합뉴스
전세계 축구선수의 가치를 판단하는 독일 통계업체 트랜스퍼마르크트는 월드컵 직전 대표팀에 승선한 선수단 736명의 몸값을 발표했다. 12조 9776억 원으로 나왔다. 선수 1인당 평균 몸값은 176억 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23세 이하의 나이로 1000만 유로를 넘긴 선수만 51명으로 집계됐다. 유럽에서는 1000만 유로 이상의 가치를 갖는 선수를 ‘10M(밀리언) 선수’라고 부른다. 보통 이상의 실력을 가져야만 10M 딱지가 붙는 선수가 될 수 있다. 51명은 23세의 나이로 세계적인 수준에 올랐다고 판단됐다. 축구계에서 ‘어리다’는 기준은 23세 이하를 뜻한다. 23세 이하는 U-23 선수로 분류돼 그들만의 경기를 갖기도 한다. 올림픽이 그렇다. 올림픽은 23세 이하만 출전 가능하다.
23세 이하 10M 선수를 가장 많이 대표팀에 승선시킨 나라는 프랑스로 나타났다. 23명 가운데 6명이 23세 이하였다. 1명은 10대였다. 프랑스 리그 명문 파리 생 제르맹에서 뛰는 킬리안 음바페였다. 호주와의 첫 경기부터 선발로 모습을 드러낸 음바페는 페루와의 두 번째 경기에서 결승골을 넣었다. 월드컵에 출전한 23세 이하 10M 선수 가운데 음바페의 몸값이 가장 높다. 1500억 원을 넘어섰다.
프랑스의 양쪽 윙백을 책임진 2명 역시 23세 이하였다. 벤자민 파바드와 루카스 에르난데스는 두 경기 모두 주전으로 활약하며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였다. 20년 전 월드컵을 들어 올렸던 환상의 윙백 듀오 릴리앙 튀랑과 빅상트 리자라쥐같이 경기 전체를 지배하진 못했지만 충분한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1000억 원으로 평가 받는 FC 바르셀로나의 우스만 뎀벨레도 나쁘지 않은 활약을 보였다.
23세 이하지만 이미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려진 선수 외에 송곳 같은 선수가 여럿 발견됐다. 특히 개최국 러시아의 알렉산드르 골로빈은 개막전부터 노장 알란 자고예프의 부상 공백을 완벽하게 메웠다. 사우디 아라비아 진영을 마음껏 누비며 1골 2도움을 기록했다. 골로빈은 2013년 러시아 U-17 대표팀에 승선하며 차근차근 연령별 대표팀을 밟았던 축구 엘리트다. 2년 전부터 러시아 명문 CSKA 모스크바에서 주전으로 활약해 빅리그 진출을 목전에 뒀던 선수였다. 영국 언론에 따르면 유벤투스가 골로빈 영입 작업을 개시했으며 FC 바르셀로나과 아스널, 첼시, AC 밀란 등이 영입 경쟁을 벌이고 있다. 몸값은 300억 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트랜스퍼마르크트가 월드컵 직전 평가했던 골로빈의 몸값은 125억 원 수준이었다.
덴마크에선 피오네 시스토의 활약이 돋보였다. 1995년 우간다에서 태어나 100일도 되지 않았을 때 덴마크로 이주한 그는 이번 월드컵에서 덴마크의 왼쪽을 책임지며 번뜩이는 모습을 여러 차례 보여줬다. 흑인 특유의 탄력과 드리블 실력으로 어린 선수답지 않게 왼쪽을 지배하며 경기 내내 위협적인 기회를 창출했다. 대표팀 ‘에이스’ 크리스티안 에릭센만 신경 썼던 상대 수비는 시스토의 활약에 고통을 겪어야 했다. 그는 이미 스페인에서 유명한 왼쪽 공격수다. 셀타 비고에서 2년간 60경기 이상 뛰었다.
멕시코의 이르빙 로사노도 빅 클럽의 주목을 받고 있다. 독일과의 경기에서 결승골을 터트렸던 로사노는 박지성의 후배다. 네덜란드 리그 PSV 에인트호번에서 뛰는 그는 지난해 리그에서 29경기에 나와 17골을 넣었다. 유럽 입성 첫 해였다. PSV는 로사노와 6년 계약을 맺었다. 신인에게 6년 계약은 그만큼 가치를 인정했다는 뜻이다. 빠른 발로 양쪽 측면을 지배하는 로사노는 20세 이하 북중미 챔피언십 득점왕이자 최우수선수 출신이다. 최근 아스널, 리버풀 등이 그에게 관심을 표명했고 바르셀로나 역시 영입에 뛰어들 거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로사노의 활약 때문에 고통 받았던 건 독일 대표팀의 어린 윙백 조슈아 키미히였다. 바이에른 뮌헨에서 뛰는 그는 월드컵 전부터 독일 대표팀의 기둥이었던 필립 람을 완벽하게 대체할 수 있을 거라고 칭송 받았다. 하지만 정작 첫 경기 때 ‘돌아오지 않는 수비수’로 비아냥을 받으며 패배의 원흉으로 지목됐다. 주전 공격수로 뛰었던 신예 티모 베르너도 세계의 벽을 실감하고 있다. 독일의 차세대 주자가 될 거라고 주목 받았던 레버쿠젠의 공격수 율리안 브란트도 별다른 활약 없이 첫 경기를 마무리했다.
독일의 어린 수비수 키미히가 수비 공간을 여러 차례 내주자 ‘어린 수비수’는 위험 부담이 크다는 말이 기정사실화됐다. 하지만 우루과이에는 이 말이 통하지 않는다. 우루과이 수비를 책임지는 호세 히메네스는 북도 치고 장구도 쳤다. 이집트와의 첫 경기에서 결승 골을 넣은 그는 사우디 아라비아와의 두 번째 경기에서도 팀을 무실점으로 틀어막는 데 1등 공신이었다. 숨막히는 수비로 유명한 스페인 명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뛰는 그는 2015년 팀이 토비 알데르베이럴트를 토트넘으로 넘길 때만 해도 알데르베이럴트를 대체할 수 있을까 하는 의심을 받던 선수였다. 결국 기우가 됐다. 히메네스는 이 대회 최고 수비수 가운데 하나로 발돋움하고 있다. 우루과이의 중원을 책임지는 로드리고 벤탄쿠르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호날두와 메시의 그늘에 고통 받는 어린 선수도 튀어 나왔다. 스페인 명문 발렌시아에서 지난 시즌 좋은 모습을 보였던 곤살로 게데스는 호날두의 기세에 풀이 죽은 모습이다. 스페인과의 첫 경기에서 호날두가 여러 차례 ‘밥을 떠먹여줬다’고 표현될 만큼 좋은 기회를 제공해 줬지만 공을 받자마자 다시 호날두만 찾는 모습을 보여 ‘미완의 대기’라고 평가 보류됐다. 후반전에 모습을 드러낸 AC 밀란의 안드레 실바도 별다른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아르헨티나의 지오바니 로 셀소는 차세대 스타로 꼽힌다. 메시에 눌려 출전조차 못해 로 셀소의 진가를 알고 있는 팬의 원성이 잦다. 아르헨티나 보카 후니어스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준 크리스티안 파본은 그나마 기회를 잠깐씩 얻었지만 별다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아르헨티나 팬에게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
최훈민 기자 jipchak@ilyo.co.kr
23세 이하 1000만 유로 이상 몸값을 지닌 선수 명단